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유럽 돌바닥에서의 기록 6

여섯 번째 기록- 내가 사진으로 본 포르토는 이런 그림이 아니었는데

by 릴리코이

어김없이 새벽 6시에 잠을 깼다. 한국에서는 그시간에 잠에 드는데.

비가 오고 날씨가 참 을씨년스러워서 나가지 말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나왔다.

하늘은 회색빛 언제나 회색빛

오늘은 일요일이기에 무작정 교회 갈 것 같은 옷차림새의 할머니를 은밀히 따라가니 정말로 교회 같은 곳으로 들어가시는 게 아닌가.. 함께 따라 들어가니 그곳은 천주교 대성당이었다. 얼마나 유럽의 성당들이 돈이 많은지, 얼마나 공을 들여 이 성당을 건축했는지,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피땀 묻은 돈을 사용했을지.. 그 시간만큼은 천주교가 된 것처럼 묵념하고, 또 일어서고, 그 공기를 느꼈다.

미사 중 사진은 안되니까, 포르토의 다른 성당

그러다 뜬금없이 든 생각. 리스본의 명물(?) 피리피리 치킨의 '피리피리'는 고추의 종류였다!


미사를 드리다가 조심히 나와 무작정 걸었다. 날씨가 너무나도 흐리고, 내 기분도 너무나도 울적해진다. 나는 참말로 날씨에 기분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오늘은 포르토에 도착한 지 첫날..우산이 뒤집힐 정도로 비가 온다. 걸어가다 우산이 뒤집히고 비가 내 옆면을 완전히 적시는데, 정말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

내가 이 수모를 겪으려고 포르토에 왔나

밥이라도 맛있는 걸 먹지 않으면 정말이지 못 견딜 것 같아 인터넷에서 열심히 포르토 맛집을 찾아 문어 스테이크와 해물밥을 시켰다. 간단히 먹으려 했는데 2인분... 솔직히 문어 스테이크 정말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문어임이 틀림없다.

이상한 자존심으로 먹으면서 절대 티안 냈지만.... 존. 맛. 탱.

마트에 들러 식량을 잔뜩 샀다. 내일도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를 봤기 때문이지.. ㅎ ㅏ.... 이제 포르투갈에서 마트 가는 건 어렵지 않다. 돈계산도, 잔돈 받는 것도! 정말 이곳에 이미 스며들어버린 것만 같다.

오늘은 해리포터 책 읽고 영화도 봐야지. 도무지 비 오는 포르토에서 4일 동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 그 자체. 하루라도 더 리스본에 머물걸.................. 하는 후회는 하지 않겠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뜻이 존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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