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19일
선우 취침 11:30
선우 기상 8:30
우주 기상 8:20
우주 취침 11:20
아, 정말 정말 피곤한 날이었다. 늦잠으로 시작해서 우주가 낮잠을 미루고 미뤄 4시 45분이 될 때까지 집안 구석구석 손 쓸 수 없이 난장판이 되어가는 걸 지켜보며 버티고 또 버텼다. 그래도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쓰며 여러 번 우주와 눈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아예 오늘은 낮잠을 안 자려는 줄 알았는데 본인이 참고 참다가 안 되겠는지 침대로 달려갔다. 너무 졸리면 자기도 자고 싶겠지. 너무 졸린 환경을 만들어줘야 잠이 수월해지려나 잠시 생각했다.
여전히 아침 늦잠에서 못 벗어났다. 그러고도 너무 피곤해서 오전 내내 병든 닭이다. 이대로는 안되는데. 우주보다 일찍 일어나기로 결심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 육아의 질이 한참 떨어진다. 외출도 타협하게 되고 스케줄 정리가 안되니까 하루 종일 정신이 없다. 우주에게 집중하는 것도 한참 노력이 필요하다. 내일부터 다시 정신 차려보자. 제발.
올해 들어서 여러 가지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글은 브런치에 쓰고 있었고 사진은 인스타에 올리고 있었는데 둘 다 활용도가 맘에 썩 들지 않았다. 작고 가볍고 재밌는 프로젝트들을 많이 만들어보기로 결심한 후에 블로그가 떠올라서 기록의 가장 중심이 되는 축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작년 연말을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어젯밤 일기를 다 쓰고 난 후에 브런치에 남긴 프로젝트 글을 블로그에 옮기려고 들어갔는데, 브런치 알림이 내 발목을 잡았다. 무슨 자동 알림을 그렇게 구구절절 마음 쓰이게 만들었는지. 그걸 보고 한참 고민하다가 결심했다. 그냥 블로그랑 브런치 둘 다 쓰자. 그래도 브런치랑 함께한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정들었나 보다.
브런치는 왠지 글을 엄청 잘 써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었다. 글을 쓰러, 글을 읽으러 들어오는 곳이니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내가 너무 장난 같은 수준의 글을 쓰고 있지는 않나 싶었다. 그래서 좀 가벼워도 괜찮은 블로그로 옮겨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젯밤 브런치를 계속 쓸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잘 쓰지 못하면 어떤가.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인데. 사실 하고 싶은 많은 것들 중 하나를 고르라면 글을 쓰고 싶다. 꾸준히 쓰다 보면 읽기에 괜찮은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나에게도 오지 않을까?
주말은 좀 잘 보내보자. 잘이란 어떤 걸까. 일단 서재를 깔끔히 정리하기로 하고 성공적이었던 이번 주 홈키파 식단표 문서를 또다시 작성해보자. 우주랑 외출도 하고, 맛있는 밥도 만들어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