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제어되지 않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히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예전같으면 유연하게 대처했을 상황에서도 뻗뻗하게 고집을 피우게 되고, 즉각적인 감정 너머에 있는 상대방의 두려움, 욕망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함이 없어졌지요. 그래서 퇴사 후에 인간관계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초점을 두었던 것은 '저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상대을 제압할 수 있는 시원한 한방' 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오직 우리는 자신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밖에 나가서 남과 샅바 싸움을 하는게 아니라 나 스스로 내면을 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거죠.
불교 철학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보는 세상은 실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우리 마음이 투영된 환상이라는 메세지가 심겨져 있습니다. 내가 그 환상속에 있는 인물을 바꾸려면 유일한 방법은 내 마음속에 있는 마음의 영사기를 바꾸는 것 뿐이겠죠.
명상은 영사기를 조절하는 힘을 길러 주는 기법입니다. 프로젝터에 내가 원하는 장면이 나올 수 있도록 바꾸는 힘을 길러주는 거에요. 명상을 하는 것을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것에 비유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진심으로 정확한 표현 입니다. 명상을 하는 것은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스스로 일어나 걷기조차 힘든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작업입니다. 10년동안 병상에 누워 꼼짝않고 있었다면 두 다리로 일어서는 데에 2년 3년이 걸릴 수 있겠죠. 우리 마음도 내가 작동을 하지 않은 기간 만큼 굳어져 있기에 명상으로 내가 변화하는 것을 느끼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적을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