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재에서 경험재로, 히비 향 성냥이 바꾼 팬덤의 문법

히비(Hibi, 日日)가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기록(3)

by 알렉

팬덤은 무대에서만 자라지 않아요.

테이블 위 10분, 손끝의 마찰과 잔향 사이에서 조용히 커집니다.

hibi 10 minutes aroma의 팬들은 ‘불을 붙인다’가 아니라 ‘의식을 시작한다’를 반복했고,

그 반복이 좋아요보다 오래가는 충성도를 만들었죠.

이제, 그 10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어떻게 ‘머문 시간’으로 변환됐는지 차근히 살펴볼게요.


좋아요보다 ‘머문 시간’—히비 팬덤이 자라는 방식

팬덤은 무대에서만 자라지 않아요.

테이블 위 10분, 손끝의 마찰과 잔향 사이에서 조용히 커집니다.

hibi 10 minutes aroma의 팬들은 ‘불을 붙인다’가 아니라 ‘의식을 시작한다’를 반복했고,

그 반복이 좋아요보다 오래가는 충성도를 만들었죠.

이제, 그 10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어떻게 ‘머문 시간’으로 변환됐는지 차근히 살펴볼게요.


1) 온라인에서 피어난 ‘일상의 10분’—사진 콘테스트

히비는 인스타그램 사진 콘테스트로 팬의 사용 장면을 직접 모았습니다.

2022년에는 #hibilife 해시태그를 지정해 일상 속 10분을 공유하게 했고, 당선작에 기프트를 제공했어요.

이 콘테스트는 참가 조건·주의 사항·저작권 안내까지 세부 규정을 공개한 정식 캠페인이었습니다.

2023년에는 8주년을 맞아 “당신の日常とhibi(당신의 일상과 hibi)”를 주제로 다시 사진을 모집했죠.

이렇게 쌓인 사진들은 ‘브랜드의 설명’이 아니라 ‘사용자의 카탈로그’가 되었습니다.


스크린샷 2025-10-09 183023.png “당신の日常とhibi(당신의 일상과 hibi)” 콘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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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야기에서 ‘향’으로—팬 공동창작의 실제

2023년, 히비는 Sony Music의 스토리 플랫폼 ‘monogatary.com’과 함께 10 MINUTES NOVEL PROJECT를 열어 “10분의 사랑 이야기”를 공모했고,

최우수작을 바탕으로 신향 ‘はじまりの空(시작의 하늘)’를 선보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팬의 이야기 → 제품의 향”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공동창작(co-creation) 사례예요.

이어 도쿄 Daikanyama T-SITE에서는 책·음악·향을 묶은 하이브리드 이벤트를 진행해 현장과 온라인을 잇는 출시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스크린샷 2025-10-09 183538.png 10 MINUTES NOVEL PROJECT


3) 공간이 기억을 만든다—플래그십과 팝업의 ‘10분 체험’

한 번 제대로 켜보면, 집에서도 다시 켭니다.

히비는 2023년 도쿄 구라마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hibi 10MINUTES AROMA STORE TOKYO),

독자들이 직접 긋고, 전용 매트에 올려, 10분 머무는 경험을 각인시켰어요.

이런 현장 체험은 곧 재연(집에서 다시 켜는 루틴)의 씨앗이 되죠.

동시에 2024년에는 URBAN RESEARCH DOORS 등 편집숍에서 “hibi POP UP SHOP”을 열어 전국적으로 체험 기회를 넓혔습니다.

팝업 소개글도 “성냥처럼 켜고, 매트에 놓으면 약 10분간 은은한 향”이라는 사용 장면을 일관되게 강조해요. 사용법은 히비 공식 사이트의 가이드(착화→매트에 올려두기→10분 즐기기)와도 정확히 맞물립니다.


스크린샷 2025-10-09 183807.png “hibi POP UP SHOP”


4) 겹치는 의식과 만나다—콜라보의 교집합

팬덤은 종종 다른 의식의 커뮤니티와 겹칠 때 커집니다.

Blue Bottle Coffee Japan(2018)과의 AROMA BOX는 아침 브루잉 타임과 향의 10분을 겹쳐 놓은 협업이었고, 일본 디자인 매체들도 이 콜라보를 소개했죠.


TRAVELER’S COMPANY USA(2024)는 샌프란시스코 펜쇼에서 히비와 함께 향·기록 루틴을 엮은 특별 패키지를 소개하며 문구 팬덤과 연결했습니다.


Arts & Science(2025)와는 Kamakura, Kyoto라는 협업 향을 내며 미니멀 미학과 감각의 시간을 접속했고,


2025년 MEET YOUR ART FESTIVAL의 ‘SUPER ART & CRAFT MARKET’에도 공식 출전해 예술 팬과 직접 만났어요(행사 공식 웹사이트와 이벤트 페이지에 ‘hibi 10MINUTES AROMA’ 명시).


스크린샷 2025-10-09 183315.png 2025년 MEET YOUR ART FESTIVAL의 ‘SUPER ART & CRAFT MARKET’


5) “좋아요”가 아니라 “머문 시간”으로—외연과 성과

히비의 리브랜딩은 전통×혁신의 관점에서도 공인되었습니다.

2019년 Good Design Award에서 전통 기술의 계승과 혁신에 주는 Good Focus[기술·전승]를 수상했고,

메종&오브제·Ambiente 같은 국제 전시를 통해 바이어·팬과 만나는 접점을 넓혔죠.

제품은 “긋고 매트에 올려 10분 즐긴다”는 간결한 UX로 세계 시장에서 이해되기 쉬운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성과도 숫자로 확인돼요.

아사히신문의 스몰비즈 인터뷰에 따르면,

히비는 월 90만 박스 생산의 히트 제품으로 성장했고, 현재는 30개국 이상으로 수출 범위를 넓혔습니다.

회사 매출 구조에서도 히비가 주력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요.

“왜 자꾸 다시 찾게 되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짧지만 확실한 10분의 재연—이 실제 유통의 지도를 바꿨다는 방증이죠.


한 문장으로

“히비는 불티를 판 게 아니라, 다시 따라 할 수 있는 10분의 의식을 팔았다.”
그 의식이 사진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공간이 되면서—팬은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옮겨 탔습니다.


이제 다음 파트(결말)에서,

이 의식을 한국에서 적용한다면?

어떻게 옮길지를 고민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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