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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Oct 24. 2021

〈Day4 두 까마귀〉

Draw Something

::Day4::

 두 까마귀


'지금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한다면,
입던 옷 그대로 걸치고 시작해 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할 일'이나 '되어야 할 사람'이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아니다.'

- 『월든』



+ Draw Something 〈Day4 두 까마귀〉


20190408

오늘은 까마귀를 그려 보려고 합니다. 사실 까마귀는 이름에 '마귀'라는 단어가 들어가서인지, 아니면 어른들이 '흉조'라고 해서인지, 그도 아니면 '시체'에 모여든다는 이유 때문인지, 어린 시절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새입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추정이지만, 까마귀는 ‘마귀’라는 단어와는 상관없이, ‘까맣다’와 대상을 지칭하는 ‘이’가 합쳐진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까마귀에게 관심이 생긴 것은 어느 날 인터넷에 올라온 소위 ‘움짤(움직이는 잘림 방지용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한 누리꾼이 까마귀의 지능이 높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면서 사진을 함께 올렸었는데, 거기에 포함되어 있던 사진(움직이는 gif 파일 사진) 속의 까마귀들을 보고선 많이 놀랐습니다. 도구를 사용해서 ‘놀이’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눈 위에서 미끄럼을 타는 것 정도는 예삿일 같았죠. 그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없었던 까마귀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훗날,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인 ‘리즈벳 츠베리거’의 삽화가 들어간 ‘오즈의 마법사’를 읽다가, 문득 까마귀의 생김새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 이유로 까마귀의 사진이나 그림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여러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까마귀의 여러 가지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입니다만, 까마귀를 다룬 그 작품들에서 고뇌와 고독, 노동자, 제임스 딘, 도시 한쪽의 작은 노동자의 방, 그리고 어쩌면 그가 썼을 시, 오해와 아량, 거침, 개구쟁이, 푸름과 아름다움 등등의 풍부하게 떠오르는 여러 가지 감상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까마귀의 깃털이 그저 검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말이죠.

그렇게 받았던 감상과 어울리는 그림들을 언젠가 그려 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런 감상 중에 하나를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작은 목표가 있었습니다. 우선 다소 거친 필체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움직임과 멈춤이 동시에 느껴지는 장면을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에 적절한 사진을 찾아보다가, 이 두 마리의 까마귀의 모습에서 시선이 멈췄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한 시간 동안 노력을 해 본 결과물이 위의 그림입니다. :) 

아참,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인데요, ‘까마귀의 깃털이 단지 까맣지만은 않다’는 사실 또한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자세히 그리고 오래 바라본다면 알 수 있다고 말이죠.   


여기까지입니다. 자신의 길을 시작하는 모두의 발걸음 속에서, 그러니까 아직 빛이 닿지 않아 검게만 보이는 그 시간 속에서, 마침내 다양한 색의 꿈들이 밝은 빛 아래에서 드러나고 또 피어오르길 바라봅니다. 저에게도 응원을 보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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