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있네~
이 말이 왜 저런 어감을 가지게 되었을까. 노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데!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화요일 아침에 논문 교정을 보내 놓고 목요일인 오늘까지 나는 수업과 해야 할 일들만 하고 최선을 다해 놀고 있다.
그동안 키워온 병을 돌보러 병원에 가고, 주연이가 끓여준 전복죽을 먹으며 수다 떨고, 가보고 싶었던 카페도 가고 그림도 그리고 전시도 가고 멍도 때렸다. 이번 주말부터 12월 초까진 초초 바쁨이 예상되기에 정말 열심히 놀고 있네를 수행해야 한다. 놀고 있네 일정은 이제 내일 하루 남았다. 내일 수업하고 또 어떻게 놀 건지 오늘 저녁에 정해야 한다. 어영부영 금요일을 보내면 안 된다!
출퇴근도 하고 산책도 의무처럼 해왔는데 나는 요즘에서야 언제 은행나무잎이 저렇게 샛노래졌지 하고 놀랬다. 난 할 일에 집중하기 위해 단정하게 생활하려고 한 것뿐인데 그동안 눈도 닫고 귀도 닫고 있었나 보다. 친구가 이런 나를 보고 인간답게 살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요즘을 보낼까 궁금해진다. 뭘 해 먹고 사는지, 요즘의 낙은 무엇인지, 뭐가 힘든지 각자의 크고 작은 어려움과 기쁨들을 들어보고 싶다. 아마도 나의 힘듦과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사람을 만나야 하나.