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공포, 불안(1)

과거, 현재, 미래

후회, 공포, 그리고 불안.

 누구나 살면서 후회가 되는 일이 있을 것이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후회의 대상은 과거에 존재한다. 후회는 나의 말, 행동, 결정 등 무엇이 되었던지 실현된 일에 대한 것이며 과거의 일이다. 영장류는 인간과 비슷하게 후회와 비슷한 심리현상을 경험하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과거라는 시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하등 동물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심리현상이다.

 어제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던 말, 지난주 자녀의 생일을 챙겨 주지 못한 일, 한 달 전 회의에서 부하 직원에게 화를 심하게 낸 일, 1년 전 친구 말만 듣고 잘 알아보지도 않고 주식을 매수한 일 등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말, 행동, 결정 등에 후회를 하게 된다. 후회에는 구체적인 대상이 존재하고, 그 대상은 실현되었고,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대상 자체는 과거에 머물기 때문에 현재의 나는 그 대상 자체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과거 후회의 대상을 반복해서 떠올리는 현상을 '반추(rumination)'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반추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음. 또는 그런 일. 소나 염소 따위와 같이 소화가 힘든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식물을 먹는 포유류에서 볼 수 있다.
2.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또는 그런 일.

 대상 자체를 떠올리는 것이 '좋다' 또는 '나쁘다'라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상을 떠올릴 때 당시 느꼈던 감정들도 함께 떠오르고 우리의 마음속에 후회의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을 반복, 즉 반추하게 되면 우울증과 연결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