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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용 Jun 20. 2023

무책임한 소시오패스 팀장

5. 나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일한다 - 무(無)책임

#1. 팀원에게 업무책임을 전가하는 소시오패스 팀장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소시오패스 팀장에게 불안하다 말한 업무가 있었다. 그 업무에서 미래 위험요소가 될 것을 나는 분명 구두로 보고했었다. 그러자 팀장은 괜찮다며, 자신이 협력업체와 잘 협의하겠다는 말을 했다. 몇 개월뒤 그 업무가 다른 팀원에게 넘어갔다. 사업이 커지고 전담할 대상이 지정된 것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남았지만 같이 잘 해결해 보자며 나는 팀원에게 업무를 인계했다.


"야, 이거 왜 이렇게 된 거야?"

불안함은 결국 현실이 됐다.  협력업체와 계약종료가 예정되었다. 협력업체에서 위험요소를 금액으로 청구했다. 계약서에도 명시되었던 사항이라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팀장은 예상하지 못한 청구에 당황해하며 바뀐 담당자를 불러 다그쳤다. 그러나 다그친 내용을 듣다 보면 정확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팀장이 느껴졌다. 팀장은 단지 큰 금액이 될 때까지 뭐 했냐는 식으로 직원을 몰아세웠다.


"원래 이랬어도 문제해결하나 못해?"

원인은 그동안 쌓인 위험 비용을 처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알아서 하겠다던 소시오패스 팀장의 말을 나도, 팀원도 믿으면 안 됐다. 팀장은 일이 터지고 나서야 협력업체에 연락했다. 당연히 협력업체는 펄쩍 뛰었다. 전화를 끊고 팀장은 그거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일을 키웠냐며 또다시 책임을 팀원으로 돌렸다.


"팀원 관리가 미흡했던 제 탓입니다"

결국, 나와 팀원들은 남아 문제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았다. 정확한 비용을 계산했고, 책임을 분산하여 해결하기로 했다. 가장 큰 금액은 담당한 팀원 부담하여 책임지기로 했다. 그리고 남은 금액은 팀장과 팀원들이 분담했다. 팀장은 팀원들에게 책임지는 생색을 내고, 임원진에게는 팀원을 잘못 둔 책임만 지는 모양새를 냈다. 팀장이 위험요소를 미리 인지하고, 대처하지 않았던 내용은 누락시켰다. 결과적으로 관리 및 문제 해결을 못한 담당 팀원 평판만 나빠졌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팀원을 잘못 둔 희생양처럼 회사에서는 비쳤다. 그러나 사실을 아는 다른 팀원들은 소시오패스 팀장의 무책임함에 팀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2. 팀원을 버리고, 뒤통수치는 소시오패스 팀장

"이번에 잘 뽑았어"

소시오패스 팀장은 직접 자신의 부서원을 뽑았다. 직접 뽑게 해 달라는 팀장의 강력한 요청이 받아 들어진 결과였다. 팀장은 자신의 부서로 배치받은 신입사원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팀장 자신이 직접 뽑았기에 애정이 있는 듯했다. 신입사원들에게 자신을 신격화하는 교육을 다시 했다. 그렇게 소시오패스 팀장 마음대로 순조롭게 신입사원이 적응해가나 싶었다.


"얘 안 되겠다"

3개월도 안돼 팀장은 신입사원이 마음에 안 든다는 식으로 말했다. 신입사원이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불평을 쏟아냈다. 신입사원에게 일을 잘해야 한다는 요구에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팀장은 신입사원의 작은 실수도 크게 만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불만은 차장들 사이의 입소문으로 퍼져나가게끔 팀장은 유도했다. 그러자 신입사원은 정말 무능력한 행동을 일삼는 인재가 되었다. 갖고 있는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실수가 잦았다. 소시오패스 팀장이 신입사원에 대한 낙인효과를 만든 것이다.


"얘 보낼 테니, 걔 보내주세요"

그렇게 3개월 만에 팀장은 자신이 직접 뽑은 신입사원을 팀에서 내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마치 팀원이 매물인 마냥 팀장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바꾸거나 보낼 생각만 했다. 다른 부서의 괜찮은 팀원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불만은 없는지 물어보며 오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다 다른 부서의 한 팀원이 부서 이동을 요청하자 신입사원을 보내고 그 팀원을 받도록 요청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부서 이동을 요청한 직원을 잘 다독거려 교육시키겠다는 명목이었다.


"얘도 안 되겠다"

이렇게 순조롭게 일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소시오패스 팀장은 새로 보낼 타깃 팀원을 정했다. 바로 경력직으로 들어온 팀원이었다. 팀장은 해당 직무랑 어울리지 않는 경력직 팀원이라며 보내고 싶어 했다. 경력직 팀원도 소시오패스 팀장이 채용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또한 경력에서 꽤 성과가 있던 경력직 팀원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경력직 팀원을 직무와 맞지 않는다는 말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소시오패스 팀장이 잘하겠다 평가하며 뽑은 경력직 팀원이었기에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대체 왜 자꾸 보내고 다른 새로운 사람을 할까.


"내 말을 잘 듣는 애들로"

경력직 팀원과 신입사원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했던 사람들이다. 즉, 팀장 말에 고분고분 듣는 성격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자신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기 원한다. 자신의 지배력을 위협하는 다른 생각은 철저히 배제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바꿔 말잘 듣는 사람들만 팀원으로 채워지기를 원했다. 소시오패스 팀장은 그러면서 다른 부서에서 적응에 힘들어하는 팀원들을 노렸다. 자신이 회사를 위해 부적응 친구들을 받는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자신이 뽑고, 지켜줘야 할 팀원을 소시오패스 팀장은 가장 먼저 뒤통수를 쳤다.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소시오패스 팀장이 언제 뒤통수 칠지 모르는 생각에 휩싸였다. 그다음 팀장은 누구를 내보낼 것인가를 기다렸다.


E에필로그. 소시오패스 팀장에게 반격할 수 있을까

소시오패스 팀장은 전형적인 빌런이다. 팀장도 안다. 자신이 빌런이라는 것을. 그러나 팀장은 빌런을 잘못 생각하고 있다. 팀장은 자신을 회사에 필요한 잔소리꾼이라는 착한 빌런쯤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생각에 악역을 맡고 있고, 본성은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회사를 신나게 다닌다.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소시오패스 팀장의 생각과 다른 빌런이라 생각한다. 저 사람이 회사에 없는 게 도움이 된다. 이미 회사는 좋은 인재를 놓쳤고, 많은 비용과 희생이 들었다. 앞으로도 더 큰 손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량화되지 않고 있기에 임원진은 모르고, 알더라도 그냥 지나친다는 느낌이다.

에필로그에서도 지난 5무(無)(무례함, 무공감, 무능력, 무절차, 무책임)에서는 소시오패스 팀장에게 피해를 입고 느끼는 이야기가 주였다. 앞으로 다룰 5유(감정기복, 가스라이팅, 나르시시즘, 허세, 잘못된 신념)에서는 소시오패스 팀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소시오패스 팀장에 대한 생각, 대처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곁들일 예정이다. 소시오패스 팀장 그는 정말 회사에 쓸모없는 빌런일까, 필요악일까.


※ 해당 글은 사실에 기반하였으나 다양한 근무지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조합하여 각색 및 창작한 이야기로 특정인물과는 관계가 없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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