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마이다스라는 업체에서 주관한 잡다(JOBDA) 라는 광범위하고 큰 스케일의 채용 포털 출시 설명회(2022년 9월 22일)를 다녀 왔다.
타이틀은 꽤 거창하게도 `대한민국의 채용이 바뀌는 날`이다.
인사담당들이 꽤 많이 참석(2~300여명?)하였고, 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대규모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매끄럽게 진행되었는데, 다만 시간이 계획대비 20여분 늘어진 것은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좋게 해석하였다.
사실 인사담당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사 기능 중 먼저 손꼽히는 것의 하나가 바로 좋은 인재 선발이기 때문에 인사담당들은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여러 고민들을 한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면접(INTERVIEW)이라는 툴이 가장 신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인정되어 왔기 때문에, 거의 모든 회사들은 서류전형-(인적성 검사)-면접(실무진 1차, 임원진 2차)-(평판조회)-최종 합격 정도의 프로세스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여 왔는데, 오늘 발표한 회사는 여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전한 분야는 두 가지로 보인다
프로세스의 과감한 변화 : 채용의 모든 과정(서류-인적성-면접과정)을 온라인 지원자에 대한 역량검사 하나로 대체 가능하며, 이것이 더 신뢰성이 있다.
오랫동안 왕좌로 군림하여 온 면접에 대한 의구심 제기 : 비효율적이고, 편파적이며, 면접관 교육 미흡 등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므로, 이미 검증된 역량검사 결과가 면접보다 더 신뢰성이 있다.
설명회 내용에 대해 30여년의 인사경력과 온갖 종류의 채용 절차를 라떼시절부터 경험하여 온 필자가 느끼는 바는 아래와 같다.
1. 매우 놀랍다. 현재 채용과 관련되어 우후죽순 격으로 개발되고,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오는 거의 대부분의 채용 관련 거대 포탈들을 모두 통합하여 하나의 포털에 연결시킴으로써, 잘하면 정말로 업체가 주장하는 채용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2. 특히, 역량 검사에 대해서는 툴의 한계성과 신뢰성 문제로 인해 사실 경시하여 왔는데, 업체의 그 동안의 개발과정과, 검증과정을 들어 보니, 이제는 역량검사라는 항목에 대해서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겠다고 생각된다.
3. 선발과정의 효율성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채용공고문-홍보-서류 전형-역량검사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ONE STOP SHOPPING 개념이기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그래도 현 프로세스에만 익숙한 인사담당으로서 우려하는 바가 없지는 않다.
1. 아무리 Customized 된 역량검사라 하더라도, 만약 구인업체들이 역량검사를 채용의 Main Tool로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이 검사에 대한 연구와 사전 연습이 바로 확산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당히 빠른 시일 내 본 역량검사의 신뢰성은 저하될 수 있다. 삼성의 인적성검사가 학원에서 특강되는 것을 보면 잘 이해될 것이다. 그러므로, 역량검사에만 올인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
2. 역량검사만으로는 회사의 독특한 문화, 특정 팀의 구성원 문제(리더십 스타일 등)까지는 거르기 어려울 것이며, 결국 면접은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본다.
300인 이상의 기업들 중 60% 정도가 이미 유사한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라 하니, 이제 대세는 과거의 전형적인 방식(서류전형-인적성-면접)이 상당하게 축소되어 갈 것으로 확실시 된다. 이미 상당 수의 기업들이 서류전형을 AI로 진행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면접조차 AI가 대행하는 기업도 발생하고 있다 하니, 현재의 구태의연한 채용방식을 고집하는 인사담당들은 이제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우리 생활에 디지털이 한계 없이 접근하고, 무자비하게 점령하여 가는 것이 정말 빠른데, 그만큼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구세대로서 막연한 두려움 혹은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