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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09학번 신혼부부의 대출

지금 대출은 독일까

by 임용

부동산 매입을 위해 대출은 필연적이다. 이성은 대출을 받아들이지만 감성적으로는 부담이 됐다. 빚이라는 존재감, 신청 시 요구하는 서류도 부담스럽다. 더구나 금리는 오를 대로 오르고 있다. 이러한 사항을 감수하고도 주택 청약을 넣었다. 지금이 적기 또는 막차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부동산에서 대출은 필연적이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경력 10년도 안된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다보니 자수성가로 수억이 내 수중에 있기 어렵다. 그래서 청약 신청 때나 당첨 후에도 고민은 대출과 이자였다. 특히, 나는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이다. 대출도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느낌이 들어 더욱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내 집을 위해서는 대출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계약금부터 문제였다. 미래를 위해 아내와 저축했던 돈들을 이리저리 끌어모았다. 다행히 만기가 다가온 상품들도 꽤 있었던 시점이었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거나 주식을 제외하고 모아보니 계약금이 살짝 모자랐다. 딱 눈감고 손해 봐서 처분하면 얼추 맞출 수는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선택시 원금 손해라는 사실에 꺼려졌다. 또한 앞으로 당장 현금이 필요한 순간들이 예측됐다. 선뜻 현금을 모두 계약금으로 묶어두는 것도 리스크가 컸다. 그래서 모자란 금액만큼 일부는 대출받기로 결정했다. 금리가 높은 점이 부담됐지만 불가피했다.


왜 지금 이시점에 높은 금리를 각오하고, 청약을 넣었을까

청약 당첨 후 사람들의 축하에 기뻤지만 내심 한편으로는 조금 불안했다. 계속 치솟는 금리 때문이었다. 그러나 청약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주거 안정성을 우리 부부는 선택했고, 이자를 감수할 의지도 있었다. 더구나 우리는 갭 투자나 코인 투자도 하지 않았다. 모아놓은 돈으로 저축과 주식 투자만 했다. 첫 대출이었고, 금리가 높은 지금 시기만 잘 버티면 된다 판단했다.

그리고 계속 오르는 신축 아파트 금액이 부담됐다. 현재 아파트 신축 시장은 불확실하게 바뀌었다. 금리와 평당 건축 가격도 올랐다. 평당 건축 가격을 결정하는 건축자재와 인건비가 계속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홍은 13구역 일반분양 가격은 전용 59 기준 평당 2,910만 원으로 결정됐다. 2019년 홍은동 인근 홍은 포레스트가 59 기준 2,216만원이었던 것 대비 31.3%가 올랐다. 더구나 13구역은 지하철역에서 약 1.7km 떨어져 있다. 교통편이 매우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분양 가격은 꽤 높은 가격편이라 느껴진다. 뉴스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말한다. 그러나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6월 상한제 개선 이후 평당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부동산에서 말하는 소위 오늘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돈맥 경화가 우려에 따른 신축 공급 축소

둔촌주공이나 레고랜드 사태로 현금 흐름이 어려울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위기설이 돌기까지하여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 기업대출도 더 까다로워지고 어려워졌다. 현금 확보가 어렵자 내년도 투자가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건설회사 입장에서도 내년도 분양은 축소 또는 연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이든 신규든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그래서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건설사는 분양을 미룰 수밖에 없다.

최근 경기도 인덕원 메이저 건설사 주택 청약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롯데건설은 둔촌주공 사태 자금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했다. 또한 한영건설은 지방의 미분양 사태로 위험하다는 이야기까지 돈다. 이러한 추세를 보면 신규 공급은 당분간 축소다. 그 이후도 장담하기 어렵다. 내년을 넘겨야 상황이 개선될지 지켜봐야한다. 당분간 좋은 청약은 희귀하고 경쟁률이 높아진다. 진정 똘똘한 1채를 갖기 위한 싸움이 더 심화될 것이다.

청약당첨된 지난 7월,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될 것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그날은 있었다. 금리가 계속 인상됐고, 둔촌주공 갈등은 지속됐다. 대체적으로 건설업은 부채비율이 높은 업종이다. 더구나 건설에서도 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주택사업이다. 그러다보니 더늦기전 청약이 되는 것이 좋겠다는 확신은 있었다.


대출도 능력이라 부른다

결국 나는 대출을 받고, 확신했다. 대출을 받는 것도 이용하는 것도 능력이다. 대출을 받을 것이라면 제대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7월 나는 6%로 마이너스 대출을 실행했다. 그리고 중도금 대출은 약 4% 후반대로 실행됐다. 시중 금리는 정기예금이 5%, 대출은 7~8% 수준이다. 또한 시중에서 중도금 대출을 제한한 은행도 생겼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늦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대출은 나 하기 달려있다. 마약성 진통제처럼 대출도 이용만 잘하면 득이 된다. 대신 내 소득에서 과도한 대출은 아닌지, 이자부담이 너무 큰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적절한 비율은 내가 가진 자산의 50% 이상 대출이 필요한가의 여부다. 50%를 넘는 다면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 금리가 1%~3%가량 인상됐을 때까지 감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때 대출이 실행되어야한다. 물론 최악을 가정하고,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풀대출이라면, 자신의 자산보다 너무 큰 투자라면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리스크까지 감당하는 것이 능력이다. 진정한 대출 능력은 대출을 받는 것도 있지만 이자상환에 대한 예측과 감수도 포함된다.


부동산 대출도 작게 시작해서 순리대로

부동산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무엇이든 작은 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가진 자산보다 너무나 큰 부동산을 투자하면 뒤에 가서 탈이 난다. 1년전만해도 꼬마빌딩 투자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할까. 꼬마빌딩의 임대 수익률은 자산 대비 보통 3%대다. 대부분 낮은 월세수익보다 빌딩주는 시세차익을 선호한다. 그러나 빌딩은 더 시장이 작다. 그래서 시세차익도 어려운 시장이다. 이러한 부동산 현실을 알게되자 허탈했다. 결국 빌딩주가 되어 벼락부자가 되는 삶은 어렵다. 결국 답은 차근차근 자산을 의미 있게 불려 나가는 것이다. 적절한 대출을 활용하여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인 자산의 확장이 답인 것이다.

내 대출은 다른 누군가봤을 때 소액이다. 이 작은 소액 대출로부터 여러 시행착오도 겪어보며 이용할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큰 대출로 인생을 올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내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맞는 형태는 순리대로다. 한 단계, 한 단계 절차를 밟아나가며 대출과 자산을 점차 늘리는 투자가 내게는 맞다. 젊은 세대라고 하여 모두 코인과 주식에 올인하지 않는다. 이를 위한 대출도 마찬가지다. 인생에 한방은 없다고 믿는 사람도 많고,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성실한 내 또래도 많다. 그렇게 나는 오늘을 성실히 살며 경제적 자유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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