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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범균 Mar 08. 2016

잔소리

조언

회사에서 동료들, 특히 경력이나 경험이 나보다 많지 않은 동료에게 개발 실력을 키우라는 의미의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처음 리더가 될 때는 잔소리를 가끔 했지만 30대 중반이 되면서 잔소리를 많이 아끼고 있다. 잔소리를 하지 않는 이유야 여럿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개발로 먹고 산다고 해서 꼭 개발을 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개발자가 개발로 평생 먹고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지금보다 더 좋은 대접해주는 IT 회사에 가고 싶다면 당장 개발 실력을 키워야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뛰어난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 스스로도 초사이어인급 개발자가 되는 건 목표가 아니고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IT 회사에 가는 것도 목표가 아닌지라, 회사 동료에게 공부해서 개발 실력 키우라는 말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개발 실력보다는 본인의 목표나 꿈에 대해 고민하라는 얘기를 더 많이 하는 듯하다.


회사에서는 이렇지만, 사회에서는 모드가 약간 바뀐다. 누군가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때 특히 그렇다. 이때는 정말로 개발을 잘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잘 한다는 게 뭔지에 대해서 같이 얘기해보고 잘 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아쉽게도 말로만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경우가 은근 많아서 잔소리가 조언이 된 적은 많지 않다. 돌이켜보면 내가 상대방에 공감도 잘 못하고 자극도 못 주는 인간이라 잔소리를 조언으로 승화시키지 못 한 것도 같다.


앞으로 잔소리는 더 줄이고 공감 능력은 향상되길 바란다. 그래야 꼰대가 아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동료/선배/후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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