미시마샤 브랜딩, 책보다 ‘관계’를 파는 출판사

책보다 ‘관계’를 키운 20년의 기록

by 알렉

교토의 작은 출판사, 왜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당길까?

“출판사가 독자와 친구처럼 지낸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해본 적은 없을 거예요.

책은 그냥 책이고, 출판사는 그걸 만드는 회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일본 교토에 본사를 둔 작은 독립 출판사 미시마샤(ミシマ社, Mishimasha)는 이 당연해 보이는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어 버렸어요.

책을 찍어내고 끝나는 게 아니라, 독자와 함께 책을 만들고, 독자와 함께 커뮤니티를 일구고, 독자와 함께 출판의 미래를 상상하는 곳.

그래서 미시마샤는 단순한 출판사가 아니라, 일종의 ‘책을 매개로 한 팬덤 공동체’라고 부를 만해요.

그럼 정말 작은 출판사가 어떻게 이런 팬덤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스크린샷 2025-08-29 183739.png 미시마샤 창립자 미시마 쿠니히로(三島邦弘)


2006년, “크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출발

보통 창업자는 회사를 크게 키우고 싶어 하잖아요?

하지만 미시마샤의 창립자 미시마 쿠니히로(三島邦弘)는 정반대였어요.

그는 2006년 도쿄 자유가오카에서 회사를 세우며 이렇게 선언했죠.


“우리는 회사를 키우지 않겠습니다. 대신 한 권 한 권, 독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책을 만들겠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실제 전략이었어요.

창립 첫해부터 ‘仕掛け屋(시카케야)’ 팀을 조직해 “독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획”을 전담하게 했으니까요.


교토의 작은 책방에서 시작된 실험


스크린샷 2025-08-29 184110.png 미시미샤 쿄토의 서점

2011년, 미시마샤는 교토에 제2 오피스를 열면서 사무실 한켠에 ‘미시마샤의 책방’을 열었어요.

주 1회 혹은 월 1회, 정기적이지 않은 운영이었지만 무려 7년 동안 지속됐습니다.

놀라운 건, 이 책방이 수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간이었다는 거예요.

직원들이 직접 독자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어요.

독자들은 “책을 이렇게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고,

직원들은 “독자와 나누는 대화에서 말로 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얻었다”고 회상했죠.

돈은 벌리지 않았지만, 관계라는 자산을 쌓아 올린 거예요.


이런 시도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서양권에서도 책을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와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바라본 사례들이 있어요.

[영국, Foyles Bookstore] – 런던 차링크로스 로드에 있는 상징적인 독립 서점이에요.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카페, 저자 강연, 공연을 통해 독자들이 하루 종일 머무는 커뮤니티 허브로 자리 잡았죠.

스크린샷 2025-08-29 184241.png Foyles Bookstore

[프랑스, Shakespeare and Company] – 파리의 전설적인 독립 서점으로, 단순한 가게를 넘어 작가·독자가 모여 담론을 나누는 ‘살롱’ 같은 역할을 해왔어요. 지금도 세계 각국의 독자가 순례처럼 찾는 문화 성지가 되었죠.

스크린샷 2025-08-29 184400.png 프랑스, Shakespeare and Company


[미국, Powell’s Books] – 오리건 포틀랜드에 있는 세계 최대 독립 서점이에요. 규모는 크지만 본질은 지역 사회와의 연결이에요. 북토크, 워크숍, 투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읽는 도시”라는 정체성을 만들었죠.


스크린샷 2025-08-29 184442.png 미국, Powell’s Books


이들 사례처럼,

미시마샤도 책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던 거예요.


왜 지금, 미시마샤를 주목해야 할까?

여기서 질문 하나 던져볼게요.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시대에, 출판사는 어떻게 독자를 다시 모을 수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출판은 사양 산업”이라고 말해요.

하지만 미시마샤의 행보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줘요.

그들은 책을 매개로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그 커뮤니티가 다시 책을 지탱하는 구조를 만들어냈어요.

출판이 단순히 상품을 찍어내는 산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라는 걸 증명해낸 거죠.


결국 미시마샤의 도입부 이야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해요.

“책은 팔리는 물건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매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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