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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준 Nov 28. 2023

생각 모음

2013년 즈음


울타리 안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득 담아나와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주다.




결국 인간관계의 정수란 서로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 대상이 손윗사람이든 손아래사람이든 아기이든 외국인이든 심지어 동물이든.




문득 나를 거쳐간 병사들이 기억하는 나를 떠올려본다. 부사관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하사 시절 병사들의 마음을 얻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100퍼센트의 사랑을 얻고자... 당연히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다. 100퍼센트의 지지를 받는 건 훌륭한 리더십이 아니었다. 뭔가 인위적이고 교만한 생각이었다. 내게 끝까지 마음을 주지 않았던 그 병사. 그 야속했던 병사 덕에 리더십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리더십은 사람을 섬기되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그 무엇이 하게끔 두는 것도 포함하더라. 내 욕심을 채우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아이들을 대하다 보면 활발하고 성격 좋은 애들이 일단 좋지만 내성적이고 반응도 별로 없지만 알고 보면 차분히 내 말을 다 듣고 기억하고 실행하고 있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면 정말이지 감동스럽다.




누군가에게 기억에 남을 추억을 선사한다는 면에서 더욱이 그 추억이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파릇파릇한 청춘일 때라는 점에서 그 시기가 남자로서 평생 남는 군생활의 시작점이라는 것에서 무척 중요하고 값지다.




진리는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매번 말하고 들을 때마다 새롭게 힘을 준다.




누적되는 피로에 필요 이상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내가 원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날을 세웠는지.. 참는 것이 맞는 건지 당장 고치는 것이 맞는 건지 늘 고민이고 늘 걱정이다. 45명의 병력을 매 순간 말짱한 얼굴로 마주하는 건 결코 쉬운 건 아니다.




내게 있어 어른이 된다는 건, 세상 가치가 내 안에 들어오지 않게 하면서 세상을 넉넉히 다루는 일이다. 고로 죽을 때까지 어른이 될 수 없고 인생은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때로는 쥐 잡듯 지적하지 않고 모른 척 넘어가 줘도 더 잘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은 혼날 줄 알았는데 안 혼나니 고마워서 스스로 조심하기 때문이다. 일이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순간의 감정을 컨트롤해야 하기에 늘 힘든 일이지만 그것이 나의 20대에 못한 30대에 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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