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유부초밥에 얽힌 이야기
오랜만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엄마가 생각나는 요리, 두부 유부초밥이다.
내겐 다이어트와 식단조절에 질려있던 때가 있었다. 강박적으로 탄수화물을 절제하고 단백질과 야채를 찾아 먹으며 정해진 양만 먹어야 했기에 매일 결핍상태였던 때였다. 나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매일 허기와 불만족스러운 몸 상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나였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마음 편하게 먹지 못했다. 나가서 또 뛰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쉴 시간도 없는 그때의 나는 '음식을 먹는 것' = '또 다른 운동을 해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음식을 먹지 않아야 그나마 쉴 시간이 생긴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잘못된 생각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있을 때 즈음, 엄마가 '새로운 음식을 했다' 며 내게 내민 음식이었다.
두부 유뷰초밥, 아무것도 안 넣었다? 유부초밥에 있는 식초 맛 조금 나는 거 말곤 간 되어있는 것도 없으니까 먹을만하지 않겠어?
그 말을 듣고도 바로 먹지 못했다. 몇 번을 더 고민하고 나서야 유부초밥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 입에 넣었다. 유부 주머니 가득 두부가 들어있어 터질 듯해 보였지만 막상 젓가락으로 집으면 말랑말랑한, 묘한 초밥이었다. 입에 넣고 조금 씹는데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목표 시점까지 며칠 안 남은 상황이라 더 그랬다.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 나는 내게 계속 '뭘 위해 이렇게 까지 하고 있는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댔다. 스스로 답을 할 수도 없었다. 그 뚜렷했던 목표는 4개월의 연속된 고통 때문에 흐려진 지 오래였다. 지금까지 낸 돈과 시간은 다 부질없다고만 느껴졌다. 엄마에게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스스로 '해보겠다고 한' 것이었기에 징징댈 수도 없었다. 그런 내게 엄마는 두부 유부초밥을 내밀었다.
너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고 많이 만들었어. 어차피 100g밖에 안 먹을 테지만 그래도 있는 만큼 만들었어. 언제든 편하게 먹어.
3개, 100g 정도만 먹고 내려놓기 어려운 맛이었다. 유부에 있는 식초 맛 때문인지, 그 유부초밥을 만든 엄마의 손맛 때문인지는 아직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그 음식을 볼 때마다, 힘들어하는 순간에 손을 내밀어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어 했던 간절한 엄마의 눈빛이 떠오른다. 잔뜩 힘들어하고 있는 내게, 엄마가 줄 수 있었던 엄마 만의 사랑 방식이었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건 전혀 간단하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 허기가 가득 진 어느 날 엄마를 떠올리며 유부초밥을 만들어먹고 싶어진다. 마치 오늘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