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말했다. 처음엔 생명이 위독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좋아지셨습니다.
아내의 사고 이후 매일 저녁 술에 의지해 잠을 청하던 내가 어제는 좀 달랐다. 다음 주 아내가 일반 병실로 옮기면 병원에서 더 자주 머물러야 할 것 같아 술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몸과 마음을 단단히 지키기 위해 더는 술에 기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는 캔맥주 하나만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그런 내 의지, 기대와 달리, 새벽 3시가 되도록 잠은 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렇게 밤이 깊을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지고, 머릿속은 끝없이 복잡해지곤 했었다.
잠들지 못하는 동안 아내의 모습이 끊임없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녀가 병상에서 고통을 참아내며 웃으려 애쓰는 모습,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 속에서의 작은 기적들. 그 모든 것들이 마음을 안도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새벽 공기가 차갑게 스며들었지만, 나는 쉽게 그 불면의 밤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밤이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다짐했다. 아내를 위해, 나를 위해, 나는 버텨야 했다. 잠은 오지 않았지만, 그 결심만은 더 깊어졌다.
머릿속에서는 온갖 잡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한 생각을 떨쳐내려 하면 또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고, 그걸 잊으려 하면 다시 새로운 걱정이 자리 잡았다. 마치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처럼, 내 머릿속은 멈출 줄 몰랐다. 아내의 회복에 대한 기대와 불안,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점검,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막연한 걱정까지. 어떤 것도 확실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기에 그저 무겁게 나를 짓눌렀다.
그렇게 한참을 뒤척이다 결국 새벽 4시가 넘어가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하지만 아침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7시를 조금 넘기면 더 이상 잠을 청할 수 없는 몸이 나를 침대 밖으로 내몰았다. 피곤함에 눈꺼풀은 무겁고, 머리는 멍한데도, 나는 다시 하루를 준비해야 했다. 매일 반복되는 이 무거운 시작이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이 피로 속에서도 아내를 위해 다시 일어서는 나 자신이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일어나자마자 늘 하던 기도를 드렸다.
"신이여, 우주여, 영혼들이여 감사합니다.
신이여, 우주여, 영혼들이여 오늘은 어제보다 더 밝고 회복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신이여, 우주여, 영혼들이여 후유증 없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도로는 여전히 한산했다. 설 연휴라서일까, 거리는 평소보다 훨씬 조용했다.
차를 몰며 문득 아이들에게 말했다.
"군대 이후 이렇게 철저한 루틴은 처음이다."
내 말에 아이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내 하루는 마치 두 번의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오전에는 병원에 가서 아내를 만나고, 그녀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짧은 안도감을 얻는다. 그러나 병원을 나선 순간부터는 다시 다음 날 아침을 기다리는 긴 시간이 시작된다.
아내와의 짧은 만남이 내 하루를 채우는 유일한 의미처럼 느껴졌다. 그 시간 외에는 무엇을 해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할 일을 찾지만, 결국 그 모든 일은 그녀를 다시 만날 순간을 기다리는 과정에 불과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잠시 무거운 마음이 풀렸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 하루하루의 반복이 끝날 날을 기다리며, 아내가 건강을 되찾아 우리의 일상이 다시 평범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 익숙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열리자 로비가 평소보다 북적였다. 어제 중환자실에 새로 들어온 환자들 때문인지,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 있었다. 낯선 얼굴들이 서로를 부축하거나,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애타게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표정 속에서 내가 처음 이곳에 왔던 날의 나 자신을 본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나는 늘 하던 대로 로비를 천천히 맴돌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 시간만큼은 내 하루의 고정된 의식과도 같았다.
"신이여, 우주여, 영혼들이여, 오늘은 어제보다 더 밝고 회복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마리아님, 예수님, 그리고 하느님, 후유증 없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도를 올릴 때마다 묘한 평온이 마음을 덮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는 무력함이 이 기도에 의지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간절함이 그녀에게 전해져 하루하루 작은 변화를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다. 기도를 마치고 잠시 고개를 들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긴장감과 애타는 기다림. 그것이 이곳의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문이 열릴 시간만을 기다렸다.
로비를 천천히 맴도는 동안 딸이 다가와 말했다.
"옆 의자에 앉아 계신 분이 계속 울어서 도저히 못 앉겠어요."
딸의 말을 듣는 순간, 불과 일주일 전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내가 의식 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있던 그날, 이 로비는 나에게 고통과 불안의 공간이었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참을 수 없이 길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느껴졌었다.
딸이 말한 그분도 지금 우리의 그때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병실에서 들려온 소식에 눈물로 지새우고, 복도 끝의 조그만 변화에도 마음이 크게 출렁였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은 내게 너무나 익숙했다.
나는 그저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저분의 가족도 빨리 나아지길. 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안도감을 느낄 수 있길."
병원 로비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그 안의 마음은 너무도 비슷하다.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적처럼 이어지길 바라는 희망을 붙들고 있었다. 나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들의 회복을 빌며, 짧은 시간이더라도 그들의 무거운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중환자실 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들어갔다. 문 안쪽에서 아내의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이 어딘가 더 밝아 보였다. 가슴이 한결 가벼워지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가까이 다가가 그녀를 바라보니 혈색이 좋아졌고, 눈빛은 한층 더 또렷했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왜 이제 왔어? 어제도 안 온 것 같고."
그 말에 나는 순간 멈칫했다. 그녀가 우리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말 속에는 그녀가 겪는 고단함이 깃들어 있었지만, 동시에 가족을 기다릴 정신과 여유가 생겼다는 사실이 묘하게 안도감을 주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매일 오지. 우리가 안 올 리가 있나."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눈빛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가족을 기다리는 마음, 그 기다림이 그녀의 회복 과정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우리를 기다릴 수 있는 정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이 회복의 작은 신호들은 점점 나에게 큰 희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말했다.
"여기 대구라고?"
며칠 동안 계속 제주도라고 믿던 그녀가 드디어 대구라는 것을 기억했다. 나는 기쁜 마음에 그녀의 손을 꼭 잡
아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 손을 놓지 않은 채, 마치 무언가 확인하려는 듯 질문을 이어갔다.
"내가 왜 여기 누워 있어?"
나는 최대한 차분히 천천히 설명했다.
그녀가 불안하지 않도록, 너무 많은 정보로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조심스러웠다.
"며칠 있으면 일반실로 가니, 그때 더 자세히 이야기해 줄게."
그 말을 듣고 나서도 그녀는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듯 말했다.
"병가로 처리되나?"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병가로 처리됐어. 걱정하지 마."
그제야 그녀의 얼굴에 안심한 기색이 떠올랐다. 직장 얘기가 나온 김에 나는 장난스레 물었다.
"근데 회사에서 무슨 일 했는지 알아?"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칫! 알지. 사무보고, 업무 정리하고, 일정 맞추고."
나는 깜짝 놀라며 손뼉을 쳤다.
"와! 알고 있네? 충분해!"
그녀는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내게 눈길을 주었다. 그 순간, 그녀가 점점 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작은 농담을 나누고, 그녀의 웃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하루의 피로가 모두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그때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처음 응급실에서 만났던, 차갑고 냉정했던 그 의사였다. 그런데 오늘의 그는 조금 달랐다.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띤 채로 말했다.
"처음엔 생명이 위독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좋아지셨습니다. 특별히 걱정할 점은 없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참았던 숨을 내쉬며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진심을 담아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늘의 그녀의 모습과 의사의 긍정적인 말들은 마치 내게 다시 살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내일이면 아내는 드디어 일반실로 옮긴다. 이 소식이 주는 안도감은 컸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준비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나는 간호사에게 일반실에서의 준비 사항을 물었다. 그녀는 차분히 설명해 주었지만,
한 가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있었다.
"신경외과 환자들은 1인실이 불가능합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주변에서 바로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아내가 1인실에서 더 편하게 쉬길 바랐던 기대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간호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일반실은 그녀의 안전과 회복을 위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대신 간호사는 덧붙였다.
"대신 간병인이 24시간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앞으로의 상황을 차분히 그려보기 시작했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나 또한 그녀 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아내가 한층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해야 했다.
내일이면 더 많은 이야기와 계획들이 필요하겠지만, 오늘은 이 작은 진전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녀가 일반실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회복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었다.
중환자실에서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는 보호자들이 많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내의 옆자리에 계시던 노인의 침대는 비워졌고 그 옆에 새로운 환자가 들어 온 것 같았다. 어머니 인듯 한데 그냥 보기에도 많이 위독해 보이셨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이 환자의 곁에서 한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슬픔과 간절함, 그리고 피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 모습들을 보며 나는 처음 이곳에 왔던 날을 떠올렸다. 그때의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아내의 상태를 알기 위해 애타게 기다리던 나날들.
아내가 그 모습을 보며 나에게 말했다.
"곧 돌아가시겠네, 상태가 많이 않좋아 보이시네"
그리고 조용히 내가 말했다.
"당신 처음 여기 왔을 때 우리도 저랬어."
그 말을 들은 아내는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저렇게 심했었어?"
나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 당신이 죽는 줄 알았어...."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봤다. 아마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여기까지 이겨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녀의 질문 속에는 놀라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섞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녀의 손을 더 꼭 쥐며 속으로 다짐했다. "다시는 그녀가 이런 고통을 겪게 하지 않겠다고."
그 순간, 우리는 짧지만 깊은 교감을 나눈 듯했다.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나는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시간이 다 되어 나가려는데, 아내가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일 또 올 거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멈춰 서 있었다. 아내가 '내일'을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그녀는 오늘을 견디는 데 집중하고 있었고, 내일에 대해 말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입에서 내일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딸은 그 말을 듣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내일 또 와야지."
그 짧은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작지만, 우리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아내가 조금씩 회복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중환자실을 나서며, 우리는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 말이 필요 없었다. 그녀의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임을 느낄 수 있었다. 딸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나눴다. 오늘은 오랜만에 희망이 가득한 하루였다.
집에 돌아와 점심으로 김밥을 만들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챙겨주고 싶었다. 재료를 하나씩 올리고 정성껏 말아 보았지만, 모양은 어딘가 엉성했고 맛도 평범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와, 아빠 김밥 잘 만드네!"
아이들은 즐겁게 김밥을 집어 들고 맛있게 먹어줬다.
막내는 한 입 베어 물고는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들며 환하게 웃었다. "진짜 맛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쩌면 그들의 따뜻한 칭찬이 나를 더 힘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김밥의 맛이 뛰어나지 않아도,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작은 칭찬은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아이들에게 한 끼를 챙기며,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 이 짧은 순간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이렇게 소박한 일상이, 내가 버텨야 할 이유가 되어주고 있었다.
저녁에는 아내의 사고 이후 처음으로 지인 형님 내외를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아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살짝 풀린 덕분이었을까,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질 용기가 났다. 고된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았다.
아내의 사고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목소리가 떨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형님 내외는 조용히 내 말을 들어주었다. 그들의 눈가에도 서서히 눈물이 맺히더니, 마침내 참지 못하고 흐르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흘린 눈물은 단순한 연민이 아니었다. 그들의 진심, 우리 가족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아내를 향한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아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녀는 단지 내 가족의 중심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랑과 따뜻함을 전해준 사람이었다. 형님 내외의 눈물 속에는 그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아껴졌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형님이 술잔을 들어 말을 꺼내려고 할 때, 그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 말 한마디, 그 떨림에 담긴 위로는 말 이상의 무게로 내 마음에 닿았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하지만 이제 다 나아질 거야. 정말 잘 버텼다.”
그 한마디가 내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누군가가 내 고통을 나눠주는 듯한 따뜻함이었다.
나는 술잔을 들며 속으로 다짐했다.
"아내가 회복되면 형님 내외처럼 좋은 사람들과 더 자주 만나며 살아야겠다."
그날의 시간은 단순히 위로받는 자리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공감과 애정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은 순간이었다.
좋은 사람들의 따뜻한 눈물과 위로는, 내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