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고환
수컷이니 방울이 두 개 있어야 하죠.^^
그런데 대강이 방울 한 개는 몸 속에 숨어 있었어요. 전문 용어로 잠복 고환인데 개들에게는 그닥 귀한 현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애’도 그렇단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었으니까요. 짧게 "잠복"이라고들 말하죠.
잠복인 경우 촉진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중성화하는데 크게 문제 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네요. 이런 경우, 일반 수컷들은 간단한 시술로 끝났을 것을 배를 여는 조금 더 복잡한 수술이 되는 것이죠. 암컷을 중성화할 때처럼 말이죠.
문제는,
대강이의 방울은 꼭꼭 숨어서 촉진이 안되는 것~.
대강이가 2개월이 되면서부터 중성화에 대해 담당 수의사와 여러 차례 상의를 했더랬죠. 커나가면서 내려 올 수 있다며 예방주사 맞으러 갈때마다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성견이 다 될 무렵, 진정 안만져진다는 쌤 왈, 그냥 살게 하라네요. 위치 특정이 안된 상태로 배를 연 후에 고전하면 생명을 보장 못한다고... 하아…
짝을 맺어줄 계획이 없었던지라
평생 스트레스 받을 녀석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수컷은 처음이라 말로만 들었던 마킹의 정도도 가늠이 안되고...
그러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니 선택의 여지가 없죠. 늘 바빴던 시절이라 그랬지 싶은데 다른 병원을 찾아 볼 생각조차 안하고 중성화 포기.
생각해보면 반려인이 갖춰야 할 상식이 턱없이 부족한 때였습니다.
그 때 다니던 동물 병원은 소규모 병원이었죠. 작은 병원이라 예방주사와 간단한 처치말고는 큰 수술 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었어요. 근무하던 회사 바로 옆에 있어 미용을 한다거나 예방주사를 맞을 때 출근하면서 대강이를 맡겼다가 퇴근할 때 데리고 가는 편의를 봐주던 인심 좋은 곳입니다. 쌤도 친절하셨고 울 대강이를 예뻐해 주셨댔죠.
이렇게 중성화없이 성견 수컷이 된 대강이.
땅바닥에 네다리 딛고 조심조심 쉬하던 강아지 시절이 지나자 절로 한 다리 올려 쉬하게 되고, 마법에 걸린 암컷이 주위에 있는 건 어찌나 재빠르게 아는지....ㅠㅠ
스트레스 받고, 쿠션을 솜씨좋게 구부려 붕가붕가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말귀를 잘 알아듣던 녀석이라 타이르면 바로 자제해줘서 그나마 다행 ... 가끔은 좀 자주 타일러야하는것 말고는 큰 불편은 없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그렇게 8살까지 대강이는 중성화가 안된 수캉아지였답니다. 소강이가 가족으로 합류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한편 저희에게 입양될 소강이는 신경을 살리는 한방 치료를 계속하는 중이었죠. (의학적인 인과관계는 모르겠지만) 마취가 필요한 중성화 수술을 피하라는 소강이 담당 수의사의 의견에 따라 소강이의 중성화를 잠정적으로 포기한 상태였답니다. (이 때는 몇년 후 대강이도 소강이도 꽤 많은 마취와 수술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모르던 참 평화로운 때였죠.)
소강이가 집에 올 날이 가까워지자 대강이의 중성화가 꼭 필요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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