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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 Nov 29. 2022

빛을 찾아 찍다보니, 내 삶에도 빛이

미니멀 캠핑을 하면서 처음 사치를 부린 건 캠핑 전구를 사는 거였다. 이사를 할 때 처음 챙긴 감성 소품도 전구였다. 너무 밝고 환한 조명이 눈도 마음도 건조하게 만드는 듯해 주황빛으로 골랐다. 그만큼 일상에서 빛의 온도는 사람의 기분을 대신해 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인지,



개인 사진전을 하느라 컴퓨터 속 여러 폴더를 뒤적이며 보고 또 보게 된 건 빛이 담긴 사진이었다. 카메라 하나 손에 들고 열심히 뚜벅이 생활을 할 때부터 모아둔 사진을 정리하고 사진전에 활용할 사진을 골라낼 때, 그 사진들은 다른 사진들에 비해 그 속에 담긴 순간을 카메라로 담았을 때의 내 기분과 주변 상황과 그날 함께 했던 이들의 얼굴빛까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빛은 사람의 감각을 깨우고 그로써 더 강한 기억을 만드는 듯하다. 그렇게 추억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최근 사진 기초 강의를 맡으며 바로 이런 사진가의 방향성을 말하고 싶었다. 단순하게 음식과 풍경과 인물 사진 등을 잘 찍거나 황금비율을 잘 활용하는 스킬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전문가는 많다. 나같이 취미로 사진을 찍는 걸 넘어 이미 몇 십 년 사진을 밥벌이로 하는 이들의 이야기와 요령을 찾아보면 된다. 그들의 꿀팁을 들으면 된다. 


그래서 나는 비전문가로서 일반인이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하루하루의 행복한 기억을 기록하는 걸 목적으로, 가장 나다운 사진을 찾고 찍고 다듬고 나누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방법과 루틴을 통한 관계의 확장을 말해주는데 힘을 들여 온라인 강의를 촬영했다. 실제로 나는 빛을 찾다 사진을 찍어왔을 뿐인데 개인 사진전도 초청받아 진행하고 온라인 클래스도 맡게 됐다. 그런 나만의 소소한 기쁨이 만드는 영향력을 말하고 싶었다. 첫 강의이니 만큼 그 전달이 서툴렀을 수도 있겠지만.



재밌는 건 이 강의를 만들고 해당 플랫폼에 런칭하고 난 후에 나 역시 일상에서 일과 일 사이 이동 중 급하게 찍던 사진을 좀 더 천천히 즐기며 하게 됐다는 거다. 내가 인강 속에서 사진 촬영을 통해 수강생분들 자신의 인생관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추억으로 만들 수 있길 바란 것처럼, 그 메시지는 다시 내게로 돌아와 매일 하루 정리를 하며 기분 좋은 추억을 하나씩 기록할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다. 


단순하게는 따스한 조명 빛부터, 햇빛,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까지... 앞으로도 나는 이런 마음 따뜻하고 기분 좋아지는 빛을 찾아 카메라 혹은 스마트폰을 들을 듯하다. 내가 쌓아가는 사진들처럼 내 인생 또한 사람 온기 듬뿍 채워지기를.


지금 궁금해지는 이야기. "당신이 찍은 사진에는 무엇이 있나요?"

이런 이야기를 마음 닿는 분들과 같이 나누는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인클에 올라간 매그의 스마트폰 사진 기초 강의 [ 상세페이지 바로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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