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기록- 이 세상 맛이 아닌 에그타르트, 고마웠어 리스본
세상에... 나타(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고 정말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봤다....
어제 먹은 에그타르트도 맛있었지만 페스트리가 꽤 두껍고 달지 않아 은은한 맛에 무조건 달고 짠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엄청난 감흥은 없었다. (거짓말.. 그러고 5개를 먹었느냐..)
그런데 여기 나타.. 집에 사가서 할머니 엄마 아빠 다 먹여주고 싶다. 올리브 바게트에 모차렐라 토마토 샌드위치도 아주 아주 아주 훌륭, 이 세상 태어나고 먹은 샌드위치 중 가장 맛있었다. 오렌지 과즙 주스도 아주 아주 아주 훌륭. 이따가 리스본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도미 요리를 마지막으로 리스본과 안녕하려 했는데..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대신 이 나타를 5개 픽업해가야겠다. 지금 이 나타를 만난 것이 너무 슬픔과 동시에 너무 다행이야.
포르투갈 여행 올 사람이 있다면 이 루트를 참고하세요!
TIP*신트라 가는 기차에 오르기 전, 꼭 여기 들러서 샌드위치와 나타를 pick up 해갈 것!!!!!!
이 넓은 카페에는 아주 다양한 인종이 있지만 동양인은 나 혼자뿐이다. 주목받는 것 같고 나를 신기해하는 것 같고 그들이 동양인도 꽤 예쁘구나 생각했으면 좋겠고..(네 그냥 소망이요, 소망..) 아무튼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시선과 공기.
FABRICA DE NATA! 포르투갈에서 한 식사 중 최고! 최고 맛집 인정 땅땅!!!
TMI1 : 오늘 새벽에 전 남자 친구를 언팔로우했다. 헤어진 지 2주밖에 안됐는데... 이 와중에... 그. 렇. 게 셀. 카. 가... 올리고 싶었니.... 잘 지낼 거야 나도! 잘 지낼 거고, 이미 그러고 있어!
이곳에 있으면서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느끼고 또 느낀다. 이방인, 이방인. 다름, 다름.
미국으로 15년 전 유학을 간 언니 생각이 자꾸 났던 5일. 거의 일주일째 리스본에 머물며, 에어비앤비에 머물며, 들었던 생각은 여기나, 저기나 "삶"이다. 삶이라는 것은 어딜 가나 다 같다는 생각. 치열한 삶은 그 어떤 낭만적인 나라에도 존재한다는 것.
나는 사실 유럽, 외국의 이국적인 아름다움, 정취, 낭만을 기대했다. 어느 누군가는 이곳에서 그런 것만을 보고 느끼고 귀국길에 오르겠지만, 나는, 나는.. 나는 그 이외의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일까.
나는 그들이 치열함을 본다.
내가 말 걸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 부류는, 남들과는 떨어져 소외된 사람들인 것처럼.
나는 그런 쪽에 눈이 가고, 그들을 안을 수 있는 사람이 가봐.
... 유레카! 나는 나를 빛내고, 내가 올라가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을 알아주고 도우면서 기쁨을 느끼.. 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아픔을 볼 줄 안다! 그 아픔을 내가 어떻게 헤아려? 아니 풀어? 아니 치료할? 수 있을까. 내 어떤 재능으로..?
검정 원피스를 입었다. 점점 쌀쌀한 날씨에 한국에서는 잘 신던 스타킹을 신다가 문득, 스스로 할머니 같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비웃었다. ‘니가 벌써 유러피안인 줄 아니?’
자연을 얼른 보고 싶다..
포르투에서는 강을, 바르셀로나는 몬세라트를 꼭 봐야지. 나는 3일밖에 안 지냈다 생각했는데 벌써 16일 중 5일이 지났다. 삼분의 일이 지난 셈. 말도 안 돼.
TMI2 : 나는 날 지켜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이곳에서 한없이 몸집이 작아 보이는 나를 인지, 발견하고 든 생각이다.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남자와 만나야지. BUT... HOW.....
알파마에 들렀다가 에어비앤비 집으로 돌아와 짐을 꾸려 신발장에 섰다. 떠나려니 날씨가 무진장 밝아진다. 하.. 인디가 너무 그리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날씨에게, 힘든 걸음으로 치이고 오면 내게 꾹꾹이를 하며 그르렁거리는 그 고양이가 처음엔 적응이 안돼서 귀찮은 맘도 들었는데.. 너, 참 고마워. 인디가 있었기에 내 첫 유럽 적응이 가능했던 것 같다. 내게 위로가 돼주었던 마음 예쁜 사랑스러운 고양이. thank you indi. 내 방도 인디도 너무 그리울 것 같아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평생 다시 올 수 있을까, 평생 인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평생 이 조그마한 집에 다시 들어와 볼 수 있을까.
한번 온 여행지는 다시 안 올 것이라 다짐했지만, 남편과 꼭 다시 올 곳이 되어버린 리스본.
혼자 오기엔 너무 낭만적인, 비둘기마저 뽀뽀하는 이곳 리스본. 아까 알파마의 도둑 시장에서 냄비받침 2개에 5유로 사고, 걸어가는데 콘트라베이스 연주하는 거리 예술가가 공연을 하다 말고 내게 중세시대 때처럼 허리를 숙여 예쁘게 인사를 해주고, 길가던 사람과 눈을 마주치면 씨익 미소를 지어주고 어딜 가나 좋은 곳엔 다정한 음악소리가 들려 아름다웠던, 리스본.
약 4시간 버스를 타고 포르토에 왔다. 우선 첫인상. 리스본보다 훨씬 깨끗하고 사람이 적고 현대적이고 무서운 사람들이 없다. 에어비엔비 호스트 카탈리나는 아주 친절하고 내 생에 첫.... 볼뽀뽀 상대다. 방 천장이 높고 모든 것이 너무나도 깨끗해 호텔 같았다. 4일 머물기에 아주아주 좋아!
밥을 5일간 제대로 안 먹어서, 한국인인 내가... 안 먹었다가는 큰일 날까 봐 카탈레나에게 해물밥을 지금 당장 먹을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 했고, 그렇게 찾아간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꾀나 유쾌했다. 그곳 사장님 딸이 BTS 팬이랬는데, 참 고마웠다. 그들에게. 괜히 으쓱으쓱.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한국 뮤지션을 알다니. 이런 게 국위선양이로구나.
해물밥은 카레 베이스. 알 것 같은 바로 그 맛이다. 20유로 좀 비싸다 싶었지만 유쾌하고 친절한 사장님이 포르토에 오늘 왔다고 했더니 포르토에는 예전부터 여행자가 오면 와인을 한잔 주는 전통이 있다며 와인을 한잔 주시고 너무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2유로 정도 거스름돈을 안 가져오고 팁을 주고 나왔다. 내생에 첫 팁. 근데 2 유로 너무 작게 두고 나온 게 부끄럽고 미안해서 도망치듯 나와버렸다. 바보....
눈이 정말이지 무겁다. 얼른 자야지, 내일은 가져온 해리포터 책을 드디어 펼치는 날.
굿나잇 포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