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남자. 큐레이터 1 <시즌1>

시트콤: 미술관에서의 운명적 만남

by 새벽별노리


<프롤로그>

‘웃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은 하루에도 수십 번을 달고 산다. 사실, 나는 웃는 법을 잊은 지 오래다. 그래서 비극이 아닌 희극, 신파가 아닌 코미디를 꿈꾼다.


오감을 발동시켜 꿰뚫어 보고 싶게 만드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을 상상하며 나의 하루가 픽션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의미가 없잖아.” 누군가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안다. 생각이 곧 돈이고 시간이라는 것을. 하지만 내게 있어 진정한 의미는 숨 막히는 일상 속에서 나를 숨 트이게 하는 즐거움을 만날 때, 사각거리는 종잇장 같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 그 순간에 있다.


내 삶의 시트콤은 거창한 세트장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 익숙한 일상에서 매일 촬영되고 있었다.


내 주위 사람들이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어이없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힘냈으면 좋겠다.


가장 가까운 곳에 행복이 뭉쳐 있고 스며들어 있었다. 나는 이제, 소품 하나 없는 무대 위에서 나의 시트콤을 계속 쓸 것이다.


‘극한 남자. 큐레이터‘ 시트콤의 두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등장인물*

남) 큐레이터. 강이언

겉으로는 냉철하고 이성적이지만, 속으로는 예상 밖의 일

에 쉽게 흔들리는 허당미가 있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

해 모든 것을 질서 정연하게 유지하려 하지만, 여주인공 때

문에 번번이 계획이 틀어집니다.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

졌다는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 시트콤작가. 허담미

천진난만하고 엉뚱하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합니 다. 현실을 드라마나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받아들이는 독 특한 시각을 가졌습니다.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사실 시트콤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혼자만의 외로운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이는 그녀 가 엉뚱한 상상력으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과정이기 도 합니다.



<미술관>

큐레이터인 이언은 전시회에서 작품을 보며 혼잣말하는 담미를 발견한다.

담미

“저 석상의 모습은 또 어떤가?

음, 이 괴로워하는 미간의 깊은 주름과 애절한 손 끝.

가려웠나 봐. 긁어 줄 수도 없고.. “


“이 그림은 평화로운 척하지만, 사실은 주식 폭락으로 괴로워하는 가족의 모습"이로구나.


이언

"뭐라고?! 아하하하."

속으로 키득대던 이언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담미

“저 남자 손에 들린 꽃다발은 고작 안개꽃뿐이군.

5월이라 아무리 꽃값이 비싸도 그렇지. 분위기 제로 센스꽝!! 저러니, 체인 거야. “


이언은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독특한 해석에 궁금증이 커져갔다.


붓터치 하나하나를 분석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가는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과정이었다.


홀리듯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이언.


담미는 등 뒤에서 끈적한 시선을 느꼈다. 힐끗 뒤를 보니, 한 남자가 그림을 보는 척하며 슬금슬금 따라왔다.


담미

“아니, 설마... 그림 보는 취향이 비슷한 건가?

어제 본 사람인가? 아니, 처음 보는데. 왜 자꾸 따라오지?

불편하게.... “


다음 그림으로 이동하자, 그도 슬금슬금 따라온다.

담미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다음 그림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도 따라온다.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빠르게 하자, 그 속도를 높인다. 마치 스파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담미는 더 이상 작품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미술관 스토커 대처법'으로 가득 찼다. 감상은 뒷전으로 하고, 담미는 전속력으로 전시실을 탈출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뒤에서 "저기요..." 하는 소 리가 들렸다.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잔뜩 경계하며 뒷걸음질 치는 담미에게,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언

“저기요... 잠시만요. “


담미

“왜 그러세요...?

돈 없어요! 그림도 안 훔쳤어요! 그냥 지나가세요!"


그러자 이언은 당황하며 웃었다.


이언

“죄송해요. 놀라게 해 드리려던 건 아니었어요. 작품을 해석하는 발상이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모르게 따라다니게 되었네요.”


“저는 강이언, 이번 전시를 담당한 대표 큐레이터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잠시 이야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카페>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카페. 이언(큐레이터)은 카푸치노를 마시며 미술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담미(시트콤 작가)는 그 이야기에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반응한다.

이언은 그녀의 독특한 시선에 끌려 미술관 카페에서 대화를 이어간다. 이언은 미술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이야기하고, 담미는 그것을 시트콤 아이디어로 바꾸어 낸다.



이언

“이 작품은 작가가 고뇌 끝에 얻어낸 깨달음의 결과물입니다. 검은색은 절망을, 흰색은 희망을 상징하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눈썹에 대한 궁금증 또한 여러 가설이 있어요.


16세기 초 이탈리아 피렌체 상류층 여성들은 넓은 이마를 미의 기준으로 여겨 눈썹과 속눈썹을 뽑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설이죠. 당시 미의 기준에 의한 하나.


둘, 복원 과정에서의 손상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이 낡거나, 복원 및 청소 과정에서 눈썹 부분이 손상되어 지워졌을 가능성이죠. 특히 프랑스 과학자의 연구 결과, 모나리자의 눈썹이 원래 그려져 있었으나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어요.


셋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눈썹을 흐릿하게 또는 그리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지요.


현재의 기술로 모나리자를 분석한 결과, 원래 눈썹과 속눈썹이 그려져 있었다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담미


“어렵게들 생각하시네요. 현재의 기술로 분석한다면, 뭐,

모나리자 눈썹이 없는 건 눈썹 문신을 하다가 실패했기 때문이죠. “


이언은 커피를 뿜을 뻔하며 당황한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엉뚱한 해석에 피식 웃는다.


이언

"아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죠?"


담미

“저도 먹고살아야죠! 저런 걸로 시트콤 한 편 뽑아내면 대박이라고요. 다음번엔 '큐레이터의 낮과 밤사이' 이런 걸로 해볼까? 미술품 사이에 숨겨둔 족발을 먹는 큐레이터라든지..."


이언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엉뚱하게 해석하는 그녀에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녀의 기발한 상상력에 점점 빠져든다. 이언은 담미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그녀에게 시트콤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이언

“좋습니다. 그럼 제가 미술 분야 자문을 맡죠. 대신 제 전문성을 존중해 주셔야 합니다."



담미

“오, 그럼 저도 선생님의 미술관에 가서 직접 취재할게요! 작품에 대한 엉뚱한 해석도 마음껏 해도 되겠죠?"



그들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지만, 상대방의 시선에 매료되어 함께하기로 한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다음화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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