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모빌리티 결산
어느덧 2025년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러닝을 하고 돌아오면, 몸은 뜨거워지지만 머리는 맑게 개는 기분이 듭니다. 트레일 러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앞만 보고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발밑의 지형을 읽고 옆에서 달리는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임을 매번 배웁니다.
모빌리티 산업, 특히 자율주행 분야의 2025년도 마치 숨 가쁜 '인터벌 트레이닝' 같았습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발표된 <2025 자율주행차 연방 정책 결산> 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레이스의 현재 위치를 짚어보고 미래의 도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와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단순한 기술 동향이 아닙니다. 이것은 기술이 우리 삶, 그리고 '사람'과 어떻게 발을 맞추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트랙이 넓어졌다: 실험실을 넘어 도시로
올해 미국의 자율주행 지도는 확실히 넓어졌습니다.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오스틴, 댈러스, 마이애미, 내슈빌까지... 자율주행차들이 누비는 '트랙'이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화물 운송을 위한 무인 장거리 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죠. 과거에는 "가능할까?"를 물었다면, 2025년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를 증명한 한 해였습니다.
트랙이 넓어졌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올해 발의된 'AV 접근성 법(AV Accessibility Act)'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연구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러닝을 하며 느끼는 자유로움을, 신체적 제약으로 이동이 어려웠던 분들도 자율주행차를 통해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기술이 지향해야 할 진짜 결승선은 바로 거기가 아닐까요?
울퉁불퉁한 코스 정비하기: '패치워크' 규제를 넘어
트레일 러닝을 할 때 코스가 제각각이면 부상 위험이 큽니다. 현재 미국의 자율주행 규제가 딱 그렇습니다. 주(State)마다 허가 조건과 경찰 대응 매뉴얼이 제각각인 '패치워크(Patchwork)' 상태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 의회는 '아메리카 드라이브 법' 등을 통해 연방 차원의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려 노력했습니다.
"규칙은 구속이 아니라 '안전벨트'입니다"
도로 위에서 지역마다 규칙이 다르면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연방 차원의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규제가 아니라, 러너들이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도록 코스를 평탄하게 다지는 작업(Preemption)입니다. 제조사에게는 혁신의 발판을, 우리 시민들에게는 '신뢰'라는 안전벨트를 채워주는 과정인 셈이죠.
함께 달리는 사람들: 기술과 노동의 딜레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갈등은 '노동(Labor)' 이슈였습니다. 트럭 노조와 일부 의원들은 "안전과 돌발 상황 대응을 위해 인간 운전자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고, 업계는 완전 무인화를 외쳤습니다. 2026년에는 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생 없는 속도는 폭력일 수 있습니다"
기술은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는 노동계의 목소리는, 우리가 기술 도입 속도에 취해 사람을 놓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자율주행의 성공은 센서 성능뿐만 아니라, 기존의 운전자들과 어떻게 '페이스'를 맞춰 함께 달릴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습니다.
기록보다 중요한 진실: '실패'를 데이터화하라
2026년을 준비하며 캘리포니아주는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단순히 자율주행이 해제된 횟수(Disengagement)를 세는 것을 넘어, '시스템이 어떤 상황에서 실패했는지(System Failure)'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한 것입니다.
학창 시절 성적표의 점수보다 중요한 건 오답 노트입니다. 모빌리티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몇 킬로를 무사고로 달렸다"는 자랑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실패했고, 이렇게 극복했다"는 솔직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제가 2026년부터 새로운 곳에서 정책 연구를 시작하며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실패를 투명하게 공유할 때, 비로소 진짜 안전이 만들어지니까요.
에필로그: 새로운 출발선에서
러닝화 끈을 다시 고쳐 맵니다. 2025년이 자율주행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제도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해였다면, 다가올 2026년은 그 제도 위에서 본격적인 상용화라는 장거리 레이스가 시작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저 역시 2026년부터는 새로운 연구소에서, 더 깊이 있는 정책 연구로 이 레이스에 힘을 보태려 합니다. 기술이 차갑게 홀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를 품고 함께 달릴 수 있도록 말이죠.
날씨가 춥습니다. 하지만 혁신의 도로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다가오는 새해, 각자의 레이스에서 부상 없이 즐겁게 완주하시길 응원합니다.
https://enotrans.org/article/2025-autonomous-vehicles-federal-policy-wrapped/ (접속일 :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