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앞에서

연약한 생명의 위대한 능력

by 꽃노래


떠먹여주는 이유식을 아기새처럼 넙죽넙죽 받아먹는 15개월난 아이를 보면서,

작은 생명이 얼마나 연약한가 생각한다.


저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조금이라도 사람이 먹지 못할 것을 담는다거나,

어린단풍잎보다 작은 저 손가락을 면봉하나 부러뜨리는 정도의 힘으로 꺾는다거나,

새근 잠든 아기의 얼굴에 조금이라도 공기가 덜 통하는 물건이 덮이기라도 한다거나,

50센티 남짓한 목욕통에 뉘어놓고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기라도 한다면,

저 연약한 존재는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


그래서 저 약한 생명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부모를 믿고 의지한다.

눈앞에 가져다 주는 것은 모두다 작은 생명을 위한 것이라는 강력한 확신.

그리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명 스스로가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바로 이 절대적 신뢰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까.


티스푼에 담은 밥 한술 입에 들어가면 그것이 기꺼워 온가족이 둘러 앉아 박수를 친다.

오물오물 씹는 저 작은 입모양은 오로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아이가 이유식을 잘 먹을 땐 온 집안이 환해진다.


어찌 이 연약한 생명이 이렇게도 강력한 힘을 지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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