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페이지를 시작했다
요새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매일 아침 깨어나자마자 작업에 관한 글을 써 보는 건 어떨까, 오래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 보니 나 또한 영감이 가득한 작가로 살고 싶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도 싶었다. 하루하루의 느낌, 그날의 경험, 지금의 생각. 그렇게 시작한 ‘모닝 페이지’가 내 삶과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매일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나 A4 한 장 분량의 글쓰기를 시작한 지 몇 주가 흐르다 보니 작업실 책상에 앉으면 어떤 글이 튀어나올까 기대되기도 하고, 가끔은 설레는 느낌에 절로 눈이 떠지기도 한다.
글을 쓰는 것이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이 일이 나의 내면을 충만하게 한다. 그렇더라도 A4 한 장은 꽤나 긴 분량이다. 이 한 장이 이렇게 깊고 광활한 생각에 빠질 수 있는 공간이구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구나.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들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엔 진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지어내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니까.
의미 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으려 하고, 부득이 의미 없는 일을 하게 되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쓴다. 의미는 추구하며 살 때 생겨나는 것 같다.
〈길 위에서〉를 쓰던 잭 케루악처럼 미친 듯이 적어 내려가 보고 싶다. 생각들이 술술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 어제 치른 일상과 오늘 해야 할 일들 따위가 아니라, 내가 품고 있는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 한 줄씩 쓸 때마다 몇 분씩 흘러가는 것이 참으로 서운하다. 숙고하여 쓴 글이 아니라도, 내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적었을 뿐인데도, 다시 읽어봤을 때 부끄러운 마음이 일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래도, 욕심이 많이 앞서는 것 같군.
글/작품 안경진
안경진은 조각가로 현재 그림자와 여백을 통해 하나의 형태에서 여러 가지 형상이 빚어지는 조각을 만들고 있다. 2004년 첫 번째 개인전 〈여행〉 이후 아홉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백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공저로 『그럴 수밖에 없는 그릴 수밖에 없는』을 펴냈다.
인스타그램 @artin_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