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지 21-3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하는 옹알이 감상평

by 마이문


요즘 우주가 밀고 있는 개인기는 '엄마' 발음으로 내는 옹알이다. "엄마!" 하고 단어로 할 때도 있고 "엄맘맘맘마, 움맘맘맘마" 하는 옹알이 형태일 때도 있다. 매일 같이 잠자러 방에 들어가 누울 때마다 잠투정이 폭발하면 엄마 옹알이도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데, 오늘 불현듯 꼭 일지에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에 들어왔다.


아기의 성장이 보이는 순간은 모두 영상으로 남겨 저장해두고 싶다. 금방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그 귀여움을 어딘가에 꽁꽁 묶어두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아기의 지나간 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때의 그 일을 내가 겪지 않은 것 같은 생경함이 느껴진다. 사진 속 웃고 있는 아기를, 영상 속 움직이는 아기를 오늘 처음 본 것만 같다. 그 때의 내 마음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억을 위해 쓰는 수단으로서의 사진과 영상은 반쪽짜리구나. 온전히 기억하고 싶다면 내 마음을 글로 남겨야하는 구나. 그런 생각에 가 닿자 오늘 우주의 엄마 옹알이를 들으며 꼭 마음을 기록해야지 다짐했다.


우주가 나를 부르면 어떨까 가끔 상상했다. 인간은 날 때부터 상호작용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먹고 자고 움직이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존재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부터인가 우주가 객체로 여겨진다면 어떨까. 나를 인식하고 나를 불러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우주의 엄마 옹알이는 상상을 아주 조금 현실로 만들어주었다.


나를 알고 부르진 않는다. 그저 그런 발음을 배웠기 때문에 옹알이에 써먹을 뿐이다. 그런데도 듣고 있으면 행복이 마음에 가득 차오른다. 옹알이 하며 침대위를 뒹구르는 우주를 가만히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 귀엽고 행복한 소리를 매일 댓가 없이 듣고 있다니. 부모가 되어 가진 굉장한 특권이다. 한 생명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


몇줄 안되는 감상평이지만 충분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우주에게 들려줄 수 있기만 하면 된다. 우주야. 너 참 귀여웠어. 의미 없는 옹알이를 들으면서도 엄마는 많이 기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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