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뭔가 계속 겹칠 때가 있다.
시간을 보면 요 근래 자꾸 2시 34분이거나
어제저녁 마라탕 먹었는데 오늘 점심에 누가 마라탕을 먹자하거나..
그런 날.
며칠 전 완도 활전복을 샀다.
우연히 친구가 보내준 링크였다.
역대급 더위로 전복이 고수온 폐사할 위험이 높아,
폐사 전 출하하고자 하는 곳이 많아
거의 산지 출하가격으로 판다는 소식이었다.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그래,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먹을지 모르겠다 싶어
바로 결제를 갈겼다.
그리고 오늘, 전복이 도착했다.
마침내것은 배송 중 충격으로 해수가 담긴
산소 포장지에 구멍이 나있었다.
그래도 워낙에 싱싱한 전복에,
포장도 잘해놓은 덕분에 전복은 모두 살아있었다.
내일 먹을 거라 일단 찬물에 넣어놓고
곧 저녁 먹으러 가야지 했는데
그러면 전복이 쇼크를 받는다는 것이다.
뒤늦게 소금을 넣어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 죽으면 전복이 질겨지고 맛이 떨어진다고 해서
기껏 활전복 산 김에 손질을 마치기로 결심했다.
전복 첫 손질..
90분 간의 사투를 마치고
당장 나갈 기력이 없어
전복버터구이에 게우소스를 만들어 먹었다.
물론 맛있었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가려고 했던 고깃집이 만석이라
다른 고깃집에 갔는데
마침 고기와 전복을 같이 파는 곳이었다.
그래서 전복을 빼고 시켰는데
전복이 나왔다?
시키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는데
알바 분이 잠시 확인해 보겠다고 가시더니
전복을 서비스로 주셨다.
맛있게 먹었다.
회로도 먹고, 고기랑 삼합으로도 먹고.
그런데 난 내일 이미 두 가지의 전복요리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틀 동안 다섯 종류의 전복을 먹게 될 줄이야..
사람이 아무리 고심해서 선택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구나
선택 이후에 대응이,
어떻게 하는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거구나 다시 느꼈다.
그래 아무리 선택하고 결심하고 맘먹었다고 해도
선택 이후의 일을
모두 마땅히 감내할 수 있어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니까..
전복.. 내일 먹을 것인가..
전복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라
이미 1년 치 전복 먹은 것 같다.
내돈내산 전복 링크
홍보 절대 아닙니다
https://tpirates.com/콘텐츠/4620/고수온-폐사피해-최소화를-위해-긴급처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