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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Nov 21. 2018

48주간 글을 썼습니다

만원이 아까워 어떻게든 써냈더니

2017년 11월 4일,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날이다.

'글을 써야지' 생각만 하다가 블로그에 처음으로 공개글을 썼기 때문이다.


성장판 글쓰기 2기로 시작해, 이제 7기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의외로 끈기 없는 일상에 '내게도 끈기라는 게 있구나'를 발견했다고나 할까.


사실 그 끈기의 실체는 글 제출을 하지 못하면 차감되는 '만원의 압박' 이었을지도. '이렇게 허술한 글을 올려도 될까', '이번 주엔 피곤하니까 포기해볼까' 하는 갈등 속에서도 어떻게든 일요일 11시 58분까지는 글을 발행했던 건 만원의 힘이라 본다.


무엇보다 성격상, 한 번 쉬면 계속 쉴 나 자신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계속, 어떻게든, 쓰고 또 썼다.


매주 일요일 밤 마감의 압박에 시달리며 글을 발행하기를 48주째, 짧은 글쓰기 여정이지만 내게도 변화가 있구나 싶어 돌아보고자 한다.




글이란 걸 마음먹고 작성해 본 2기(2017. 11. 04 ~12. 24)


언제나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내가 하지 않는 일은 쉬워 보인다. 저 사람은 나보다 쉽게 돈을 버는 것 같다.


하지만 직접 해 봤을 때도 쉬운 일이란 정말 드물다. 내가 "쉬워보이는데, 블로거나 해 볼까"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다.


좋아하는 소재로 글을 쓰기도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첫 글을 뒤로 하고 8주 완주를 해서 8만 원과 보상금(?!)*을 받았다.


*보상금 : 성장판 글쓰기 모임은 매 기수마다 8만원을 내는데, 끝날때 정산을 한다.(운영비 별도)글을 쓴 횟수x1만원을 돌려받는데, 이때 글을 쓰지 못한 사람들의 적립금(벌금)을 8주 완주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다들 열심히 쓰기에 많지는 않다. 치킨 한마리 금액 정도지만 이게 또 뭐라고 큰 위안이 된다.


가까스로 8주 글쓰기를 마치고 나름의 소회를 적어보기도 했다. 지금 다시 읽으니 엄청나게 부끄럽구나...

https://blog.naver.com/jsatoy/221169910106


많이 읽히는 글은 써 봤지만... 3기(2018. 01. 21~ 03. 11)


성장판 글쓰기 강의를 듣고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나름 있어 보이게 글 작성 계획을 적어 낸 탓인지 브런치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는 쉽게 작성할 수 있지만, 지금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내 글을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란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파워블로그가 있었다. 정말 센세이셔널한 글을 쓰고 그걸 파급력 있는 누군가가 언급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내 글을 읽어줄까?


공개로 발행하긴 했지만, 공개의 의미는 크지 않은 네이버 블로그를 뒤로 하고 브런치로 이사를 했다.


브런치에 둥지를 튼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누군가 지금 글을 쓰기 시작한다면 아마 브런치가 나을 거라 추천하고 싶다. 일단 글을 올리면 있어 보이는 폰트와 컬러, 매거진이라는 보기 편한 폴더, 그리고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이나 글을 많이 쓰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열려있는 듯한 큐레이션.


카카오페이지에 노출된 탓에, 방문자도 없던 내 브런치 글을 4만 명 이상이 읽었다. 계속 조회수와 구독자 알람이 울렸다.

https://brunch.co.kr/@madamesnoopy/8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해 글을 썼다. 물론 그 전의 경험과 사진이 한몫했지만, 몇만 명의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다는 것이 이렇게 신나는 일인지 처음 알았다. 업무상 작성한 글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이었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시도했지만, 역시 음식 소재만 한 게 없구나... 4기~5기(2018. 03. 25 ~ 07. 22)


브런치에서 참 재밌는 기능은 글 랭킹이다. 지금까지 내가 발행한 글 중 가장 많이 읽힌 글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이건 공유수나 댓글 수로도  세울 수 있어 내가 쓴 글 중 어떤 소재가 인기 있었는지 돌아보는데 유용하다.


여의도 빵집 추천 글에 이어 케이크 관련 글을 연이어 쓰고 나름 괜찮은 반응을 얻은 후 주제를 바꿔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때쯤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새로운 글 소재를 위해 추가로 빵을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음식이 많이 나오는 만화책 리뷰를 하며 마음을 달랬다.  

https://brunch.co.kr/@madamesnoopy/34


브런치 매거진 남발의 시대, 6기~7기( 2018. 07. 29 ~ 현재)


브런치는 정말 '작가님' ' 책 출간'에 어울리는 플랫폼인데, 이중 마음에 드는 기능이 <브런치 매거진> 기능이다.


매거진을 두어 개 만들고 나니 매거진에 속하지 않은 글이 왜 이렇게 안쓰러워 보이는지.

글에 맞춰 매거진을 남발하던 어느 날, 한 매거진에 30개 이상의 글을 작성하면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얘길 들었다.


방향을 정해 글을 모아야지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매거진을 몇개씩 합치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다 채우지 않겠어라는...




나는 정말 게으른 사람이다.


매주 만원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누구나 본인이 참지 못하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잘 이용하면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도 8주 완주, 48번째 글이다. 8주씩 10번 하면 80개, 50번 하면 400개의 글이 쌓인다.

만약 성장판에서 이 모임을 중지하면 개인적으로라도 만들어서 완주할 생각이다. 키보드 칠 힘만 있으면 계속 쓰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Shall we write?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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