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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 Feb 10. 2023

오늘의 커피처럼 오늘, 아니, 이달의 꽃

목적이 있거나 관계의 이유가 없다면 돈을 잘 쓰지 않는다. 그냥,이라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들이는 일이 적다. 그럼에도 몇 가지 물질 앞에서는 그런 소비 패턴이 깨진다. 그중 하나가 꽃이다. 이따금 꽃 구독을 하기 때문이다. 굳이 명분을 세우자면 내가 주문하는 꽃다발은 화훼 농가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다.



그리고 구독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스토어 옵션에서 2회 이상이 아닌 1회를 선택해서 단발성으로 소비할 수 있는 데다 만원 대로 챙기는 소소한 행복이라니 좋은 것 아닌가. 점심값으로 챙기는 꽃밥이라니...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쯤은 나를 위해 꽃 구독을 해야지, 싶었다. 게다가 구매 버튼은 한 번 클릭하지만 배송 온 다발은 최소 이 주 가량 나를 즐겁게 해줄 수 있기에 가성비도 훌륭하지 않은가. 물론 초록이를 좋아해 상시 집을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화분도 몇 개 끼고 산다. 하지만 저 반려 식물과 살아요, 할 정도는 아니기에 이따금 이렇게 나를 위한 이벤트를 내가 직접 만들어 초록이 사이에 화사한 빛을 들이는 게 즐겁다. 더군다나 랜덤 꽃 배송이라니, 럭키박스를 뽑고 어떤 게 배송 올까 기다리는 시간은 또 어떻고.


그래서 이달의 꽃을 놓치기 싫다. 매일 커피 한잔해야 움직이는 것처럼 한 달에 한 번 초록 화분 사이에 자리 잡아주는 화훼 농가 살리기 꽃 한 다발이 반갑기에. 그저 그런 날 루틴 속에서 새로운 얼굴 산뜻한 에너지가 건너오는 듯해서. 그리고 이런 소소한 행복을 기록하려고 이런저런 각도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내 분에 찰 만큼 사진을 찍어볼 수 있어서.


꽃다발을 받은 날 꽃병에 얼음 세네 알 동동 띄워 찬물과 식물 보존제를 담은 뒤 중얼거려본다. 다음 달 꽃은 어떤 녀석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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