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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라KAYLA Oct 01. 2016

디종 생활_나의 레벨은 3

한 시간을 위한 두 시간 

9월 30일 아침 10시까지 학교를 가야 했다. 집 앞에서 기차역까지 10분 정도. 기차역에서 디종까지 약 1시간. 디종 역에서 학교까지 트램으로 25분. 그러니 총 1시간 30분은 걸리는 학교 가는 길. 

샬롱에서 디종가는 기차를 기다릴때의 하늘.

오늘은 드디어 반배정을 알 수 있는 날. 

난 레벨 3. 

레벨 4부터 대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건데, 난 레벨 3니까. 수업보다는 기초문법 같은걸 더 배우게 되겠지?

*이러면서 속으로, 레벨 4가 되면 도대체 어떻게 수업을 들어야 하나, 너무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한 내 모습이 생각나네....


막상 도착하니, 반별로 나눠져서, 선생님이 누군지, 반 친구들은 누구인지 알게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배정된 반 알려주고 시간표 받고 끝났다.

다음 주 월요일 10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된다고 하니, 그날이나 돼야 선생님이 누군지, 같은 반 사람들이 누군지 알 수 있게 돼는구나…^^ 

**학교에서 찍은, 내 마음이 잘 표현 된 사진. 혼란스러움.


그래. 내가 이 한 시간을 위해 두 시간을 들여왔다. 

그래도 옆에 앉아있던 두 학생들과 말도 걸고 밥도 같이 먹었다. 

비록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 밥을 먹으니... 

괜히 긴장해서 체하고… 집에 와서 구토 쇼를 했지만 

내가 이렇게 낯을 많이 가리고, 처음 겪는 상황에 대해 힘들어하는구나 알았다.

그래도 괜찮다. 


다음번에는 분위기 이어갈라고 노력하면서 밥을 먹을 게 아니라 

내 생각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 두 친구 집으로 초대해서 밥 한 끼 해서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간표 상으로는 앞으로 월~금까지 매일매일 학교를 간다. 

그중 수요일과 금요일은 2시간짜리 수업 하나를 듣기 위해. 그 하나를 위해 간다.

그래도 가야지. 수업 외 나머지 시간을 뭘로 활용할지 고민해봐야겠다.


하나. 내가 밤새 토하는데 이 집 고양이는 벽만 보고 자더라. 

벽보고 자는 고양이, 크라퓰.

둘. 내가 밤새 토해도 달래주는 이가 없었다. 

셋. 밤에 잠 못들 땐 수면제가 최고구나

넷. 내 나라 말로 같이 떠들 수 있다는 게 큰 위로구나 

다섯. 다들 프랑스 처음 도착해서는 같은 마음, 같은 고민이구나. 

여섯.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일 곱. 괜찮다. 



2016년 9월 30일 하루 늦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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