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조금만 더 버텨 보아요
오늘로 3주째... 티파티, 라면파티에 이어 이제는 술파티다.
오늘은 내가 얼마나 우아하게 사는지 보여줄 차례다!
내 비록... 글에서는 맨날 ㅅㅂㅅㅂ 거리면서 살지만
사실은 집에서 빅토리아, 엘리자베스, 예카테리나(아무 거창한 이름이나 줏어대는 중)처럼 고품격으로 산다는 것을 만방에 널리 알릴 차례다.
그 전에! 생방송 시트러스 작가님 술주정 현장:
일단 내 방(서재라고 이름붙이기엔 좀 부끄러운, 아무튼 책이랑 책상이랑 피아노가 있는 방)에는 와인 냉장고가 있다.
와인 냉장고가 있다고 하니까 어마어마한 것 같은데 사실 가장 작은 사이즈(8병들이)이다.
그럼 한번 개봉해 보겠습니다?
김기자(?누구세요) : ??? 이게 뭐죠?
마작가 : 직장인들이 맨날 언제 집에서 우아하게 와인 마시고 삽니까. 고카페인 음료는 필수죠.
김기자 : 부엌에도 냉장고가 있을 텐데요.
마작가 : 몬스터야 뭐 거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여기 있는건 부엌까지 가기 싫을때 바로바로 꺼내 마시려고... 한마디로 귀찮아서...
김기자 : 일단 와인병도 보이는데 뭐가 있는지 한번 보죠.
왼쪽부터:
엘 에넬미고 말벡 : GS 와인24에서 잠결에 주문한거라 왜 샀는지 모름(말벡 별로 안좋아함)
드럼헬러 메를로 : 메를로를 좋아하긴 합니다
라몬 빌바오 : 선물받은 거라 아껴두는 중. 리오하 와인이라고 써있는데 어디서 리오하 와인 좋다고 들어서 안먹고 아끼고 있습니다.
로손 리트리트 샤르도네 : 같은거 두병 샀습니다. 이 브랜드 좋아하긴 하는데,
어... 한병은... 마시다 말았네요? 지금 발견했습니다.
언제 먹고 저렇게 넣어둔 건지 기억도 안 나네요.
라몬 빌바오 라벨이 저렇게 울룩불룩한 건... 샤르도네가 조금씩 새는 바람에 빌바오 라벨지가 다 흡수한 것 같습니다ㅜㅜㅜㅜㅜ
그리고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지난 가을에 마시다 말고 넣어둔 그르기치 힐스 메를로가 있었습니다.
맛이 이상해졌습니다. 고기 잴 때 쓰던가 해야겠습니다.
그럼 안주는 뭘 드시는지 한번 봅시다.
오늘을 위해 미리 마켓컬리에서 각 잡고 주문한 소금집 소시송, 미니 브리, 그리고 사과(지난번에 티파티때 쓴 뒷면 썩은 사과 아님)입니다.
멋지게 와인 안주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훗...
특히 저 소시송은 꾸리꾸리한게 레드와인이랑 같이 먹으면 아주 그냥 맛이 술을 불러 아주~
어???
웬... 탕수육이???
아 그러니까...
오늘 낮에 탕수육을 먹었는데 남아서 아까 후라이팬에 살짝~ 아주 살짝 굴려갖고 접시에 담아서
레드와인에는 돼지고기가 참 잘 어울리거든요 하하하 원래 레드는 고기 화이트는 생선(아는게 그것뿐).
멋지다! 크리스마스 파티 같네요.
하지만 저 와인은... 딴지 오래되서 한모금씩 마셔보고 다 버렸다는게 함정입니다.
화이트와인은 괜찮았어요.
참 신기하죠?
화이트와인이 딴 지 더 오래됐는데 그건 괜찮고
레드와인은 딴지 3개월밖에 안됐는데 맛탱이가 갔구요(어이~ 그럼 화이트는 대체 언제...).
인생이 원래 그렇습니다.
오는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데는 순서 없다고 하잖아요?(저기요~ 너무 나갔다~)
브런치 작가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내일이 월요일이라는게 너무 끔찍하지만
그래도 다다음주가 크리스마스네요.
직장인들에게는 그저 빨간날 +1에 불과하지만
그게 어디예요.
조금만 더 버텨 봅시다!
보름만 더 버티면 연차가 다시 생기니까요!
이상,
연차 0개 남아서 이제 아프면 큰일나는
마작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