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 봄나들이

by 달을읊다

당신이 나를 다시 펼쳐볼 때는, 푸른 봄날 낮이었으면 해요.

지금은 괴로울 테니까.

언젠가 봄이 되면 다시 찾아와 주세요.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기다렸어요, 사실은.

이제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걷듯, 한 손에 나를 들고 봄나들이를 떠나 줘요.

하늘은 맑고, 봄 햇살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얼굴에도 햇볕 한 줌이 걸려 있겠죠.

개나리랑 목련, 그리고 벚꽃 가득한 길을 걸어 주세요.

크게 들이 마신 숨결에 아련하게 꽃 내음이 실려 있을 거예요.

강둑에 푸르게 변하는 잔디를 바라봐 주세요.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어주세요.

걸으면서 스치는 바람의 보드라움을 느껴 주세요.

당신 손에 들린 내가, 여전히 따뜻한 걸 느낄 수 있나요?


그렇게 봄나들이를 나서면,

문득 근심 없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몇 초가 있을 거예요.

그 시간이 더 길어지길 바래요.

매해 봄마다, 그렇게 조금씩.

언제까지나 당신이 살아갈 날들을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 치킨은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23. 직장에 다니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