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여행자 by 봉코치 #17 』
“가장 빠른 길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출발 버튼을 누르면 들리는 그 익숙한 음성.
하지만 그 길은 늘 막힌다.
신호는 많고, 차는 느리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음도 같이 좁아져 있다.
나는 결국 내비를 믿지 못하고,
익숙한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쩌면 돌아가는 길.
하지만 마음은 덜 헝클어졌다.
운전대 옆에서 남편이 말했다.
“가장 빠른 길 말고,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어.”
말없이 창밖을 바라본다.
국도변 벚나무들,
강 옆으로 천천히 달리는 자전거.
조금 느려도,
이 길이 훨씬 나았다.
목적지에는
조금 더 다정한 내가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요즘,
속도는 재면서
풍경은 재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은
가장 빠른 길,
최소 비용,
최단 거리만 계산한다.
그 길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길인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가끔은,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길이 예쁘다면.
함께 탄 사람과 웃을 수 있다면.
마음이 덜 조급하다면.
목적지는 지도에 남지만,
풍경은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어떤 길은,
다시 달리고 싶은 기억이 된다.
✨ 당신이 오늘 가고 있는 길, 가장 빠른 길인가, 가장 당신다운 길인가?
'월요일의 여행자'는 매주 월요일,
여행지의 여운 속에 당신을 위한 한 가지 질문을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