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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용 Jul 15. 2022

퇴사를 부검하라

직원들이 진짜 나가는 이유를 모르세요?

퇴사 또는 이직이 인기다. 안정적인 공무원도, 복리후생이 좋은 대기업퇴사가 열풍이다. 빈번한 퇴사로 채용은 365일 이루어진다. 채용 업무 비중이 늘자 대기업은 채용 전문 담당자를 다. 그리고 이직률을 줄이고, 좋은 인재를 지키기 위해 대기업은 파격적인 복리후생과 인센티브를 약속한다. 그럼에도 여러 이유로 퇴사는 발생한다. 고위급 시선에서 새로운 세대의 퇴사 이유는 이해 불가다. 그러다 보니 원인을 찾아도 헛다리를 짚는다. 퇴사 면담 시 듣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직무가 안 맞는다 등 표면적인 이유를 그대로 믿는다.


속지 말자, 진짜 퇴사 이유는 따로 있다

표면적 이유를 원인으로 믿고 회사는 비전을 직원들에게 제시하고, 직무 순환을 실시한다. 또는 더 나은 복리후생을 제공하려 애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퇴사는 반복하여 발생한다. 고위직들은 자신들은 노력했다는 말로 방어 삼아 퇴사 책임을 젊은 세대에게 묻는다. 끈기가 없다,  회사가 좋은지 모른다 등 다양한 말로 책임을 전가한다. 하지만 떠나는 사람의 책임은 아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놓치는 것의 책임은 기업이다. 마음의 상처는 떠날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공했으며, 그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를 지불하지 못했다. 이러한 악순환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올바른 원인 분석이다. 조직이나 인사, 급여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성찰해야 한다. 그 성찰에서 진짜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퇴사자들의 Real Why를 추리하고, 부검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밝힌 그들의 퇴사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또한 퇴사의 진정한 이유를 말하기 기피한다. 남아있는 사람들이나 조직이 변화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즉, 그만큼 조직과 임직원에 대한 엄청난 불신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퇴사하는 마당에 큰 사고를 일으키고 떠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더욱 표면적으로 진정한 퇴사 이유를 말하지 않기에 퇴사 부검이 꼭 필요하다.


퇴사 부검을 시작한다는 의미

시작이 반이듯 퇴사 부검을 시작하면 퇴사율 50%는 줄였다고 생각한다. 퇴사 부검이라는 것은 근로자 입장에서, 회사의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실 퇴사에 대해 자연스러운 문화이며, 받아들여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도 없이 수수방관하면 회사는 늙는다. 회사는 지속가능성이 퇴화하고 만다.

퇴사 부검을 시작한다는 것은 퇴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고민했을 것이다. 퇴사를 신경 쓴다는 것은 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노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매력 있는 기업이다. 개인적으로 파격적인 복리후생보다 기업 입사에서 더 봐야 할 것은 퇴사 부검을 실시하는 기업인지 여부다. 복리후생은 말 그대로 복리후생이자, 기업을 포장할 수 있는 도구다. 실제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누릴 수 있었던 할인 Benefit이 좋아 보였다. 그러나 실제 당사자가 되자 할인 혜택은 지출을 부추기는 동기부여만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내 퇴사 이유를 막을 벽은 되지 못했다. 오히려 연봉만 더 신경 쓸 뿐, 할인 혜택 같은 Benefit은 퇴사를 막는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다.


퇴사 부검 전 지켜야 할 원칙

부검 전에 꼭 지켜야 하는 것은 편견의 제거다. 새로운 세대는 40~50대처럼 회사에 목매달지 않는다. 가정이 있고, 아이를 책임져야 해도 이직은 선택할 수 있다. 더구나 승진에 대한 관심은 이전 세대보다는 적다. 젊은 직원들에게 질문하면 개인적 생각은 대동소이하다. 급여의 상승이 크지 않다면 꼭 승진은 안 해도 된다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내가 직장에서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다. 그리도 그 직급 상승에 따른 고통이 급여보다 크다. 또한 그 고통 대신 다른 데에서 내 삶을 유지하는 것이 가치 있다 판단한다. 더구나 우리는 급여만으로 집과 같은 자산을 오롯이 높이기 어렵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직장인의 급여 상승은 막으려는 노력하자는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더욱 직장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그러나 앞선 세대는 직장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회사에서 생존하겠다는 가치 추구가 강하다. 이렇듯 직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선은 다르다. 편견을 가지고 보면 오답을 부검의 진실된 결과로 호도하기 쉽다.


퇴사 부검의 방법

부검에도 외관 판단부터 하듯 퇴사 부검도 겉으로 드러난 이유부터 판단한다. 회사 비전, 이직한 회사의 급여 수준, 그가 속한 팀의 인간관계 등을 먼저 판단해본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드러난 증거와 함께 내적 이유를 종합 고려해본다. 그리고 내적 이유를 분석해 종합해본다. 인사담당자로 비공식적인 정보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퇴사자 위치에서 일한다면 어떤 생각이었는지 대입해본다. 무엇이 부담이 되었고, 부족했는 가 내가 그 직무에서 일한다는 마음으로 느껴본다. 퇴사자는 이미 퇴사 이유를 말했다. 퇴사의 증거이자 회사의 개선점을 말했. 청자가 단지 내가 아니었을 수 있다. 퇴사자들과 교류가 있던 나이가 비슷한 세대나 마음 터놓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에게 탐색해본다. 바로 퇴사한 이유를 묻기보다는 주변인들이 느끼고 있는 회사의 문제점, 개인 고민부터 접근해야 한다. 그들은 어려움, 문제점들을 공감하고, 같이 겪고 있기에 동료에게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정보를 종합해 퇴사를 부검한다. 부검의 결과는 쌓이고, 퇴사자들의 프로파일링이 된다.


부검 후 지켜야 할 원칙

퇴사 부검 후 결과를 보고한다면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보고한다. 그리고 직접적인 비판도 수용할 수 있는 대표와 중간급 마음의 그릇이 커야 한다. 큰 사고를 만들기 싫어, 일이 늘어날 것 같아, 윗사람들이 싫어할 것 같아 보고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이미 기업은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다. 퇴사 부검 후 드러난 사실들에 대해 담당자는 명확하게 보고하고, 대표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혁신을 바라봐야 한다.

기업을 다니며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렇게 상처를 받고 돌아갔음에도 일부 사람들은 퇴사의 책임을 퇴사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이 믿고 싶은 가치이며, 주변인들을 가스 라이팅 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임에 대한 회피다. 이런 사람들만 남아 조직을 이끌어가면 그 조직은 몇 년 내 망한다. 진정한 귀를 열고 퇴사 부검을 실시하자. 그것이 내 조직, 미래를 위한 생존의 열쇠이자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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