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만 팬덤을 가지나요? 히비의 10분 의식이 준 답

히비(Hibi, 日日)가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기록(4)

by 알렉

의식은 한 번의 체험에서 시작해, 반복과 공유로 자랐어요. 이제 남은 질문은 간단하죠.

그 의식을 한국에선 어디에 심고, 어떻게 키울까요?

앞서 살펴본 hibi 10 minutes aroma의 검증된 장면들

사진 콘테스트,

이야기 공모가 새로운 향으로 이어진 사례,

플래그십과 팝업에서의 직접 체험에서 힌트를 조용히 꺼내 보려 해요.


“아이돌만 팬덤을 가지나요?” 앞선 글들에서 확인했듯, 답은 이미 나와 있어요.

팬덤의 무대는 거대한 스테이지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의식이에요.

hibi는 사라져가던 성냥의 기능을 ‘10분 리추얼’로 번역했고,

사람들은 그 10분을 다시 따라 하며 ‘좋아요’ 대신 머문 시간으로 애정을 쌓았죠.

짧아서 시작하기 쉽고, 감각적이라 기억에 남고, 익숙해질수록 자연스레 주변과 나누게 돼요.

팬덤은 누군가를 오래 붙잡는 재능이 아니라, 매일 돌아올 작은 핑계에서 태어난다는 걸 hibi가 보여줬어요.


우리가 배운 건 거창하지 않아요.

첫째, 시간을 설계하는 브랜드가 강해요.

“긋고–놓고–머무는 10분”처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순서를 제시하면, 사람들의 하루 속에 자리 잡기 쉬워요.


둘째, 여백이 기억을 만든다는 사실이에요.

hibi의 패키지나 사용법처럼 설명을 최소화하고 감각이 앞서게 하면, 각자 자기만의 문장으로 그 시간을 채우게 되죠.

셋째, 직접 해보는 체험은 설명보다 오래 남아요.

불을 붙이고, 매트에 올려두고, 10분을 지켜보는 경험은 집의 테이블로 고스란히 옮겨와요.

넷째, 함께 만드는 이야기가 팬을 더 가까이 데려와요.

사진 콘테스트나 단편 공모처럼 참여의 통로가 열릴 때, ‘내 일상’이 브랜드의 일부가 됐다는 감각이 생기죠.

그렇다면 우리에겐 어디가 시작점일까요? 정답은 많겠지만, 풍경 몇 가지를 그려볼게요.

독립서점과 작은 도서관처럼 이미 ‘조용한 시간’이 쌓이는 공간.

북토크를 시작하기 전, 모두가 함께 10분을 켠다면 어떨까요.

책장을 넘기기 전의 공기를 살짝 데우는 느낌으로요.
문구·다이어리 커뮤니티도 잘 어울려요.

“쓰기 전 10분”이라는 약속을 서로 나누고, 책상 위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면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한 칸 정리돼요.
스페셜티 카페에선 드립을 기다리는 몇 분이 자연스럽게 의식이 되죠.

커피 향과 잔향이 겹치면 아침의 리듬이 좀 더 또렷해져요.
요가·명상 스튜디오에선 수업 전후의 호흡 전환을 함께 켜는 10분으로 가볍게 연결할 수 있고,

뮤지엄 숍이나 갤러리에선 전시 관람의 “프롤로그”로 작게 자리 잡을 수 있어요. 낯선 숙소에선 체크인 후 10분이 여행의 속도를 우리 쪽으로 맞춰주기도 하고요.


여기까지 오면 결론은 한 문장이에요.
히비의 본질은 ‘10분의 의식’을 매개로 한 참여형 팬덤이에요.

성냥은 도구에서 작은 미디어가 되었고, 향은 소모재에서 경험으로 옮겨 탔죠.

그 변화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남긴 사진과 이야기, 그리고 현장에서의 체험으로 증명됐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복잡한 계획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책상, 한 모퉁이의 테이블, 행사 시작 전의 짧은 숨 고르기처럼 작은 장면 하나예요.

그 장면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 돌아옴이 쌓이면, 어느새 팬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온도가 만들어져요.


마지막으로 이 한 줄만 남길게요.
의식이 짧을수록, 기억은 오래가요.

그리고 그 기억이, 내일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가장 조용한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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