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페르시아 07화

별빛만큼 많은 연인들

# 이스파한 - 체헬소툰과 하쉿 베헤쉿

by 그루

체헬소툰Chehel Sotun Palace


체헬소툰Chehel Sotun Palace은 1647년 ‘샤’의 접견실 건물로 만들어진 궁전으로 차하르바그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궁의 전면에 보이는 우아하면서도 시원하게 위로 뻗어있는 20개의 기둥과 들보는 플라타너스 나무로 제작되었다. “멋지다.” 넋을 놓고 바라볼 만큼.


Chehel Sotun Palace


체헬은 40을 나타내니 40개의 기둥을 의미한다. 20개의 기둥40 개의 기둥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오전에 입장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물에 비친 낭만적인 기둥들을 확인할 수 있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정원은 전통적인 페르시아양식으로 궁의 정면에 아름다운 연못이 있고 양쪽에는 대칭형의 정원수와 꽃, 물은 수로를 통해 정원을 돌며 고이지 않고 흐른다.


플라타너스 나무로 제작된 날씬한 20개의 나무기둥이 매력적인 궁


경쾌하게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있는 궁 안으로 들어서면 가운데에는 연못이 있고 연못의 네 귀퉁이에는 샤의 상징인 사자가 입을 오므리고 앉아있다.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사자의 오므린 입은 물이 나오는 분수이다. 카샨의 핀가든 보다는 소심하지만, 더운 날씨에 온도를 내리기 위해 실내까지 물을 끌어들였다.



궁 안에는 프레스코화로 그려진 그림들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중 한 개의 대형작품은 예전 그대로란다. 당시 중앙아시아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그려진 벽화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그림에는 인도의 무굴 황제 후마윤의 모습이 등장한다. 후마윤은 아프간계열 이슬람 왕조인 수르왕조의 세르 샤에게 패하자, 1540년 페르시아로 도피하는데 그림의 시기와 일치한다. 후마윤은 세르 샤가 죽은 뒤 1555년 15년 동안 끊어진 무굴왕국을 다시 부활시킨다. 이 그림의 장면 이후 후마윤은 무굴제국의 황제로 다시 부활하는데 페르시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역사의 연결고리를 눈앞에서 발견하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다.


가운데 두 사람, 후마윤과 사파비왕조 2대 황제
단순한 색과 선의 벽화들 오른쪽 위의 복원한 부분을 알기 쉽게 구분해 놓았다.


하쉿 베헤쉿Hasht Behesht Palace


‘천국의 방’이란 뜻의 하쉿 베헤쉿 궁전 Hasht Behesht Palace은 1669년 사파비 왕조의 샤 슐레이만에 의해 만들어진 궁전이다.


궁전은 대로변에 위치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들어와 쉴 수 있도록 넓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여기저기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어디를 가든지 이란인들의 모습은 대부분 가족단위인데 잔디밭에 앉아서 차를 마시든가 밥을 먹는다. 아이들과 함께인 가족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행복해 보인다. 그러다가 여지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앉히고 차를 대접하며, 사진까지 찍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이란에서는 늘 배가 부르다.


Hasht Behesht Palace


쇠락해 보여서 더 아름다운 궁의 창살 너머로 보이는 치장벽토가 사파비왕조의 궁전이었던 알리카푸궁전의 이미지와 중첩된다. 빛바랜 모습의 팰리스는 건물의 사방을 둘러싼 잘 가꾸어진 정원과 흐드러진 장미꽃들, 활기에 넘치는 사람들로 인해 더욱 예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늦은 밤 호텔로 들어가는 길, 가스등처럼 분위기 있는 궁의 불빛에 이끌려 다시 들어간 정원은 불빛만큼 많은 연인들이 밤하늘의 별빛들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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