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차 1부 긴자-오모테산도-메이지신사 -하라주쿠- 빈티지스트리트
2일 차는 9시에 30년 지기 일본 친구 토모코를 호텔에서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997년 토모코와 마드리드에서 처음 만났다. 둘 다 미혼이었던 우리,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인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5년 만에 다시 만난 토모코는 얼굴에 주름이 늘은 것 빼곤 큰 차이가 없었다. 몸무게에 꽤나 변화가 있는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때 배운 스페인어를 자산 삼아, 은퇴 후 지금은 도쿄의 스페인어 가이드로 바삐 일하고 있었다. 나보다 다섯 살이 많은 그녀가 가방을 두세 개 짊어지고 , 잰걸음으로 앞서가는 모습을 보니, 마이리얼 트립에서 패키지여행으로 편하게 남은 일정을 보내려 했던 나를 또 한 번 성찰하게 하였다.
그녀는 도쿄가 처음인 나를 이끌고 호텔에서 가까운 도쿄역 근처를 보여주고, 커피를 사주고 이어 교바시, 신바시를 지나 긴자역까지 도보로 가벼운 안내를 해주었다. 꼭 가봐야 할 상점과 일본의 핫스폿을 섞어 브리핑해 주었다. (이날 저녁, 나는 같은 시기 친구와 도쿄 여행 중인 아들과 긴자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천재 시인 이상의 마지막 유언인 멜론으로 유명한 센비키야(이전 글 참조)와 일본 브랜드 폴라의 첨단매장, 일본 최고의 단팥빵 기무라야, 이토야 문구점 등 그녀의 설명으로 도쿄, 특히 그 중심인 긴자의 윤곽을 볼 수 있었다.
다음날 토모코가 가이드할 중남미 패키지 관광객들의 점심장소인 메이지 신사 안 레스토랑을 확인하기 위해 , 함께 도쿄 긴자 선 지하철을 타고 오모테산도로 이동하기로 했다. 토모코는 우선 긴자역에서 도쿄 지하철을 3일간 이용하는 도쿄 패스를 사게 도와주었는데, 위 사진과 같은 박스에 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현금으로 사야 한다. 인당 1500엔, 사흘 자유자재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JR, KK, 유리카모메 등은 제외).
이 72시간 패스가 나의 도쿄 도보여행의 시발점이다. 하나라도 더 보게, 그래서 더 걷게 만드는 본전의 힘.
오모테산도는 오래된 빌딩을 한동 남기고 안도 타다오가 지은 오모테산도 힐 상가부터, 옥상의 나무정원이 인상적인 디오르빌딩. 로데오 거리를 연상하게 하는 명품거리였고, 메이지신사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따라가니 볼거리가 가득했다. 가장 오래된 헬로키티를 만든 완구 브랜드 키디키디 스토어는 토모코가 어릴 때부터 있었다 하니 원조인 듯. 키디키디 옆골목 캣 스트리트는 빈티지가 유명하다고 하고. 토모코가 아니면 지나쳤을 곳이다.
오모테산도 힐은 한때 푹 빠졌던 '꽃보다 남자' 일본만화책에서 츠카사와 츠쿠시, 둘이 처음 데이트 하던 곳이라 기념촬영.
디올 빌딩 지하에는 일본에서 핫하다는 젊은 목욕탕과 라운지도 있다고 한다. 언더아머 운동화를 빌려주니, 달리고 와서 목욕탕에서 씻고 라운지에서 쉬면 좋겠다. 다음엔 해봐야지.
도넛 가게에는 외국인 줄이 길었다.
이윽고 도착한 메이지 신사. 삼나무 길이 고즈녁하고 안쪽에 박물관과 식당 카페도 있다
천황에게 바치는 사케와 프랑스와인이 전시된 공간도 인상적이다.
메이지신사 정문 옆 카페에서 토모코와 맥주와 케이크를 먹었다. 디저트 왕국 일본에서 밤 몽블랑은 꼭 맛보길 추천. 그녀는 바쁜 일정으로 떠나면서, 내가 한국에서 예약해 온 시부야스카이로 걸어가는 길을 꼼꼼히 알려주고 굿바이 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메이지신사 바로 옆 하라주쿠역 앞에서 메인인 타케시타 스트리트로 내려가니. 골목 안이 달콤한 크레페 냄새로 가득하다. 몽블랑과 딸기 케이크를 이미 먹은 관계로 사 먹진 못했지만.. 헬로키티 스토어에선 핑크 공주들이 많았고, 피그 카페는 아기 돼지들과 함께 노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라주쿠는 마치 홍대 앞과 같은 바이브가 넘쳐 바로 옆 블록 오모테산도의 호화로운 단정함과 대비되었다.
시부야 스카이로 가는 길 들른 캣 스트리트에서 빈티지 스토어를 구경했다. 압구정 같은 느낌이 물씬. 빈티지엔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큰 사이즈의 괜찮은 옷을 입어보니 사고 싶은 욕망이 일렁였다. 저 하록선장 코트 같은 옷도 사고 싶었으나 밤무대 나갈거냐며 말리는 바람에. 얌전한 영국산 빨간 체크무늬의 떡볶이 단추 코트로 마무리. 택스리펀이 되지 않아서 속상하다. 빈티지가격은 꽤 높다. 그래도 전처리를 해서인지 옷 상태는 나쁘지 않은 편. 당근에서 5만원에 살 체크코트를 28천엔 주고 사다니..이게 여행의 묘미인가?!
이렇게 아침 9시부터 이어진 도쿄역 (서울역 비슷한 건물) - 교바시 - 긴자 -(지하철)- 오모테산도 - 메이지신사 - 하라주쿠 - 캣스트리트로 여섯 시간을 걷고 예약해 온 시부야 스카이로 향한다. 벌써 1만 5천보 걸었다.
여행오기전 시부야스카이는 꼭 미리 klook 앱에서 예약하고 가야한다해서, 오후 3시반으로 예약해둔 터라 일단 시부야 스크램블과 시부야스카이로 걸어야 한다. 빈티지샵과 오니츠카 타이거 플래그십 매장에서 산 쇼핑백을 들고 터덜터덜.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