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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득채운 '선택'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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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오늘의 일.

아침에 일어나 지난 휴일간의 나의 날들을 회고했다. 좋았고 좋지 않았다. 행복했고 이상했다. 인생이 이런거라면 앞으로는 더더욱 가치관이 많이 흔들려 아무런 결정도 못하겟군, 싶었다. 80%는 암담했지만 20%는 그 암담함 속에서 '그래도 1년전의 나는 갖고 있지 않았지만 지금은 갖고 있는 것' 을 찾아냈다. 내가 1년동안 무슨 결정을 했더라, 그 결정들이 나한테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더라? 하며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어댔다.


그러다 동생의 회사 생활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를 아주 난감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었고, 내동생은 그에게 제대로 선택해 대응하지 못하고 매번 끌려다닌다고 했다. 그의 말을 종이에 써두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써보라고 했다. 그 대응 내용에 대해 서로 역할극도 (잠깐) 했다. 어떤 태도를 '선택' 하고 그 행동을 나눠 따라해보았다. 동생의 차례가 되었을 때, 고작 한마디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왜 자기가 회사에서 끌려다니는지 조금은 알겠다는 표졍을 지었다.


그를 뒤로 한 채 친구를 만났다.

별의 별 이야기를 다했다. 그 친구와 쌓아왔던 몇 겹의 시간보다 올 한해 쌓인 겹이 조금 더 밀도 있게 느껴질만한 그런 이야기였다. 대화 속 마지막은 <결심> 과 <기회비용> 그리고 <후회> 에 대한 내용이었다.친구는 빠르게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고 했다. 그 책임이 무엇이냐 물으니 '받아들이고 그 선택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것' 이랬다. 난 그래 본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친구의 그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impressive 했다.


그렇게 친구와 헤어지고, 아직 끝나지않은 스터디에 참석했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 모임을 오면 힐링 받는 느낌을 꼭 받는다. 글자 8개만 갖고 사람들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를 하며 얻게되는 인사이트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나 많은 선택을 하고자 했고, 그 속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어 전전긍긍대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고민을 털어놓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내년은요, 다음 대운에는요, 제가 이번에 사업을 하는데요, 저는 동업을 하는데요... "등 선택을 앞둔 사람들 속에 있다보니 내 고민도 풀어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8글자에 따르면, 당신은 고집이 있기 때문에 꽤나 괜찮은 삶이다, 당신은 맨 뒤에 있는 어떤 글자가 당신을 생해준(도와준) 다.... 등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가 나와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8글자를 활용해 <보다 나은 삶>을 살고자 열심히 최적화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의 '선택' 을 다시 바라보기도 했다.


오늘 만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지, 어떤 말을 타인에게 전하며 자신의 불쾌함을 들어낼지, 기회비용을 얼마나 따지고 / 따지지 않고 결정할지, 인생 중대사에 대해 결정한 이후라면 무엇을 조심하는게 좋을지, 자기 경험과 배운 지식을 섞어 이야기했다. '선택 하는 중' 이거나 '선택을 마친' 사람들로, 우연하게 오늘 하루가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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