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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정원사 안나 Aug 05. 2020

권위적이지 않으나 권위 있는 리더가 되는 법

모두에게 책임감 있는 매너가 필요한 시대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주변에 '팀장'이 되어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언제까지나 회사에서 막내일 것만 같았던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그런데 팀장이 된 친구들을 보면 얼굴이 썩 좋지가 못하다. 그중에는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친구도 있었다. 팀장이 되면 그저 막연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했다. 부서 내에서 권한도 갖게 되고 부하 직원도 생겼으니 이제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세상이 열릴 것만 같았는데 말이다. 팀장이 된 친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전혀 예상과 다른 일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위로는 상사에게는 '압박'을 받고 있고, 아래로는 팀원들로부터 '반박'을 받고 있었다. 임원으로부터는 엄청난 양의 프로젝트와 함께 실적에 대한 부담이 내려왔다. 동시에 각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팀원들로부터는 그 일을 본인이 왜 맡아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박을 받았다. 지위에 관계없이 사람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어린 팀원들은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지시를 수용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대체로 이들을 설득시킬 충분한 여력도, 능력도 못 되는 팀장은 팀원들이 서로 떠넘기기 바쁜 일을 대신 맡아서 새벽까지 남아서 일을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오죽하면 팀장 하기 싫은 사람들의 모임까지 생겼다고 하겠는가.


밀레니얼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블로그 중 하나인 '인터비즈'에는 '팀장 모임'이라는 클럽이 생겼다.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끼여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팀장들이 모여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나름의 해결 방안을 찾는 모임이다. 옛날에는 상사라는 자리가 주는 타이틀로 모든 권한을 가지고 팀원들에게 손끝 하나로 지시를 내릴 수 있었는데 요즘은 상사가 부하직원들의 눈치를 더 보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비단 팀장뿐이겠는가? 요즘은 임원들도 팀의 눈치를 본다. 어느 누구도 직위로 인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되는 시대는 끝났다.


극단적인 예로 대통령조차도 온라인상에서는 국민 한 명이 내뱉는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밖에 없다. 사장은 직원에게, 교사는 학생에게, 기업은 고객에게 직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가 열려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어떤 자리 나 직함이 주는 권력이 예전처럼 힘을 갖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시대에 권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만 일으킬 뿐이다. 그렇다면 리더의 권위가 실추된 시대에 어떤 식으로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 리더가 권위를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선한 권력의 탄생'에서 오늘날의 권력이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부여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조직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사람에게 좋은 평판이 쌓이고 이것이 곧 그 사람의 위상이 되어서 권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여된 권력도 영원히 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뒷말을 통해서 끊임없이 권력자를 견제하고 이것이 자정 작용을 일으켜서 다시 권력자에게 힘을 빼앗기도 한다. 기존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 자들을 너무나 쉽게 이용하고 자신이 가진 힘을 소수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썼던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이는 바람직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이제 끊임없이 권력을 견제하고 다수를 위해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구도를 갖추게 되었다.


오늘날의 권력은 따뜻한 눈빛, 공감, 감사, 유머, 스토리텔링, 스킨십 등을 통해서 유지된다. 예전처럼 힘으로 '나를 따라오라!'라고 외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업무적으로도 완벽해야 하지만 개개인들에게 더욱 인간적인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강압적으로 지시하기보다는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스스로가 의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고취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오바마 같은 스타일이 요즘 리더십인 것이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인간적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일은 기본으로 잘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모자란다면 분명 리더십을 가지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개개인들에게도 더 많은 책임과 신뢰 있는 모습을 요구하게 된다. 이제는 높은 지위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예전보다 훨씬 강한 힘이 주어졌다. 그렇다면 그들도 이제 각자도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말이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을 것처럼 아무 말이나 내뱉거나 무책임하게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힘을 갖게 된 자는 그만큼 자신의 힘을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그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회사 내에서 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온라인상에서도 자신의 목소리에 힘을 얻은 개인들에게 그만큼 책임감 있게 행동할 줄 아는 에티튜드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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