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혼자보다는 낫다.
한국에 돌아온 지 딱 일주일이 지났다. 돌아오기 전 2주 동안 정리하지 못한 영수증을 꺼내 수첩에 붙이다보니 다시 새록새록 그 때가 떠오른다. 오늘 밤엔 꼭 뭐라도 적어두고 자야지 하는 생각에 브런치를 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좋은게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집에 혼자있지 않아도 되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눈을 뜨면 부산스럽게 하루를 준비하는 가족들이 있어서 더 이상은 숨막히는 외로움에 갖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덕분에 감당해야할 어려움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말이다.
함께 있기에 떠안게 되는 어려움은 싸울 일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싸움을 지켜봐야 할 일이 생긴다는 것. 오늘도 동생과 아빠가 다투는 현장에 끼어있었는데, 참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혼자였을 때 혼자 감당해야할 외로움의 크기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싸운 당사자들이 들으면 어이가 없겠지만.)
이제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데서 느껴지는 평온함 때문일까. 돌아온 일주일 간은 끊임없는 생각들에 나를 혹사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놓고 편안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경과가 좋다.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