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 대하여

사실은 그를 생각하는 나에 대하여

by cranky witch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를 사랑해.' 보다 '그를 사랑하지만, '이라는 표현이 잦아졌다는 건

썩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그의 단점, 아니 내가 불편해하는 그의 특성 말이다.

받아들이려 했었는데, 어쩌면 나 자신을 과대평가한 게 아닐까 싶다.

내가 그만큼을 포용할 그릇이 아닐 수도 있잖아.


누군가를 오랫동안 깊이 사랑해 보기 전의 나는

이런 걸로 고민하는 사람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이젠 내가 그 바보가 되었는걸.


그를 너무 사랑하는데, 딱 그거 하나가 걸려.

술, 도박, 여자 문제는 아니지만 내 성향상 견디기 힘들어하는 그 지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상 속의 무수한 다정함에도 불구하고

헤어짐을 고민하게 만드는 반대편의 순간들.


퉁쳐야 되는 걸까?

'나조차도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그거 하나 못 봐줘?'라고 말한대도 할 말이 없고,

'다들 각자의 그거 하나 때문에 헤어지는 거야'라고 해도 맞는 말 같다.


그 한 가지가 결국 내 이해의 경계선을 넓혀줄까.

아니면 나의 경계선을 확실히 상기시켜 줄까.


미래의 나를 불러다 앉혀 놓고 물어보고 싶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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