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용 Jun 27. 2023

나는 나르시시즘 팀장과 일한다

6.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 나르시시즘

#1. 소시오패스 팀장은 나르시시즘이다

"나르시시즘 아니야?"

팀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아내가 말했다. 팀장은 나르시시즘인 것 같다고. 나는 나르시시즘도 있지만 소시오패스라고 답했다. 아내는 이내 자신이 최근에 보던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 정신과 전문의가 나르시시즘에 대한 정의와 소시오패스의 관계를 설명해 준 유튜브였다. 나르시시즘에 반사회적 성향을 더한 것이 소시오패스다. 즉, 소시오패스에게 나르시시즘은 기본값이다. 나르시스트는 타인을 착취의 대상 또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으로 본다. 그때서야 나는 유레카를 외쳤다. 팀장에게 비롯되는 대부분의 문제는 나르시시즘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말이 좋아 나르시시즘, 자기애적 성격장애"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나르시시즘에 대한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끔찍한 악몽이다. 나르시시즘은 의학 용어로 자기애적 성격장애다. 그들의 문제는 나만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나르시스트는 크게 외현적 나르시스트와 내현적 나르시스트로 나뉜다. 외현적 나르시스트는 겉으로 자신감이 과도한 경우이며, 내현적 나르시스트는 내향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 소시오패스에 해당하는 사람은 외현적 나르시스트다. 그들은 오만하고, 자신만만하다. 보여주기식 행동을 일삼는다.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문제인 이유는 타깃이 된 팀 구성원들이 망가지고, 조직모두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현실을 왜곡하고, 사람들을 조종하면서 자기 입맛대로 맞추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적어도 나르시스트지만 소시오패스라 생각해"

소시오패스 팀장은 딱 외현적 나르시스트의 전형이었다. 앞에서 서술한 5무(무례함, 무공감, 무능력, 무책임, 무절차) 이야기가 나르시시즘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을 넘어 소시오패스라는 확신은 반사회적 성향도 지니고 있다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어 가능했다. 물론 의학적으로 나르시스트라 확실히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소시오패스 팀장을 겪어본 바에 의하면 나르시시즘은 무조건 있다 느껴졌다.


#2. 소시오패스 팀장이 나르시스트라는 작은 증거

"이거 어떻니?, 어울리는 거 같니?"

팀장은 명품을 좋아한다. 고가의 명품을 두르고 팀장은 오늘도 업무시간을 이용해 쇼핑 중이다. 모바일 쇼핑을 하며 자기를 위한 선물이라 말한다. 아내 모르게 회사로 배송을 시키고 몰래 입고 들어갈 궁리를 한다. 매주 쇼핑의 결과물들이 팀장 자리에 수북이 쌓인다. 명품을 사랑하는 것은 취향이고 존중할 수 있다. 다만 어울리지 않는 명품을 입고, 어울리는지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확인한다. 대부분은 소시오패스 팀장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려 노력한다. 실제 객관적으로 보면 체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겨워서 바꾸려고"

명품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차량도 자주 산다. 기기들의 수명은 2년을 넘기기 어렵다. 통화가 많은 스마트폰이야 2년 주기일 수도 있다 생각이 들지만 차량도 바꾸는 주기는 너무 짧아 가끔 놀랄 때가 많다. 팀장에게 자주 바꾸는 이유를 물어보면 자주 타보니 지겹다고 한다. 자신의 돈을 소비하는 것은 물론 존중해야 한다 생각한다. 다만 소비의 성향이 주목받기를 원하고 남들보다 우월해야 하는 감정이 앞선다는 느낌이 든다. 명품이나 새 제품에 대한 끝없는 애착은 나르시스트가 갖고 있는 성향 중 하나다.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대체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책 잡히지 마라"

팀장이 유일하게 극도로 싫어하는 것은 업무에서 자신이나 팀의 잘못이 드러나 문제 되는 것이다. 항상 일을 할 때 강조하는 것이 다른 부서로부터 책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무언가 흠결에 대해 극도로 꺼리며,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그래서 업무에서 어떤 실수나 잘못을 용납하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이 많은 데서 혼낸다. 나르시스트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불거지는 것을 꺼려한다. 잘못을 인정하기 어려워하고, 꺼려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팀원들의 실수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게 되면 크게 화를 냈다. 사소한 실수에도 30분에서 1시간씩 붙잡고, 잘못에 대해 말했다. 팀원 관리를 못한 팀장 잘못이 드러날까 싶은 두려움인듯 하다.


"너 인사 안 하니?"

팀장은 어느 날 나에게 인사를 안 하냐는 질문이자 비난을 사람들이 있는데에서 던졌다. 물론 정신이 없어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한 것은 나의 잘못이 맞고 실수라 인정한다. 하지만 인사를 왜 찾아와서 안 하냐는 추가 비난에는 사실 이해하기 어려웠다. 회사는 옆 팀원들에게만 인사하는 문화임에도 소시오패스 팀장은 자신에게만은 다르게 행동하길 바랬다. 나르시시즘으로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하고, 특별히 꼭 챙겨야만 하는 사람처럼 인식되기를 원했던 것이라 느껴졌다. 혼내는 당시에는 팀장의 요구가 의아했다. 그러나 지금은 팀장이 나르시시즘이라 확신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E. 에필로그 - 이것은 시작일 뿐

팀장의 개인적인 성향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나르시시즘 요소였다. 그러나 나르시시즘과 함께 반사회적 성향으로 인한 소시오패스 성향은 주변 사람들에게 점점 폭력적이고 거칠어져만 갔다. 타깃이 정해지면 괴롭혔고, 또 새로운 대상을 찾고, 심지어는 신입사원들로 확대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팀원이 퇴사를 선언했다. 나중에 팀장에 대해 물어보자 이렇게 대답했다. 팀장은 부장이 되어 종교를 만들었다고. 정상을 비정상으로 처우되는 사이비 종교라고 답했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점점 광인이 되어갔다. 그리고 사람들도 점점 팀장 말에 복종해 갔다. 마치 사이비 종교 신도들처럼.


※ 해당 글은 사실에 기반하였으나 다양한 근무지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조합하여 각색 및 창작한 이야기로 특정인물과는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

이전 06화 무책임한 소시오패스 팀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