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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용 Jul 04. 2023

나는 미친 팀장과 일한다

7.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 잘못된 신념(반사회적 성향)

팀장은 나르시스트에만 해당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라 확신한 것은 반사회적 성향, 앞뒤가 맞지 않는 사회적 가치와 행동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 반사회적 성향 - 부끄러운 이야기도 자랑이 된다

"나 예전에 음주 운전해서 경찰서 갔었잖아"

팀장은 이야기를 주도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자기 이야기를 하나씩 펼쳐 놓는다. 이야기를 자세히 듣다 보면 불편함과 동시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팀장 자신이 느끼기에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직원에게 스스럼없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시오패스 성향의 팀장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이해하지만 자신의 수치스러운 이야기임에도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이야기가 음주운전에 걸려 경찰서 구치소에 갇힌 경험, 면허 취소 상태임에도 운전을 했다는 경험이다.


 "아버지가 힘이 있어서 빼주셨어"

일반적으로 음주운전 경험은 밖으로 꺼내기 어렵다. 범법 행위를 자랑스럽게 말하기는 부적절한 소재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팀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했다. 이에 덧붙여 자신을 빼주기 위해 높은 위치의 아버지가 있었고, 아버지를 통해 면허취소만 되고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시오패스 팀장이 진짜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버지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팀장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서까지 갔다는 경험이 더 기억에 남는다. 더구나 소시오패스 팀장은 그 이야기를 부끄러움 없이 말한다. 반성하는 태도도 없다. 그래서 더욱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의 이야기가 부담스럽고 난감하며 벅차다.


"면허 취소 되었는데, 일해야 하니까 했지"

소시오패스 팀장의 반사회적인 과거 행동은 음주운전만이 아니다. 팀장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한번 더 걸렸다 했다. 그때 당시 팀장의 면허는 취소됐었다. 그러나 차 없이는 업무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래서 업무를 위해 한동안 무면허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면허 운전을 할 만큼 자신은 업무에 열정적이고 책임을 다했다며 자신의 미담처럼 말했다. 때로는 소시오패스 팀장의 말처럼 업무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팀장은 범법자고, 자기 관리가 안되며, 목표를 위해서라면 법도 무시한다는 판단이 든다.


"우리 엄마 조폭이잖아"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가족 중에 조직폭력배가 있다는 말을 자랑처럼 말한다. 그것도 자신의 엄마를 지칭한다. 물론 진짜 조폭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팀장의 입에서 자기 부모를 조폭으로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혹여 정말 조직폭력배였어도 나라면 부모를 그렇게 소개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어머님이 뭐 하는 분인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성격이 왜 이런지 정당화하는 데 엄마가 조폭출신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그리고 엄마의 조폭이야기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며 성장했다는 동정심을 받기 위한 수단이다.


#2. 이율배반적인 소시오패스 팀장

"우산, 난 괜찮아"

팀장은 자연주의를 추구한다. 산책도 그중 하나다. 매일 산책하는 부지런함은 칭찬할 만 하지만 다른 팀원까지 동참하라는 것은 가끔 부담스럽다. 심지어 비 오는 날도 거르지 않는다. 신입사원도 예외는 없다. 산책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비 오는 날 팀장은 비를 맞으면 자기 몸자연이 스며드는 기분이라며 우산을 쓰자는 팀원의 권유를 거부하는 것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팀원들에게도 맞아보라며 권유한다. 비 맞는 것을 싫어하지만 따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에 신입사원부터 하나 둘 동참한다.


"양념치킨 맛있네"

식사도 자연주의에 맛있는 것을 먹겠다고 항상 말한다. 동물복지 상품을 챙기고, 패스트푸드는 나쁘다며 주위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닌다. 여기 까지라면 개인의 취향이니 마음 넓게 이해하려 애썼을 것이다. 어느 날 단체로 팀원들이 치킨을 시켰다. 예의상 한 젓가락 하시라며 권하였다. 당연히 항상 패스트푸드나 동물복지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 먹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누구보다 양념치킨을 적극적으로 먹었다. 맛있다며 한 마리 가까이, 호일이 찢어질 정도로 양념까지 싹싹 긁어 다 먹고 말았다. 그리고 다음날 전날 먹은 양념치킨은 잊은 듯 다시 동물복지와 패스트푸드 먹지 말라며 주위에 충고를 한다.


"환경을 생각해서 모아 찍기 인쇄했습니다"

팀장의 자연주의 강조는 계속됐다.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팀장은 발표를 맡았다. 며칠 전부터 팀장은 자료를 만들기 시작해 8쪽 분량의 자료를 만들었다. 회의시작 전 팀장은 회의 참석인원만큼 자료를 인쇄다. 발표시작 전 나름 모아 찍기로 인쇄해 2장으로 만들었다며 환경을 생각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료는 회의에서는 꼭 필요 없는 서론 부분이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본론은 딱 1쪽 분량밖에 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인쇄보다 파일로 공유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팀장은 자신이 작성한 문서가 마음에 들었는지 즐거운 마음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E. 에필로그 - 반사회적 성향과 우월감

소시오패스 팀장이 원하는 것은 우월감이었을 것이다. 나는 든든한 존재가 있다. 또는 나의 가치관은 남다르다 등 상대적으로 멋진 이미지를 원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우월하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즐겼을지 모른다.

그러나 듣는 사람, 목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시오패스 팀장이 말하는 내용은 과거이지만 꽤 위험하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이러한 모습에도 소시오패스 팀장을 따르고, 업무적으로도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학식의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를 추종하고 따르며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정상적인 모습이 정상인 것처럼 둔갑되어 있었다. 그렇게 반사회적인 모습은 당위성을 얻고, 우월감은 종교가 되어갔다.


※ 해당 글은 사실에 기반하였으나 다양한 근무지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조합하여 각색 및 창작한 이야기로 특정인물과는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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