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9.두쫀쿠와 꿀떡의 거리만큼의 세대차이

by 마부자


어제 딸과 야구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뭔가 굉장히 세련되고, 최소한 입안에서 사막의 낭만쯤은 느껴질 것 같았다.


그 유명한 두쫀쿠.


딸은 이미 먹어봤다며 묘하게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맛있다고도, 맛없다고도 아닌 그 어딘가의 표정.

“하나 정도는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또 사 먹진 않을 것 같아요.”


이 말이 이미 모든 걸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애매함에 더 끌렸다.


그래서 결국 말했다.

“그럼 아빠도 한번 먹어보자.”


딸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문을 해주겠다고 했고,

나는 괜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탐험가라도 된 기분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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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커피와 함께 배달된 두쫀쿠가 내 앞에 놓였다.


겉모습은 아주 익숙했다.

찰떡 아이스를 닮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비주얼.


“이게 그렇게 유행이야?”

나는 약간의 기대와 함께 한 입을 베어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아주 먼 곳까지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은 분명 쫀득했다.

그런데 그 쫀득함 사이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섞여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나름의 정의를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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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두바이에서 찹쌀떡을 먹다가

갑자기 모래바람이 불어

입안에 고운 모래가 한가득 들어와 함께 씹는 느낌.


옆에 아내도 한 입을 베어 물더니


아무 말 없이 슬그머니 남은 반쪽을 내 쪽으로 밀어두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새로운 경험이네.”


그렇게 어렵게 한 개를 마무리하고,

나는 서둘러 커피와 물로 입안을 정리했다.


그래도 딸이 보내준 것이니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맛있게 잘 먹었어 근데 얼마야?”

“하나에 5,500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런데 딸은 오히려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은 싸진 거야. 예전에는 8,000원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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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고 나니

이건 맛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먹고 자란 것은

꿀떡, 인절미, 찹쌀떡이었다.

쫀득함 안에는 고소함이 있었고,

단맛 안에는 편안함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쫀득함은

어딘가 설명이 필요하고,

한 번쯤은 경험해봐야 하는 맛이 되었다.


순간, 이제 세대 차이라는 것은

말이나 생각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입맛에서도 시작된다는 것을.


결국 아내는 결단을 내렸다.

“안 되겠다. 떡으로 버린 입맛은 떡으로 찾아야지.”

그리고 집 앞 떡집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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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팩에 5천 원짜리 꿀떡.

우리는 그 꿀떡을 먹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또 한 번 웃었다.


“역시 우리는 두바이가 아니라 한국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마 앞으로도 나는

새로운 음식 앞에서

몇 번쯤 더 놀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입맛이 다르다는 건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온 시간이 다르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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