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순간들, 일단 묻자 그리고 묻자

by 근두운

요즘에는 뭐 하나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게 잘 없다.

"응애~~"

자는 줄 알고 책이라도 펼치면 귀신같이 깨버리는 울집 아가.

몰입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살짝 미뤄둬야 한다.

그렇담 나는 어디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나


주말에 서점에 놀러 가서 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

소설작법에 관한 책이었는데 백과사전식으로 특정 사물에 대한 묘사가 나열된 책이다.


경찰차

읽어 내려가다 보니 대부분 아는 것 들이다. 뒷좌석 부분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경찰차의 뒷좌석은 흔히 범죄자들이 타는 곳으로 매트가 없고 딱딱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푹신함도 허락되지 않는 거다 죄를 지으면!


순간 나는 덜컹거리는 차 안에 납치된 소녀를 상상했다.

그녀는 트렁크 안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으로 더듬어 보니 차의 뒷좌석인데 매우 딱딱하다. 아뿔싸

나는 경찰에게 잡힌 걸까 경찰차를 훔친 사람에게 잡힌 걸까


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응애~"

유모차에 자고 있던 아가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갈 시간이다.


이렇게 공상마저도 방해받는 일상이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장독대에 묻어두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 발효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번뜩이며 나타날 거다.


매듭짓지 못한 이야기들이 발효되도록 기다리는 와중에 있는 요즘이다. 각각은 힘이 없다. 그러나 간장, 고추장, 된장으로서 어느 멋진 요리에 감칠맛을 내기에는 손색없을 거다. 미완의 순간들에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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