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갈등, 그레이 존
회색 분자 다시 보기
그레이존 [ gray zone ]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집단 ·지역)을 지칭하는 용어.
그레이 존은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우리 주변의 어디에선가는 어김 없이 이놈의 그레이 존 때문에 목에 핏대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레이 존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아파트 층간 소음의 정도
주택가 클랙션 울리기
출근길 칼치기 하는 차들의 타이밍
인권과 효율 사이
공해발생과 산업화의 간극
원전 방사능의 위험성과 원전의 효율성과의 갈등
이외에도 무심코 법을 어기는 것도 어느 정도 상식이 되어 있는 듯 한 것들
(블랙 존인데, 그레이 존이라고 우기는 어거지들이다)
지정된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 무시
흡연 공간 외 아무 곳에서나 흡연하기
공원에서 내 반려견 응가 처리 문제
장애인구역에 주차하는 비장애인 차
돈 많은 분들의 차명계좌
증권사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권력자들의 기가 막힌 차 번호들
검사들의 검사동일체 라는 어거지
판검사/변호사들의 전관예우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성매매 관련 업소들
이외 권력 좀 있거나 그 주변 인물들의 대포폰
이제는 고위직들 후보들에겐 상식인 위장 전입
그레이 존은 결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법이라는 문장의 발단이다.
어느 회사든 그레이 존에 대한 분쟁과 고민들이 상존한다.
그레이 존으로 분류되는 일들을 살펴 보면 귀찮거나, 어려운 일들이 대부분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서로 꺼리게 되고, 결국 아무도 안 하려 하는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남아서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나 혹은 내 부서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부서도 하기 싫다
내가 할 일이 아닌 듯 하면 최대한 버텨야 앞으로 계속 편하다
이러한 생각들로 인해서 오늘도 어느 회사 어디에선가는 부서장들끼리 싸우고, 안되면 해당 임원들끼리도 싸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TF팀도 만들어 보는데, 가끔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해결되는데, 혹시라도 목소리 큰 부서의 부서장이 이기게 되면 밀린 부서원들은 불만이 팽배하여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 있다.
`역지사지`를 회의실 보드판에 크게 써 놓고 그레이 존 해결을 위한 회의를 주관한 적이 있었다. 목소리가 올라갈 때마다 역지사지를 보자고 제안하니, 그래도 다른 회의보다는 조용했고, 분쟁도 더 적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회색분자
소속, 정치적 노선, 사상적 경향 따위가 뚜렷하지 아니한 사람
주로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단어로 사용된다. 좌든 우든, 회색분자가 설 길은 좁아 보인다.
그레이 존 (Grey Zone)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중간지대를 뜻하며, 구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새롭게 사용된 용어라고 한다.
회색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황희정승과, 방송인(한국적 록음악의 대중화를 이룩하신 분) 배철수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황희정승은 명 재상으로서 수많은 일화를 남겼는데, 그 중에서 모두가 다 아는 두 여종간의 시비사건에 대한 대처는 회색분자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종 1 : 내가 옳다는 주장에, 황희정승의 대답, 니 말이 맞다
여종 2 : 여종 1의 말을 듣고 다시 자기 입장의 주장에 황희정승의 대답, 니 말도 맞다
이를 본 조카 : 둘 다 맞다 하면 어쩌느냐, 이러저러한 시비를 가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황희정승의 대답, 니 말도 맞다.
황희정승은 말을 상당히 아끼다가, 모든 신하들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후에 의견을 개진하였다 하며, 세종대왕은 이런 황희정승의 얘기를 거의 믿고 따랐다고 한다. 즉, 흑과 백의 얘기를 모두 들은 후 회색 결론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것이기에 정승으로서 롱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배철수씨는 25년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운영하여 왔으며, 최근 송골매를 재결성하여 칠순의 나이에 찢어진 청바지, 일렉기타를 메고, 전국투어 진행중이다. 과거 경향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게 나는 회색분자다 예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그런데 보수 쪽에 있는 친구들은 저더러 좌파라 하고, 아주 진보적인 사람들은 우파라고 하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른 쪽에 서 있어도 더 오른 쪽에 서 있는 사람이 보면 그는 좌파인 것이고,,,,"
털털하고 거친 외모와는 다르게, 보통의 회색분자들이 우물쭈물하는 회색 진영의 논리를 주관 있고 강단 있게 주장하며, 당당하게 나는 회색분자다 라 하여 속이 다 시원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그레이 존,
그레이존이 분쟁의 씨앗이 되기 전에 서로간의 진솔한 대화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이를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