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이가 8살이던 그 해는 변화가 많았어요. 제가 이른 은퇴를 했고, 소강이를 입양했으며, 남편의 근무지를 따라 독일에서 살게 되었죠.
모든 게 낯설었죠. 해외에 개를 데려가는 건 처음이었는데 하필 독일이어서 더 막막했습니다. 대강이 소강이 만큼 비행기를 자주 탄 개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나중엔 익숙한 일이 되었지만 이때는 어디에서 정보를 구하는 지조차 몰랐더랬죠.
그때는 미국으로 가는 서류는 다들 아는데 독일이 요구하는 서류를 아는 동물병원을 찾기도 어려웠죠. 가능한 병원을 겨우 찾았을 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구요. 독일에 개를 데려가려면 광견병 예방주사 접종 후 3개월의 계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안 것이었죠.
그제야 광견병 예방접종을 했던 대강이와 소강이는 바로 출국할 수 없어 서울에 남겨두고 사람만 먼저 독일로 떠났습니다. 독일에 살 집을 구해놓고 잠시 귀국해 대강이와 소강이를 데려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죠.
그동안 대강이는 서울집에서 대학생이던 딸이 보살폈는데 딸은 대강이의 최애 인간이어서 큰 걱정이 없었습니다. 둘이서 아주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나 할까요. 다만 소강이는 임보맘께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죠. 소강이도 임보맘님을 더 편하게 생각하던 때이긴 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입성한 독일은 개들에겐 천국이었습니다. 덕분에 개들과 함께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죠. 대강이와 소강이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즐거움으로 보상받는 느낌이었답니다. 대강이와 소강이는 유로존에서 통용되는 반려견 패스포트도 있었죠.
요즘이야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AI에게서 바로 답을 찾을 수 있어서 참 편리합니다.
참, 튼튼한 가위를 가져가세요. 공항에서 동물을 수하물로 들여 보낼 때 캔넬의 문이 안 열리게 케이블타이로 꽝꽝 묶습니다. 장시간 비행 후 화장실을 가야 하는 아이들을 빠르게 꺼내려면 가위가 있으면 좋아요.
(이 당시만 해도 테잎으로 둘렀었죠. 지금은 케이블타이를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