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의 길에서는 조지아 교회를 비롯해 아르메니아 교회와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 로마 가톨릭 교회도 보이고 심지어는 모스크까지 보인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트빌리시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자이크 같은 도시다.
그중에서도 도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3박 4일 동안 가장 많이 기웃거리며 지나다녔던 거리는 루스타벨리 스트릿이었다.
루스타벨리 거리 Rustaveli Avenue
트빌리시의 루스타벨리 거리는 타마르여왕 시절 대문호였던 쇼타 루스타벨리 Shota Rustaveli(1172~1216)의 이름을 딴 거리이다. 트빌리시에서 볼거리, 먹거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트빌리시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루스타벨리동상이 있는 곳에서 자유의 광장까지 이어지는 좌우측에는 19세기 건축물들이 즐비한데 이 건물들은 박물관 및 미술관, 극장과 의회 및 관공서 건물들로 마치 역사가 깊은, 때가 적당히 묻은 유럽 도시를 보는 것 같다. 세계를 뒤흔들었던 조지아 출신 공산주의 인물 스탈린과 세바르드나제가 드나들었을, 지금은 보수 중인 공산당사 옆을 지나니 살짝 긴장감까지 생긴다.
트빌리시 루스타벨리 거리
의회건물
보수 중인 오페라극장
‘내셔널 갤러리’와 ‘조지아 내셔널 뮤지엄’에는 생각 이상으로 훌륭한 전시가 기획되어 있었다. 특히 조지아 내셔널 뮤지엄 2층에서는 ‘니코 피로스 마니’의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시그나기에서 본 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정말로 실컷 만끽을 했다.
또한 Iakob Nikoladze (1876–1951)라는 조각가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감정표현에 충실한 표현이 특징인 그의 작품 중에 특히 1905년작 ‘Salomea’라는 작품은 로댕의 1900년 작품 ‘The Kiss’를 생각나게 하는 형식을 하고 있어 제작연도를 보니 ‘The Kiss’ 이후의 작품이다.
1840년 태생인 오귀스트 로댕보다는 한 세대 후배 조각가인 셈이다. 쿠다이시가 고향이라는 그는 피로스마니만큼 영향력이 있는 조지아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이다. 그를 보고 나니까 루스타벨리 거리에도 그의 작품이 서 있었다.
트빌리시에서 볼 것도 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면, 주변에 널려있는 재미없는 미술관이라도 한 번쯤 가보면 어떨까. 하루에도 서너 번 지나다녔던 루스타벨리 거리의 벼룩시장에서는 마치 인상파시절의 작품 같은 멋진 유화작품들이 주인을 기다린다. 수준이 높은 조지아의 예술은 생활 자체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피로스마니 작품을 모방한 작품들도 널려있는데 피로스마니가 사랑했던 여인 마르가리타를 그린 작품도 있는데 선뜻 한 장 사고 싶어 진다.
트빌리시에서 다시 만난 니코 피로스마니
Iakob Nikoladze의 ‘Salomea’프리덤 광장에서 므트크바리강변쪽으로 가면 6세기에 처음 세운 시오니 교회는 조지아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곳으로 ‘성 니노’의 포도나무 십자가가 보관되어 있는 교회라고 한다. 재건한 교회답지 않게 단순하고 묵직한 파사드가 분위기를 꽉 잡는다.
성 니노와 관련이 있어서일까, 뒷모습은 므츠헤타의 언덕에 있는 즈바리교회를 닮았다.
므츠헤타의 즈바리교회와 닮은 시오니교회. 성 니노의 십자가가 보관되어 있다.
므트크바리강변에서 바로 보이는 나리칼라요새는 아바노투바니마을에서 오르거나 리케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
오른손에는 칼을, 왼손에는 포도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는 조지아의 어머니 카르틀리스 데다 Kartlis Deda가 보인다. 너무 더워 그늘이 드리워진 조지아어머니상 아래에 주저앉아 있으니 바람도 산들산들 불어주고 기분 상 어머니 그림자처럼 포근하다. 어머니라는 단어는 긴장감의 끈마저 놓게 만드는 것 같다.
수박주스 한잔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쯔민다사메바교회Holy Trinity Cathedral Church로 내려간다.
트빌리시를 구시가지와 신지가지로 나누는 므트크바리강
나리칼라요새
쯔민다사메바교회와 므타츠민다Mtatsminda 파크
2004년에 세워진, 현재 조지아사람들의 역량이 모아진 것 같은 교회다. 넓은 부지는 물론이고 교회는 대단히 크지만 거슬리지 않는 위엄이 있다. 내부는 전통적인 조지아교회의 모습대로 정결하고 검박하다.
므타츠민다Mtatsminda 파크는 푸니쿨라(왕복 4 라리)를 타고 올라가면 위에는 높은 산 위에 평지가 있어 TV송신탑이 있고 넓은 놀이공원이 형성이 되어있다. 피로스마니가 살아있을 때도 있었던 푸니쿨라로 그의 그림에도 푸니쿨라가 그려져 있다. 트빌리시를 바라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 중의 하나이다. 야경을 보려면 시간을 보내야 해서 대형 레스토랑으로 갔더니 전망 좋은 좌석은 전부 예약석이다.
내려가는 길, 사람들이 야경을 보려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푸니쿨라 탑승구가 북적인다. 아마도 고급 레스토랑이 생겨서 그런가 보다.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오는 언덕 기슭에는 작은 다비드 교회가 위치한다. 푸니쿨라를 타고 중간에 내려서 교회를 보고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쯔민다사메바교회 Holy Trinity Cathedral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