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 눈을 돌리면, 성큼, 다른 시간이 와있다. 밥벌이의 쓴맛 옆으로 은은한 봄향이 가득하다. 그런 까닭에 봄꽃은 더 부드럽고 달달한 디저트를 맛보는 듯하다. 보통 밥상을 치우고 초콜릿 한 스푼이나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 내놓은 것처럼. 꽃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맛보고 나면 눈과 코가 즐거운 탓에 생각이 난다. 꽃놀이를 안 가도 문제없지만, 한 번 가고 나면 계절마다 축제를 놓칠 새라 조바심이 든다.
그래서 주말에 가까운 공원 몇 곳부터 돌았다. 샛노란 개나리와 벚꽃나무 그리고 벌써 떨어지는 잎들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천천히 걷고 또 걸었다. 다가오는 주말엔 다른 곳의 봄꽃을 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늘 비가 내렸다. 다행이다, 싶었다. 다음 봄꽃 여행에서는 떨어진 꽃잎을 볼지 모르지만, 어쨌든, 지난 주말에 제때 제 곳에 숨 쉬고 있는 꽃들을 살펴볼 수 있었기에.
화사하다, 내 삶도 꽃길처럼 다듬어져 갈 것 같다, 그래서 이 맛에 산다. 계절 담은 길을 담을 때의 달달한 기분에 카메라를, 스마트폰을 든다. 봄꽃 내놓은 공원길을 사진 찍을 때면 향 은은한 크레이프 케이크 앞에 코를 박고 있는 듯해서. 그러니, 나가보기를. 생계도 중요하지만 틈을 내어 머리도 가슴도 쉬어 가기를. 그리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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