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돌레 매거진 Jan 31. 2024

내 귀에 ROCK, K-밴드의 락(樂)을 소개합니다

밴드는 하나다!

WRITER. 듀몽


Intro. 밴드는 다르다, 그래도 밴드는 하나다! 


FT 아일랜드랑 씨앤블루 이후에 케이팝 씬에서 밴드는 어느 정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을까?

 두 그룹은 남녀를 불문하고 대중들이 떠올리는 케이팝 밴드 그룹의 대명사다. 이들은 모두 FNC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다. FNC는 밴드 중심의 아이돌 그룹을 매니지먼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JYP 엔터도 주목해볼 만하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더 많은 리스너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탄 데다가, 멤버 전원이 군백기를 마친 데이식스가 속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도 밴드 음악은 인디계에서 많이 다뤄지는 편이다. 밴드가 음악방송에 출연하게 된다면, 무대 준비 과정에 악기 셋팅 시간이 수반된다. 악기를 선보이려면 가격대가 있고, 무게가 나가는 악기를 옮기는 번거로움이 있다 보니, 자주 보여주기 어려운 것이다. 더욱이 본업 특성상 예능에 출연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출 기회가 적어서, 아직 남녀노소 떠올릴 만한 대중성 있는 밴드가 많지 않다는 점에 아쉬울 따름이다. 


‘밴드는 다르다. 그래도 밴드는 하나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밴드는 하나다.


 밴드는 다르다. 그룹마다 보컬과 악기 세션 구성이 다양하다. 가령, 보컬은 프런트맨 한 명이 리드하는 경우도 있지만, 멤버 전원이 보컬에 비중 있게 참여하기도 한다. 곡 스타일에 따라서 랩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리고 곡의 주요 멜로디를 잡아주는 기준 악기는 주로 키보드겠지만, 관현악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밴드는 하나다. 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페스티벌에 가봤을 것이다. 단독 콘서트보다는 다른 밴드와 함께하는 공연이 많다는 밴드 특 때문이다. 락 페스티벌의 관객들은 서로 다른 그룹의 팬이더라도 공연에서 뛰어놀고 싶은 마음 하나만큼은 같다. 다양한 악기 소리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낸 풍부한 멜로디, 밴드 라이브의 현장감, 중간중간의 떼창 포인트, 각자 다른 악기를 들고 교감하는 멤버들의 하나된 모습을 보는 도파민에 미쳐 있는 사람들이다. 꿈 같은 공연이 눈앞에서 펼쳐질 때, ‘밴드는 하나다’는 마법의 문장이 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밴드 그룹을 관할하는 국내 소속사를 중심으로, 케이팝 문화를 곁들인 K-밴드를 톺아볼 예정이다. 미공포 문화와 버블 입점, 아이돌의 얼굴(!)로 아이돌과 밴드의 경계에 있는 듯하지만, 엄연한 밴드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소개한다. 



1. JYP: 우리 밴드도 잘하는데 모르는 사람? (탕) 이제 없지?


 예로부터 이어지는 K팝 선두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밴드를 관할하는 아티스트 레이블(스튜디오 J) 본부를 JYP 내부에 따로 두고 있다. JYP 밴드라 함은, 스튜디오 J 레이블의 DAY6(데이식스)와 Xdinary Heroes(이하 엑디즈) 두 그룹을 말한다. 이전에 원더걸스도 밴드로서 활동한 적 있으나, 아이돌 그룹에 가깝다. 

* 4인조 밴드 컨셉은 선미의 복귀와 혜림의 유입 이후 앨범 [Reboot]의 타이틀곡 <I Feel You> 활동부터 이어졌다. (예은 키보드, 선미 베이스, 유빈 드럼, 혜림 기타)  


 JYP의 밴드 연습생들은 댄스를 위주로 하는 여타 연습생과는 달리 악기, 합주, 작곡 레슨과 가사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개의 밴드 연습생은 춤까지 잘 춘다) 더욱이, 대형 소속사의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을 크게 하지 않는 것이 JYP 밴드 특징이다. 데뷔 초창기의 수많은 인디 공연을 통해 오로지 실력으로 살아남도록 하는 혹독한 과정을 거치게 한다. 


 데이식스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밴드 그룹이지만, JYP 소속인 만큼 아이돌과의 콜라보도 자주 보인다. ITZY의 ‘Untouchable’, NMIXX의 Soñar(권모술수) 챌린지 등에 참여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영케이는 엔믹스의 ‘Run for roses’나 엑디즈의 ‘Good enough’를 작사하거나, 백아연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의 랩메이킹을 맡기도 했다.


DAY6(데이식스)


팝과 록 베이스 이전에 케이팝 최고 보컬그룹

                                       (김영대. 주간 문학동네《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7장 중)


ⓒ day6official

 JYP의 첫 번째 밴드 아티스트다. 장르는 ‘팝 록’. 곡들은 헤비메탈, 신스팝, 록 발라드 등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인다. 멤버 성진을 시작으로 군백기를 가진지라 유닛 Day6(Even of day)로 음반을 내거나 멤버 개인이 솔로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최근 모든 멤버가 전역하면서 12월에는 완전체 공연을 올렸다. 


 데이식스의 특징은 모든 멤버가 보컬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보컬리스트로 입사한 리더 성진과 영케이 외에도 돌아가면서 후렴과 애드리브를 맡을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 리드보컬을 달리 하는 전략을 택했다. 악기로는 성진은 기타를, 영케이는 베이스를, 원필은 키보드와 신디사이저를, 도운은 드럼을 담당한다. 


 이전까지는 아이돌 밴드라고 하면 핸드싱크 등 실력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데이식스는 2015년 데뷔 쇼케이스 <Live Club Day> 이래로 초반에는 인디 뮤지션처럼 계속해서 홍대 공연을 올리며 실력을 길러왔다. 그 덕에 이들을 아이돌의 스타성과 밴드 정체성을 모두 쥔 그룹[1]이라 평한다.  


 박진영은 다른 팀에 비해 기본적으로 데이식스의 음악에는 개입하지 않고 개성을 지켜준다고 밝혔다. 데뷔 조건이 데뷔할 수 있을 만한 곡을 쓰는 것이었기에, 2012년부터 한 달에 두 곡씩 총 100여 곡을 회사에 제출하고 거절당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2015년의 ‘Congratulations’가 그들이 최초로 승인받은 자체 프로듀싱 곡이었다. 


 주요 프로듀싱 멤버인 영케이와 원필은 타 가수의 곡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HI-KEY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영케이 단독 작사 곡으로 이미 유명하다. JYP 소속 아티스트는 물론이거니와, <극한데뷔 야생돌>이나 <퀸덤퍼즐>에 쓰일 곡 작업에 두 멤버가 참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원필은 정세운의 ‘Good night’을, 영케이는 하현상의 ‘Love me now’의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청춘 그 자체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최근 대중픽 곡이지만, 그 이전에는 <예뻤어>가 있었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다양한 곡을 추천한다.


[현대판 진달래꽃. 전애인 디스하기: Congratulations]


Congratulations 넌 참 대단해 / Congratulations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 않아 하며 날 짓밟아



[너를 더 이상 안 좋아한다고 : 어떻게 말해]


I hate me now 설레지 않는 내가 싫어 내 마음이 언젠가부터 더는 반응하질 않아 /Hate me now 식어버렸으면 좋겠어 나를 보는 그 눈빛에 사랑이 없으면 좋겠어 



[널 너무 사랑해서 : 놓아놓아놓아]


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내가 없어야만 행복할 너라서 / 놓아 놓아 놓아 



[존댓말로 고백하기: 좋아합니다]


난 그대를 / 좋아합니다 참으려 해봤지만 더는 안되겠어요 / 이제야 말할 수 있겠어요 사랑하고 싶어요 



[한페될 좋아하면 좋아할, ‘데식’표 청량 청춘: Best part]


한 순간도 나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없지 않아 /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 지금이 Best part  



 앞서 시작할 때 밴드가 대중 앞에 얼굴을 비출 일이 적기 때문에 대중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영케이의 활동은 이를 반증한다. MBC <놀면 뭐하니?>의 6인조 보이 그룹 ‘원탑’의 막내로 활동하며, 2023년 11월에는 화제성 1위 예능 출연자에 올랐다.[3] 데이식스는 워낙 유명한 그룹이지만, 예능 활동으로 인해 케이팝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중년층 사이에서도 인지도를 확보한 것이다.

출처: MBC <라디오 스타> /   JYP는 영케이의 <놀면 뭐하니?> 댓글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본인 집에서 밥도 먹이는 등의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한국에 흔하지 않은 락 밴드

ⓒ XDINARY HEROES OFFICIAL


그룹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부터 고민한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Extraordinary Heroes’이 변형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풀네임이지만, 주로 준말인 ‘엑디즈’로 불린다.  전반적인 곡 장르는 록/메탈, 팝 펑크에 기반한다. (멜론(음원 사이트)에는 그들의 장르가 트로트, 포크/블루스까지 명시되어 있다) ‘데이식스보다는 음악적으로 선이 더 굵었으면 좋겠다’는 스튜디오 J 본부장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곡 스타일이다.  


 밴드 그룹에 세계관이 있는 것은 흔치 않다. 그러나 엑디즈는 멤버들이 온라인 합주 플랫폼 ‘♭form’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밴드를 결성했다는 세계관이 있다. 키보드가 둘, 기타가 둘, 프론트맨이 둘, 래퍼가 둘인 것이 엑디즈의 특징이다.  


 멤버별 포지션이 복잡하지만, 그만큼 다재다능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멀티 역량을 보여준다.키보드로는 정수가 메인을, O.de(오드)가 신디사이저로 서브를 담당한다.기타는 Jun Han(준한)이 리드를, 보컬과 랩을 맡은 가온이 리듬기타를 연주한다.그 외에는 주연이 베이스를 치고, 리더 건일이 드럼을 친다. 

 메인보컬과 프론트맨 구성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주연은 프론트맨이자 메인보컬이지만, 메인보컬이 아닌 프론트맨은 랩과 보컬을 도맡은 가온이다.또 다른 메인보컬은 키보드를 치는 정수고, 또 다른 래퍼는 신디사이저를 치는 오드다. 


 밴드인 만큼 공식 채널의 플레이리스트에서 그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퍼포먼스 비디오, instrument live sampler, track video를 볼 수 있다.  

   이들의 노래 스타일은 ‘노빠꾸’(실제로 브레이크를 부숴버린다 *cf. <Break the brake>) 매운맛 락으로 설명하고 싶다. 빌런을 잡는 컨셉, 그룹 스스로가 빌런인 세계관, 특이한 가사 등의 특징을 볼 때 선배 그룹인 스트레이키즈와 유사한 면이 있다.

매운맛 위주의 곡들 사이 순한 맛, 

 [리터럴리 잠꼬대: 잠꼬대]


주연이 나갔어? 야 일단 들어 봐 내가 먼저 해 볼게바나나는 길어 길어 길어 기러기는 뒤집어도 그냥 기러기 


[크리피한 빌런 느낌: Happy Death day]


I Feel like 트랄랄랄랄랄라랄라라 하하 / Happy death day Happy Happy worst day 



아래 두 곡은 엑디즈의 언어유희 가사로 화제가 되었다.


[Brake the Brake] gasoline[개소린] 채워


[Freakin' Bad] If you seek it, why owe you (F-U-*-K-Y-O-U)  

ㄴ 유사한 사례로는 Britney Spears의 <If you seek amy> (fu*k me)가 있다.

2. FNC: 밴드 아이돌의 근본 계보

 FNC 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초창기에는 밴드 위주의 음반 제작이나 공연 기획, 매니지먼트에 집중했다. 아이돌 판에서 최초로 여자 밴드 그룹의 안착을 시도한 것도 FNC였다. 그 주역인 AOA는 2012년부터 2013년의 음반 활동 <ELVIS>, <GET OUT>에서는 댄스와 밴드를 번갈아가며 활동했다. <MOYA(모야)>는 초창기 멤버 유경을 포함한 AOA 블랙이라는 밴드 유닛으로만 활동했던 앨범이다. 


 2015년에는 엔플라잉을 데뷔시켰다. FT ISLAND, CNBLUE의 계보를 잇는 N FLYING이라 해서, 밴드 네이밍을 통해 한성호가 의도한 FNC를 엿볼 수 있다는 카더라가 있다. 그 외에는 ‘허니스트’, 그리고 FNC 차기 밴드 오디션 <The Idol Band : Boy’s battle>에서 2023년 6월 26일에 데뷔시킨 5인조 다국적 보이밴드인 ‘Hi-Fi Un!corn’가 데뷔했다. 


NFlying(엔플라잉)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의 기록을 지닌 밴드
ⓒ NFlying OFFICIAL


‘New(or Next)’의 N과 ‘flying’을 합쳐서, ‘새로운 도약’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어떤 음악을 하냐’는 물음에 하이브리드 밴드 혹은 뉴 트렌드 밴드로 답했다. 케이팝 장르를 다루면서, 힙합과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밴드다. ‘하이브리드’를 표방하는 만큼 팝, 발라드, 댄스까지도 다루고 있다. 


멤버 변천이 꽤 있었다. 베이시스트가 구 허니스트 멤버인 서동성으로 교체되고,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으로 유명한 유회승이 메인보컬 멤버로 영입되었다. 고음에 강한 유회승이 들어오면서 팀의 색깔이 다양해졌다. 이승협의 저음 위주 보컬과 어우러지고, 엔플라잉이 신나는 컨셉까지 다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멤버가 자주 바뀐 편이지만, 케미가 뛰어난 덕에 그들의 팬덤 엔피아도 변화에 잘 적응한 케이스다. 참고로, 끈끈한 조합의 케미로는 유튜브 채널 ‘두 얼간이’를 운영하며 오래된 연습생 메이트 케미를 자랑하는 차훈과 김재현을 예로 들 수 있다. 현재는 ‘악기즈’로 불리는 차훈(기타, 코러스), 김재현(드럼), 서동성(베이스, 코러스)의 군복무로 인해, 임시로 다른 밴드 세션과 함께 보컬 멤버들 두 명이서 활동 중이다.


 ‘Fly high project’라고 해서 2018년 10월부터 6회 동안 진행해온 연간 프로젝트가 있었다. 두 달에 한 번 버스킹을 하고, 단독 공연부터 음원 발매를 한 포맷이다. 그중 2회차 때 발매된 키보드 멤버인 리더 이승협의 자작곡 <옥탑방(Rooftop)>이 그들의 메인 히트곡이다. ‘옥탑방’은 2019년에 역주행하면서, 그들에게 음방 재출연 기회부터, 아이돌 밴드로서 달성하기 어렵다는 음원차트 1위와 음악방송 첫 1위 커리어를 안겨주었다. 그 이후부터는 승협의 자작곡으로 주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옥탑방’ 외에도 엔플라잉표 발라드, 아련청량, 펑키함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곡이 많다. 레전드로 꼽히는 편곡 커버 영상에는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의 ‘더 크로스’의 <Don’t Cry>가 있다. 엔플라잉의 강점인 유회승의 고음, 이승협의 저음과 피아노 반주, 이를 뒷받침하는 악기 사운드 삼박자가 갖춰진 무대다. 영상 반응을 보면 실력파 그룹 엔플라잉의 ‘락 트리뷰트 앨범’을 기원하는 댓글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아름다운 찰나, 청량 어쿠스틱_ Blue moon]


푸르른 달에 맘을 도둑맞듯 세상에 너와 나 단둘만 같았어 / 이 순간이 잠시라면 영원히 멈춰 버리자 


[지나간 후에 깨닫는 행복_Flashback]


언젠가 네가 말하던 그 사랑 얘기에 착각 속 살았던 날 다시 돌아본대도

행복해 말하던 너의 표정의 의미가 놓쳐버린 행복인 걸 알겠죠 


[엔플라잉표 애교_아 진짜요.(Oh Really.)]


나조차도 이해 못 할 내 맘을 주접떨고 있네 / 아 헐 진짜요 진짜로 엉망진창이니까 그런 형식적인 거 말고요 날 위해 말할 순 없나요 Oh really Oh really 


[트렌디하고 펑키한_Video therapy]


Mission 1 아주 힙한 클리셰 뻔해 보임 But I’m ill and legend

Mission 2 변함없이 Classic 흠뻑 빠져라 내 Cute N.Fia 


3. 미스틱스토리: 컨셉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의 집합

 미스틱스토리의 사장은 ‘월간 윤종신’으로 계속해서 곡을 발매하면서, 가수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는 윤종신이다. 그는 현재는 회사 소속 그룹이 된 ‘루시’의 시작, [슈퍼밴드]의 심사위원이기도 했고, 루시와 데이브레이크가 콜라보한 <Oh-eh>에는 프로듀싱에도 가담하기도 했다.  


 소속 밴드로는 루시뿐만 아니라 최근 영입한 데이브레이크(대표적인 대중픽 노래로는 ‘들었다 놨다’와 ‘좋다’가 있다)까지 두 그룹이 있다. 이외에 여자 아이돌 그룹으로는 브라운아이드걸스와 빌리를 두고 있다. 


LUCY(루시)
앰비언스 팝과 바이올린 멤버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확보한 밴드
@BANDLUCY_mystic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붐을 일으킨, [슈퍼밴드]의 준우승팀이다. 활동 계보를 감안하면 ‘아이돌’보다는 인디계의 ‘밴드’로 분류된다. 다만, MBC에서의 활약(가요대제전, 주간 아이돌,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이나 팬덤 문화(미공포 앨범)를 고려할 때 아이돌의 면모를 지닌 밴드로서 설명하기도 한다. (본인들은 미스틱에서만큼은 ‘아이돌’을 주장한다[4])


 참고로, 루시라는 그룹명은 슈퍼밴드 경연 당시 사용하던 녹음실의 강아지 이름이 ‘루시’였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루시의 대표 장르는 실생활의 소리를 녹음해서 음원에 사용하는 ‘앰비언스 팝’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선잠>에는 버스 승하차 소리가, <Boogie Man>에는 앤틱한 재질의 문 노크 소리가 들어가 있다. (<Domino(Feat. D.Hack)>에는 드럼 멤버 신광일의 ‘빠밤’(!)과 루시의 웃음소리가 들어가 있다) 그러나 앰비언스 이외에도 록, 일렉트로니카, R&B 등을 다룬다. 


 이들의 곡은 주로 프로듀싱 멤버인 베이스 조원상이 주축이 되어 만들지만, 모든 멤버가 프로듀싱을 할 수 있다. 실제로 [Childhood] 앨범에서는 각각의 멤버들이 두 번 이상 작곡과 작사, 편곡에 참여했다. 그룹 활동을 위한 공식 채널 외에도, 보컬 멤버들이 미발매 자작곡을 탑재한 사운드클라우드나 멤버들 각자가 음악 활동 등을 위한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아 개인 활동에 대한 자유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중들이 볼 때 가장 특이한 점은 현악기가 밴드에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밴드에서 현악기는 본 적이 없다’는 리스너의 틀을 깬 것은 슈퍼밴드였다. 우승팀 호피폴라에는 첼로 홍진호가 있었고, 루시에는 리더이자 바이올린 신예찬이 있다. 여기에 베이스로 파가니니를 연주할 수 있는 조원상이 있기에, 그들의 공연에서는 빈번히 바이올린과 베이스의 라이벌 구도를 즐길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강점은 특색 있는 보컬의 음색에도 있다. 슈밴 때는 중성적인 메인보컬 프론트맨 이주혁이 있었다면, 본격적인 데뷔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음역대까지 선보이는 최상엽이 그 뒤를 이었다. 루시 곡의 전반적인 구성은 최상엽의 보컬이 중심이 되고, 드러머이자 보컬리스트인 신광일의 부드러운 보컬이 더해지고, 조원상이 코러스를 얹는 방식이다.


루시 곡은 귀여운 가사가 돋보이는데, 무게감 있는 청춘의 고민을 다루기도 한다.


[주접의 끝판왕_아니 근데 진짜]


부디 꽃밭엔 가지 않았음 해 / 헷갈릴 것 같아 뭐가 너인지 알 수 없잖아 바보 같아

넌 가끔 진짜 별로야 내 맘속의 별로 이제 보니 다 거품 Unbelievable 


[청춘에게 바치는 벅찬 위로_아지랑이]


내려놔요 / 부서지는 열성(列星)의 무게를 / 요동치는 반야의 시간 속 움켜쥐었던 성한 곳 하나 없는 가슴을 /아아 원래 그런가 봐요 사랑하기 위한 삶 살기 위해 한 사랑 


[자존감 상승_knowhow]


널 다른 색에 담는 것보다 난 나를 사랑한다 할 수 있는 게 노하우인 거야


[내가 좋아하는 너한테 졌어_맞네]


머리로는 알아 나의 문제들은 투정도 고집도 다 부질없는데

도망가듯 귀를 막아 버렸나 봐 어떤 모습도 좋아해 주는 너인데 / 좀 늦었지만 결국 너 말이 맞네 


4. RBW: 알비덥 특) 실력 좋은 비글돌


 RBW는 [프로듀스 101 시즌2] 아이돌 서바이벌부터,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과 같은 인디 밴드 서바이벌까지 모두 섭렵한 소속사다.  실력파라는 것은 마마무, 원어스, 퍼플키스, 원위 등의 라인업만으로 증명된다. 전반적인 소속 아티스트의 특징은 개그캐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업에 소홀히 하지 않는 점이 RBW 아티스트의 입덕 포인트다. 형제 그룹인 원어스와 원위는 데뷔 프로젝트 시즌2를 함께 출연하고, 뮤직비디오를 특별 출연하는 등의 케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ONEWE(원위)
5단 고음부터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가능한, 우주를 간직한 밴드
@Official_ONEWE


‘우리는 하나다’라는 의미를 담은 그룹이다. 구체적으로는, ‘One’과 ‘We Shine On You’의 ‘We’가 합쳐져서, ‘우리가 서로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진정한 하나가 되어간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그룹명이 원위였던 것은 아니다. 그들의 재데뷔는 2019년이지만, 정식 데뷔는 2016년 mas0094라는 그룹으로서 더쇼에 올랐던 것이 시초다. 


 첫 음원의 발매와 버스킹은 2015년이었던 것으로 보면 오래 활동한 셈이다. 강현과 하린, 기욱이 같은 학원을 다니며 팀을 처음 만들고, 지인이던 동명이 합류하였으며, 멤버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던 케이팝 경연대회에서 대상 수상자 용훈을 영입한 구성이 지금의 원위다. 매주 버스킹 공연을 하다가 지금의 RBW 김도훈 대표와 만났다고 한다.현재로서는 용훈과 강현의 군입대로, 엔플라잉처럼 완전체 활동은 휴식기에 접어든 상태다. 


 Mas0094라는 팀명은 이후 RBW 데뷔 프로젝트에서부터 MAS로 간소화되었다.[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 더 유닛]에서도 MAS라는 팀 이름으로 전 멤버가 참여하였다. 추가로, 현재 원위의 보컬이자 키보드 멤버인 동명은 해당 프로그램의 파이널까지 진출했었으며, [프로듀스 101 시즌2]에도 RBW 소속으로 참여한 적 있다.  


 밴드 장르는 록/메탈이 주축이나 발라드도 잘한다. 보컬은 메인보컬 용훈과 키보드 멤버 동명이 두 축이다. 기악 파트를 주로 담당하는 멤버는 기타를 치는 강현, 베이스와 랩 담당 기욱(전 예명 키아), 드러머 하린이 있다.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앞서 언급하였듯, 원위는 2022년에 인디 밴드 서바이벌인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 참여해서 실력을 선보였다. 프로그램에는 DNA를 편곡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처음에 기욱이 작업한 것을 강현이 이어받고, 마지막에 하린이 드럼을 얹어보며 마무리하는 원위의 곡 작업 프로세스 일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나의 계절 봄은 끝났다> 활동 당시에는 밴드 최초로 릴레이댄스에 출연한 적이 있다. 드러머 하린은 드럼스틱을, 메인보컬 용훈은 마이크를 들고 나머지 멤버들은 본인의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이하고 긴 곡명이 원위 앨범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참고로, (STAR)에는 용훈의 5단 고음이 등장한다. 원위의 곡에는 시적이고 특별한 가사가 많아서 추천한 곡 이외에도 따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Planet Nine : VOYAGER] 앨범만큼은 전곡 가사를 들여다 봤으면 한다.  


[과학적이지만 문학적인_궤도(Orbit_)]

나의 세상은 분명 날 위해 돌아갔는데 너를 만나고부터 운명의 궤도가 바뀐 거야

네가 보는 별은 내일도 그곳에 있듯이 내가 보는 곳엔 항상 네가 있어 


[급전환되는 템포, 시원하고 이색적인 숲에서 듣는 듯한_베로니카의 섬 (Veronica)]

환영해 모두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섬에 / 전부 들려줄게 순수한 마음만 담아서 Veronica 



[제목도 컨셉도 특이한_로보트도 인간에게 감정을 느낀다 (A.I.)]


오늘부터 말해볼까 하나둘씩 / 아직 나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아

‘기분은 어떠신가요’ ‘오늘 날씨는’ 아 먼저 물어봐야 말할 수 있는데 




[재기발랄한 반려동물 자랑_내가 처음 만져본 강아지 (Love me)]


너네 만난 김에 자랑해 우리 뀩이 정말 귀엽지 / Umm take a picture 갤러리는 너로 도배해 -




Outro. 글을 갈무리하며  


1.  케이팝 시장에서 여자 아이돌 밴드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김계란이 주도해서 만든 그룹 QWER은 <Discord>로 어느 정도의 음원 화제성을 얻었지만, 아이돌은 아니고 BJ계에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여자 아이돌 밴드’라고 할 수 있는 유명 사례는 초창기 AOA Black과 <Why so lonely> 활동 당시의 원더걸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보컬에 남성 악기 멤버 구성인 터치드나 유다빈밴드 역시 혼성 그룹이다. 인디계에는 <슈퍼밴드2> 출신 The Fix(더 픽스) 등 전원 여성 멤버로 구성된 그룹이 있다. 여성 멤버로만 구성된 아이돌 밴드에 대해서도 다룰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2. 밴드가 흥하려면


 화려한 퍼포먼스가 주목받는 케이팝 시장에서 밴드가 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밴드의 흥행은 유독 어려운 느낌이다. 디아크, 홍진영, 김수찬 등의 소속사였던 뮤직K에서 선보인 아이즈(현준·지후·우수·준영) 역시 “히트 메이커들이 꽂힌 하이틴 밴드”[5]라는 수식어와 함께 2017년 데뷔 당시 기대주로 등장했었다. 히트 메이커라 함은, 방시혁 프로듀서, 홍원기 뮤직비디오 감독, 마마무를 만든 RBW 김도훈 작곡가가 앨범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연출을 분담했기 때문이다. “아이돌 밴드에 대한 선입견을 실력으로 깨겠다”는 말은 비주얼보다는 데뷔 전 3년간 1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쌓으며 생긴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러나 2022년 출시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이후 새로운 앨범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안타깝다.



그래서 말인데, 에어 드랍으로 노래까지 공유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주변 사람들의 귀에 밴드 플레이리스트를 주입시켜 보고 싶다. 다들 K-밴드 한 번 잡숴 보셔요!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 웹진: https://www.magazineidol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g/magazineidole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gazine_idole

- 트위터: https://twitter.com/magazineidole

-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IHwR_j8_biyRVLEDbHciaQ

매거진의 이전글 후이의 새로운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