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0. 프롤로그 -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형, 나 그만둬야 할 거 같아"
그의 말에 나는 편의점 앞에서 눈이 휘동 그래졌다. 그와 내가 같은 부서, 한 팀장 밑에서 같이 고생한 지 1년쯤 되던 날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나에게 퇴사 소식을 알리고는, 바로 회사로 들어가 선언했다. 퇴사를 알린 그날 우리는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는 퇴사 원인이 팀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는 팀장을 소시오패스라 생각한다 고백했다. 팀장은 팀원들의 자존감을 꽤 갉아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와 일하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그도 다를 바 없는 희생양이었다. 팀장이 모든 잘못들을 그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로 몰아갔고, 참다못해 그는 다른 길을 알아보고 퇴사를 선택했다.
글은 여기서 시작됐다. 궁금했다. 다른 사람도 이런 소시오패스 팀장과 비슷한 사람들과 일할까?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이러한 상황은 의외로 회사원이라면 흔했다. 주변 사람들도 소시오패스 같은 팀장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대체 왜 수많은 팀장들은 소시오패스 같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사이코패스와 다르게 소시오패스는 사회생활에 성공적이다. 소시오패스는 목표 지향적이며 어떻게 사회,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지 안다. 수단과 방법을 다해 일부 소시오패스들은 팀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었다. 직원들을 고립시키고, 가스라이팅을 일상화하였다. 자존심이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잘못도 자랑처럼 말하고 다녔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주변에 있는 지인들의 소시오패스 팀장들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이야기를 모으며 나는 한편으로 소시오패스 팀장 그들이 부끄러워할 거라는 기대는 전혀 없었다. 아니 지금도 없다. 소시오패스 팀장들은 바뀌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오히려 사례를 보며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하는 팀원들이 자신을 탓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하면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자기 잘못이라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그러면서 업무 문제나 퇴사마저도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팀원이 아니다. 실제 회사에서도 책임은 팀장부터다.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하고, 다른 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시오패스 팀장과 근무한 이야기는 모두 사실에 기반하였다. 주어는 나(1인칭)로 설정하며 이야기를 쓰지만 내 이야기는 아니다.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되 연결하고, 각색했다. 따라서 내 이야기 같다고 느껴지는 팀장이 있다면 그건 우연의 일치다. 이야기를 모아보니 소시오패스 팀장들이 하는 회사에서의 행동은 매우 비슷했다. 혹여 팀장으로 내 이야기가 담겼나 싶은 감정이 들어 화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목적은 전혀 없다. 그렇기에 더욱 내 이야기에 몰입하여 누군가를 범죄자로 몰지는 않았으면 한다. 단지 내 바람은 소시오패스 팀장의 사례를 통해 건전한 조직문화로, 피해자들도 어깨피며 일하는 문화로 성숙되어 가길 바란다.
내가 내린 소시오패스 팀장들은 5가지가 없고, 5가지가 있었다. 5무, 5유를 소재로 각 1회씩 소시오패스 팀장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봤다. 그리고 소시오패스 팀장과 겪은 이야기를 통해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