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을 이용한 지속 가능한 루틴 짜는 법 4가지]
당신은 무언가 꾸준히 하는 사람인가요?
저는 그렇지 않은 편인 것 같아요. 무언가 꾸준히 하는 것에 자주 실패하다 보니 의지도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무언가 꾸준히 쌓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하지 못하는 그 "꾸준히"라는 걸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 책에서 습관, 루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읽게 되었어요. 저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 심리학 책을 자주 읽고 있었어요. 제 눈에 들어온 책은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라는 책인데요. 인간관계와 처세에 대한 이야기겠지 하고 사게 된 건데, 왠 걸요. 루틴을 만드는데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은 몰랐어요. 결국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데 중요한 것은 백지장 같은 의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환경 세팅과 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배우면 누구나 꾸준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1년간 미라클 모닝, 필라테스, 러닝,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아침 일기, 책 읽기, 필사 등등 그동안 루틴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저의 습관으로 쌓아가고 있어요. 또 오늘 자세히 소개할 건강을 위한 운동 루틴을 만드는데 가이드가 된 책이 바로 이 책이에요. 이번 글은 계획 세우기가 ‘취미’이고, 계획을 까먹는 게 ‘습관’이었던 프로 작심삼일러가 갓생을 살기 위해 하버드대 심리학자에게 배운 좋은 루틴을 만들 수 있는 4가지 방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제가 먼저 실천해보고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아서 꼭 추천하고 싶었어요.
우선 지난 몇 년간 제가 세운 계획들이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1. 목표는 정했지만, 실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 운동을 해야지, 책 읽어야지...라고 목표는 정했지만, 언제, 어떻게 운동할지 실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라고요.
2. 도중에 너무 많은 유혹들이 나타났습니다.
- 약속이 생겨서, 너무 피곤해서, 비가 와서, 눈이 와서, 심지어는 날이 너무 좋아서... 하지 못할 너무 많이 이유들이 있었고, 이렇게 부득이하게 실행하지 못할 경우 이후의 차선책을 계획하지 않았고, 한번 무너진 계획은 그냥 잊어버리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3. 정신력과 체력을 과대평가했습니다.
- 이게 실패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영어 공부, 책 읽기, 필사, 운동, 회사일 등등...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을 빼곡하게 계획표에 모두 넣어놓고는, 며칠 지나지 않아 체력이 안돼서 제풀에 지쳐서 포기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계획만 하면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저의 의지와 체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했습니다.
4. 실패 속에서 개선점을 찾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 실패하면, 역시 난 안돼. 나는 의지가 왜 이렇게 약하지?라고만 생각하고 마음이라도 편하게 계획을 잊어버려 버렸습니다.
이렇게 실패했던 이유를 바탕으로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작년부터 조금씩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라는 책에 [심리학을 통해 배운 좋은 습관 기르는 법]이라는 챕터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럼 어떻게 루틴을 만들어 갔는지 소개해드릴게요. 예를 들어 설명한 건 요즘 제가 집중하고 싶은 운동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예시를 통해 여러분이 하려는 루틴을 응용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 새로 만들고자 하는 루틴을 이미 길러진 습관과 결합한다.
우리가 매일 하지만 의식하지 않는 행동들에 새로운 습관을 끼워 넣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3분 동안 하는 양치 시간에 똥구멍에 힘을 빡 주고 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습니다. 필라테스에서 배운 동작을 응용한 건데요, 아침 점심 저녁 3분씩 3회 하면 총 9분의 운동을 한 셈이에요. 무엇보다 나이 들면 중요한 코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단련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보세요. 1분만 해도 근육이 딴딴해지고, 양치가 끝날 즈음에는 체온이 올라가는 걸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던 남편도 이제는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9분이라는 시간을 운동에 쓰라고 한다면 어려운 것을 매일 하는 양치 습관에 결합했더니 조금 더 수월하게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하는 루틴에 새로운 루틴을 결합해 보세요.
- 왜 이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적어두고 수시로 상기한다.
우리는 한 번도 포기를 결심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내가 그걸 왜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계획하고 목표했던 것들을 잊어버릴 뿐입니다.
1)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져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다.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유튜브, 책 집필, 강연, 여행을 위해 체력을 길러야 하므로 주 5회 운동을 해야 한다.
2) 말을 오래 하면 숨이 차고, 기력이 달린다. 그럼 유튜브 내레이션과 강연을 할 수 없다. 그럼 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주 3회 러닝을 통해서 폐활량을 늘린다.
3) 다 떠나서 다시 아플 수 있다. 다시 아플까 봐 너무 무섭다. 아프지 않으려면, 그럼에도 또 아프게 된다면 또 잘 이겨내야 하니까 지금 운동을 해놔야 한다.
이렇게 내가 이걸 해야 하는 이유를 적어서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고 매일 리마인드 합니다. 저는 계획한 걸 자주 까먹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포스트잇으로 해야 할 것들을 덕지덕지 붙여 놓습니다. 집에서 제가 움직일 때마다 함께 이동하는 트롤리에 붙여놓으면 언제든지 눈에 띄어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들도 다시 상기시켜 줍니다. 그냥 주 5회 운동하기라고 적었을 때 보다 훨씬 더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해 줍니다.
- 언제(날짜와 시간), 어디서(장소), 어떻게(방법) 이 일을 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이를 적어둔다. 그리고 의외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차선책을 마련해둔다.
예전의 저는 주 3회 운동하기, 주 3회 영어 공부하기 등 대략적으로 계획을 세웠었어요.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없고 계획만 있었더라고요. 지금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등 육하원칙에 따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을 세웁니다.
1) 나는 월, 목 주 2회 오전 10시 ~ 11시 / 필라테스 학원에 가서 / 필라테스 운동을 한다.
2) 나는 화, 수, 금 주 3회 오전 7시 ~ 7시 40분 /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 빨리 걷기, 러닝을 한다
3) 나는 화, 수, 금 주 3회 오전 8시 ~ 8시 30분 / 우리 집 거실에서 / 스트레칭을 한다
참고로 작년에는 주 2회 필라테스, 주 2회 30분 산책이 목표였고, 꾸준히 하다 보니 체력이 올라와서 올해는 러닝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만약 평일에 약속이 생겨서 운동을 못하면, 주말에 남편과 공릉천 산책을 한다.(빨리 걷기, 러닝 포함)
5) 너무 더워서, 너무 추워서 정말 정말 나가기 싫으면, 베란다에서 자전거를 딱 10분만 탄다.
6) 생리 기간 또는 컨디션이 저조할 때는 마음 편히 푹 쉰다.(단, 무기력과 헷갈리지 말 것!)
7) 가족들이 방문하면 그날들은 쉬고, 이후에 다시 계획을 천천히 쌓아간다. (포기 금물!)
하루 이틀 빼먹었다고 다음 날 두 배로 보충하려 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벌을 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행동은 스트레스를 가중시켜서 오히려 중도 포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해요. 빼먹은 날은 나에게 주는 휴가로 생각하고, 다시 앞으로 해야 할 것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어차피 나를 위해서 하는 건데 스트레스받으며 할 필요 있나요? 우리의 마음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훈련한다.
좋은 루틴을 만들려면 먼저 루틴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작은 행동으로 쪼개야 한다고 해요. 처음에 정하는 가장 작은 행동은 간단해도 너무 간단해서 이마저 해내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미안할 정도의 계획으로 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운동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전문가들이 조언하시기를 "1. 일단 운동화를 신는다. 2. 일단 밖으로 나간다." 이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운동화 신는 건 너무 쉬우니까요. 운동화 신는 것마저 못하면 자신에게 너무 미안할 테니까요. 고백하건대 저도 운동하러 갈 때마다 이 고민을 해요. 할까 말까, 오늘은 그냥 쉴까? 하다가도 그냥 일단 운동화만 신자. 일단 나가보자 하면서 시작하고 있어요. 별거 아닌데 참 잘 먹히죠?
또 하나는 체력과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러닝도 하지만 평소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13층까지 걸어 올라옵니다. 작년에 처음부터 집이 있는 13층까지 올라왔었어요. 올라오고 나서 너무 힘들었던 경험 때문에 1층에서 잠시 고민하게 되고 계단에 한 발을 내딛기도 전에 피로가 몰려와서 결국 오늘만, 오늘만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탔었더랬죠. 최소 행동으로 쪼개라는 방법을 알고는 딱 6층까지만 걸어 올라가 자라고 계획을 세웠고, 한 달 뒤엔 이젠 7층까지도 괜찮겠어... 이렇게 한층씩 목표 층수를 높였습니다. 이렇게 목표 층수를 높이고 걸어 올라오다 보면 어차피 거의 다 왔는데... 조금 더 힘내서 더 올라가 볼까?라고 어느새 생각이 바뀌어 있어요. 그리고 어차피 처음 계획이 7층, 8층까지였으니 8층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잡아타도 실패한 게 아닙니다. 1주일에 한 번씩 목표 층수를 올렸더니 지금은 아침 러닝 끝나고 지하 1층에서 지상 13층까지 거뜬하게 걸어 올라오게 되었어요.
이렇게 작은 행동으로 쪼개면 시작하는 마음에 부담이 많이 줄어요. 만약 저처럼 어떤 루틴을 만드는데 번번이 실패한다면 이렇게 ‘작은 행동으로 쪼개서’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시작하면 조금이라도 하게 됩니다.
루틴도 근육과 마찬가지여서 시간도 10분씩 늘리고, 강도도 1씩 늘리면서 꾸준히 조금씩 조금씩 추가하고 올려야 한다고 합니다.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의욕이 앞서서 처음부터 한 번에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예전의 저처럼 제풀에 지쳐 포기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오히려 타이트한 계획이 스트레스가 되어 중도 포기를 부릅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는 계속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해요. 계획은 계속 수정해서 나에게 맞춰가면 됩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함께 조금씩 실행해 나가면 될 것 같아요.
루틴으로 만들고 싶은 일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응원하는 건 어떨까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 같지만 그 일상에 최선을 다하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당신의 루틴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