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여행자 by 봉코치 No.12』
중세 유럽에선
약초를 쓰면 마녀,
혼자 살아도 마녀,
눈을 똑바로 떠도 마녀였다.
그리고...
마녀의 몸무게도 있었다.
너무 가벼우면 마녀.
너무 무거워도 마녀.
적당해도... 마녀.
일단, 찍히면 마녀.
네덜란드 오우더바터(Oudewater)의 ‘마녀저울 박물관(Heksenwaag)’은
그 시대의 잔혹한 농담이, 현실이었다는 걸 보여준다.
이 저울에 올라 '정상 체중' 판정을 받으면,
“마녀 아님 인증서”를 받을 수 있었다.
목숨을 건 증명서. 지금도 그 원본이 몇 점 남아 있다.
놀랍게도 이곳은
수많은 이들을 살려낸 장소다.
황제 카를 5세가 직접 이 저울의 공정함을 인정했고,
여기선 단 한 명의 마녀도 판정되지 않았다.
그 시대 사람들은 믿었다.
마녀는 영혼이 없으니, 몸무게가 터무니없이 가볍다.
그러니까,
살 빼면 죽는 세상.
나는... 무죄 확정이다.
그 박물관을 나오며 문득,
요즘의 '마녀사냥'이 떠올랐다.
누군가는 억울할 것이고,
누군가는 거짓 뒤에 숨어 있겠지.
하지만 우리는 그 진실을 모른다.
정확히 판별해줄 저울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있으면 편하겠지만,
없어서 인간인게지.
그래서일까.
우리에겐 저울 대신 질문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P.S. 사진은 1482년 제작되어 실제 사용되었던 저울.
지금도 관람객들은 저 저울에 올라 몸무게를 재볼 수 있고, 과거처럼 '마녀 아님 증명서' 발급받을 수 있음.
✨ 혹시 나도, 누군가에겐 저울이었을까...?
'월요일의 여행자'는 매주 월요일,
여행지의 여운 속에 당신을 위한 한 가지 질문을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